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시간 없이 논스톱으로 한번에

 

유럽, 중동 비롯한 세계시장 겨냥

 

테스트 트랙.
▲PRT 테스트 트랙(자료제공:VECTUS)

【서울=환경일보】화석연료의 고갈과 CO₂ 배출로 인한 환경적 문제는 현재의 교통수단이 극복해야 할 어려운 과제다. 친환경적 교통수단의 장점을 대중교통수단에 도입해서 현재 교통시스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VECTUS의 Personal Rapid Transit(PRT) 시스템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Q. 벡터스의 회사소개를 부탁한다.

김우제 실장.
▲VECTUS의 김우제 실장

A.
 포스코에서 내부적으로 2004년까지 신사업개발실에서 R&D사업을 추진해오다가 2005년에 포스코 자회사들의 투자를 받아 벡텍스를 설립하고, 실제 400m 테스트 트랙에서 시험 가동을 마쳤다. 시험결과 PRT(Personal Rapid Transit) 기술에 대해 스웨덴 철도청 산하 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았다.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 가운데에서 인증을 받은 업체는 세계적으로도 우리가 처음이다. 기술개발은 어느 정도 완료 됐다고 보고 설치할 수 있는 후보지를 찾고 있다.

 

Q. 모노레일과 비슷해보이는데?

 

A. 모노레일과는 분명히 다르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PRT에는 ‘타임테이블’이 없이 승객의 소요가 있으면 바로 운행할 수 있는 소형운송수단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교통수단과 달리 대기시간 없이 스테이션에 들어서면 바로바로 차량이 도착한다. 거기에 목적지에 최대한 가까이 갈 수 있는데다 개인적인 공간을 제공 한다. 또한 경량구조라서 모노레일처럼 커브를 돌 때 크게 곡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작은 커브를 통해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점이 틀리다.

 

Q. PRT의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A. 환경적인 면에서 볼 때,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CO₂를 적게 배출한다는 장점이 있다. 대중교통수단이 환경적인 면에서 우수성을 가지려면 승용차 이용자를 흡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존의 교통수단으로는 한계가 있다. PRT는 300m, 500m마다 승강장을 설치하고, 수요가 많이 몰리는 곳에는 사전의 수요예측 조사를 통해 역사 간격을 좁히고 차량을 늘리면 충분히 승용차 이용객을 흡수할 수 있다고 본다.

 

Q. 택시와 비슷한 개념 아닌가?

 

A. 기본적으로 정류장마다 정차하는 것이 아니라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논스톱으로 가는 개념이라 택시와 비슷한 면이 있다. 실제로 작년에 매일경제에서 기사가 나갔더니 리플 중에 “택시기사들 밥그릇 뺏는거 아니냐?”라는 내용이 있었다. PRT시스템은 택시와 달리 도로확충의 한계와 교통정체, 환경오염 등의 문제에 대한 대안적인 성격의 미래교통수단이다. 실제로 녹색도시 측면에서 환경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순천만이 람사협약에 의해 4대 연안습지 가운데 하나로 포함 됐는데, 습지를 보호하면서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방안으로 PRT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차량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외부에 주차장을 만들고 내부적으로는 친환경적 교통수단인 PRT를 통해 이동하게 하는 것이다.

 

스테이션3.
▲ 기존도로망을 이용하지 않으면서 자전거와 연계가 가능하다.(자료제공:VECTUS)

교통혼잡지역에서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의 시간과 거리를 모두 따져서 평균을 내보면 15km 이상 나오기 힘들다. 지하철 역시 역사에 걸어가는 시간과 갈아타는 시간 등을 모두 합하면 25km 전후로 나온다. PRT는 이것을 40km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Q. 현재 PRT의 운영사례가 있는가?

 

A. 대안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아직 상용화 된 곳은 없다. 하지만 영국의 울트라시스템이 영국 ‘히드로 공항터미널 5’에 건설중에 있다. 또한 데이븐트리(Daventry)라는 도시에서 자제적으로 프리스터디를 통해서 교통수단을 결정했는데, 소규모 도시지만 관광측면을 특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PRT를 도입하려고 한다. 벡터스 역시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데이븐트리시와 협의 중에 있다.

 

또한 아부다드의 마쓰다르(Masdar) 지역이 ‘CO2 프리지역’으로 선포하고 자동차와 같이 매연을 내뿜는 교통수단의 진입을 막는 청정지역으로 만들려고 한다. 사막지역이다 보니 태양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이용한 PRT를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이게 완성되면 진정한 ‘녹색도시’가 탄생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PRT는 동탄이나 청라 같은 신도시에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설치·운영을 통해 검증 받는다면 이후 세계적인 수출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 내수시장보다는 주로 유럽과 중동쪽의 세계시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스테이션2.
▲PRT Station 조감도(자료제공:VECTUS)

Q. 경제성은 있는가?

 

A. 요금을 얼마를 받느냐에 따라서 경제성이 좌우되는 것이라 쉽게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기존의 교통수단과 비교했을 때, 시설 공사비나 운영비가 훨씬 적다. 경전철의 경우 km당 500억~600억 정도의 공사비용이 소요되는데 반해 PRT는 1/3 수준인 150억~200억 정도가 소요된다. 그것도 아직 사업초기라서 그렇지, 체계적인 공급체계가 갖춰지고 여러 가지 적용사례가 생기면 시설비는 더 내려갈 것이다. 운영비가 1/10 수준에 불과하면서도 운송능력도 부족하지 않다. 경전철이 시간당 5000~6500명의 운송능력을 가지는데, PRT 역시 시간당 4500명 정도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Q. 안전성은 어떤가?

 

A. 안전상의 문제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존의 도로를 이용한 교통수단보다 훨씬 안전하다. 10억명이 1km를 PRT를 이용해서 이동할 때, 사상자가 0.22명 수준으로 승용차에 비해 1/10도 안되는 수준이다. 레일위에서 이동하는 철도의 개념으로 본다면 도로보다 안전한 것은 당연하다.

 

차량내부 정경.
▲테스트 트랙 차량 내부(자료제공:VECTUS)

Q. PRT 사업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정부의 지원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세계시장을 보고 뛰어든 사업인데, 영국이나 유럽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해외진출 사업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예전에 해외국가의 사업수주를 위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는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뒤집어졌다. 알고보니 네덜란드의 공주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로비를 통해 미리 물밑작업을 해놓은 것이다.

 

규제에 관한 면에서도 기존의 지하철 역사처럼 큰 시설물로 규제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상당히 경량화 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버스정류장 정도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상당히 많은 역사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에 맞는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상당히 힘든 일이다. 여기에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해당 산업을 육성시키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외국의 경우 규제면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기가 수월하다.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지금 당장이라도 바로 설치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정부의 지원이 아쉽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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