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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일보】중소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한 ‘기후변화 전략프로그램펀드(SPF) 사업설명회’가 5월27일 중소기업중앙회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설명회는 중소기업에 대한 기후변화 교육과 탄소성적표지 인증 지원 등에 관한 기후변화 전략프로그램펀드(SPF) 사업을 알리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사업설명회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 박광칠 사무관은 ‘한국 기후변화 정책방향’을 주제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에 대한 강연에서 “환경·에너지문제에 대한 대응이 미래 국가경쟁력을 결정할 중대한 문제”임을 강조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파괴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비유하며 탄소저감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박 사무관은 “녹색성장은 피해갈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기업들이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국 이상헌 사무관은 “우리나라는 녹색성장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녹색성장의 성과를 조기에 확산 가능하다”라는 예상과 함께 “저탄소 산업체제로의 개편 역할을 중소기업에서 담당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여타 중소기업과 비교했을 때 녹색성장 관련 중소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세가 양호하고, 전망도 낙관적”이라는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향후에도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무관은 이어 “실례로 1962년 창업 이후 45년간 백열전구만을 생산하던 (주)일광이 2013년 백열전구의 퇴출로 위기에 처하자, 차세대 조명기구 업체로 전환을 추진해 2009년 해당제품 매출이 20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라며 녹색성장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부, 구체적인 청사진 제시해야

 

토니 클렘슨2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영국 대사관의 토니 클렘슨(Tony Clemson)씨는 “영국에서는 기후변화 법안 마련에 있어, 1990년 대비 CO₂배출량을 2020년까지 34%를 줄이는 것으로 시작으로 2050년까지 80% 저감하는 장기적 계획을 수립 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개별위원회가 제정했으며 영국의 기업 단체장(한국의 전경련과 같은)이 대표가 되어 기업의 감축목표를 제시했다”며 영국 기업들의 자발적 감축 사례를 들었다.

 

특히 이처럼 기업의 자발적인 CO₂ 감축 계획 수립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영국의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미치는 기업들의 역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정부가 기업들에게 ‘산업구조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국산업환경기술원의 조규수 탄소경영팀장은 탄소성적표지의 의미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소비자 조사 결과 저탄소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가의 제품이라도 마일리지나 포인트 제도 등을 도입한다면 소비자 선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정부와 환경부가 50:50으로 참여한 매칭펀드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탄소경영팀의 김익 선임연구원은 2003년에 설립된 영국 전략프로그램펀드(SPF)에 대해 “2003년 이래 기후변화 등 약 950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2006~2007년 회계연도에 1억 2천 8백만 파운드의 비용을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도 SPF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히며 “기후변화 부문에 대한 지원은 세계 경제의 저탄소 고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정부와의 연계를 통한 이번 사업에 대해 “총 사업비 8억 2490만원의 매칭펀드로 환경부와 영국정부가 50:50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현재 추진중인 탄소성적표지제도에 대해 “국제기준에 부합한 인증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는 상반기 중 영국 탄소라벨 운영기관(Carbon Trust)과 MOU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국제표준(ISO) 회의에 참석해 탄소라벨링 국제표준(2011년 3월 예정)에 국내 인증기준을 반영토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탄소라벨링 인증 취득을 위한 교육(40시간) 및 재정지원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 강화에 기여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중앙회 회원사 300개 업체에 대한 교육을 지원하고, 220개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지원하며, 인증제품 중  70개를 선별해 저탄소제품 인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종료 시점에서 중소기업지원자금 취득 기반을 마련해 지속적인 교육·지원 프로그램 제공과 함께 참가업체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보다 많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청중

 

이날 사업설명회에 참가한 중소기업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한 업체 대표는 “오늘 설명회가 짜임새 있게 구성돼 많은 도움이 됐다. 매스컴에서 듣던 추상적인 지식이 오늘 사업설명회를 통해 확실해졌다”고 평가한 뒤 인증기업에 대한 혜택에 대해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보다 구체적이었으면 좋겠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기관에 납품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물품구입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고,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는 포장재 업체의 대표는 “환경컨설팅 회사에 용역을 의뢰했을 때 천만원이 넘는 견적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번 인증과 관련한 5일간의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면 장기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김경태 기자 mi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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