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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환경포럼·환경일보 공동세미나에 3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먹는샘물 VS 수돗물…올바른 선택은

 

【서울=환경일보】한국의 수돗물을 상품화 해 프랑스 에펠탑에서 판매를 할 경우 불티나게 팔릴 것이라는 제안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지난 2004년 서울시에서 의뢰해 실시한 세계수질기준에서 이미 깨끗하다는 결과가 나온 상태다. 따라서 충분한 마케팅과 저비용 수출을 통해 판매를 한다면 동양에서 온 깨끗한 수돗물이 유럽인에게 최고 인기를 끌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시에서 내놓은 ‘아리수’만 하더라도 세계 유명 브랜드인 ‘에비앙’이나 ‘볼빅’과 비교해 전혀 손색없다고 입증됐고, 가격 경쟁력 면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는 것을 볼 때 결코 실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특히 에비앙에는 ‘비소(뱀의 독에서 발견되는 물질로서 농약이나 의약의 원료로 쓰이는 독성물질)’가 다량 함유돼 있다는 성분 조사 결과가 나왔고, 국내의 수돗물 판매가 이런 세계 유명 생수의 아성을 무너뜨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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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대 박재광 교수
미국 위스콘신대 박재광 교수는 5월27일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실에서 (사)부국환경포럼과 본지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시중에 판매중인 먹는샘물보다 수돗물 이용이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설명 부분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먹는샘물이 수돗물과 비교했을 때 수질이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수돗물에 비해 100배가 넘는 환경피해를 유발하며 제조 과정에 있어 2000배에 가까운 에너지 소모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박 교수는 ‘해외사례로 본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안에 대한 자신의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수돗물 애용 “온실가스 줄일 수 있어”

 

박 교수는 미국에서 시중 유통 중인 먹는샘물 25~40%가 수돗물로 생산되고 있으며, 코카콜라와 펩시는 수돗물로 제조된다는 것을 언급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수돗물이 안전함에도 불구하고 마시면 안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상대적으로 먹는샘물 구매율이 높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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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광 교수의 특별강연이 진행되는 모습
먹는샘물 구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5000억원, 수돗물 불신으로 인한 정수기 판매 1조4000억원, 수돗물 누수로 인한 손실이 5000억원, 불소를 주입하지 않음으로 발생하는 구강질환 1조원 손실 등 연간 3조4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따르고 있음을 주장했다.

 

또한 먹는샘물 페트병 생산으로 인해 250만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1ℓ 생산에 3ℓ의 물이 소비된다는 결과 자료(2009년 3월 Pacific Institute)를 소개하며 미국 시장협의회, 런던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장소에서는 먹는샘물 사용을 지양하는 정책이 시행중이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수돗물 마시기 홍보를 위해 지난 10여 년을 서울시와 함께 홍보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힘들었다”고 말하며 “수돗물 활용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제도 마련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돗물 근간인 강·하천 정비는 필수적

 

박 교수는 이 모든 것을 위해 수돗물의 근간인 국내 하천 및 강에 대한 엄격한 수질관리와 재정비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는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닌 커다란 경제적 부가가치와 수생태 보전, 깨끗한 수돗물 유지를 위한 방안이라고 역설했다.

 

공장부지 및 물류 비용 면에서 타 국가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출 방법은 4대강변에 토지 공개념 도입을 통해 임대단지를 조성하고 세계적인 제조업 단지를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예로 삼성자동차가 출범했을 당시, 공장부지 비용이 아파트 건설비용과 비슷했음을 언급하며 부지 선정에 있어 중국이나 후진국을 통해 건설했다면 세계 3대 자동차회사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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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해 한양대 교수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공장부지 건설에 따른 비용, 물류 비용, 폐수·폐기물 처리 비용 및 과잉 규제 등이 국내 기업체의 발목을 잡는 요소라 지적하며 이 모든 것들이 4대강 정비를 통해 해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변 일정 구간에 기업 유치를 위한 토지 무상 임대와 규제 완화를 시행한다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저비용 생산을 위해 해외에 나가 있던 기업들을 불러들일 수 있고 세계 유수 기업까지 유치 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연스레 물류 비용을 줄이고 폐기물 처리가 한결 쉬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한 국내 수많은 학자들의 반대 논리는 합당한 것이 없다”고 단정하며 “반대를 위한 반대는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신성장 동력,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 등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의 소모적 논쟁 그만둬야

 

일각에서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완벽한 정책이 마련되지 않고, 멀쩡한 강을 공사판으로 만들어 막대한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4대강 정비가 과연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다”라며 “가능성이 없으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녹색성장이란 개념이 생소하다보니 국민들의 이해가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왜곡시키며 과도하게 나쁘게만 몰아세우는 것이 안타깝고 이렇다고 물러선다면 다른 어떠한 정책도 하지 못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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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환경포럼 박승환 대표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지난달에 이미 마련돼 본격적 사업이 시행되고 있고 세계 언론매체를 통해 한국의 녹색뉴딜이 많은 관심과 함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반대 여론은 의도적인 왜곡일 뿐이며 박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이 논리적이라는 의견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부국환경포럼(대표 박승환·박석순)은 환경운동단체로서 지난 2월13일 창립총회 및 세미나를 개최해 ‘부강한 나라가 환경을 지킨다’는 슬로건을내걸고 출범했다. 박승환 대표는 “세미나를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소통의 장이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종수 기자 jepoo@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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