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울=환경일보】김진호 기자 = 지구상에서 상어만큼 심한 오해를 받고 있는 생물도 드물다. 바다에 살고 있는 350여종의 상어 중에서 사람을 공격하는 종류는 39종뿐이지만 사람들은 사자나 호랑이, 표범과 같은 육상에 사는 포식자와는 달리 바다의 최고 포식자인 상어에게는 매우 적대적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상어의 공격으로 인한 해녀의 인명 피해가 보도돼 여름이면 ‘상어 주의보’가 내려지곤 한다. 그러나 상어는 무조건 위험하거나 죽여야 한다는 선입관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상어가 생존하는 데 가장 큰 위협은 인간들의 상어 지느러미 사냥이다. 중국요리인 ‘샥스핀’을 만들기 위해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상어 지느러미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전 세계 상어 지느러미 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홍콩의 경우, 한해에 염장된 상어 지느러미 4104톤과 삶은 지느러미 167톤이 수입되고 있다. 이를 상어 마리수로 환산하면 1년에 1천만마리 이상의 상어가 죽었다는 것을 뜻한다.


인간의 상어 사냥은 매우 잔인하다. 잡힌 상어는 갑판 위에서 지느러미만 잘리고 산채로 다시 바다에 버려진다. 지느러미가 잘린 채 버려진 상어들은 불구가 돼 헤엄치지 못하고 죽어간다. 상어는 연골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어류와는 달리 부레가 없다. 상어는 숨을 쉬기 위해 계속 헤엄쳐야 하는데, 지느러미가 잘리면 금방 질식해 죽게 된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상어의 표피를 연마재나 가죽으로 사용해 왔다. 상어고기는 식용으로도 쓰인다. 상어 기름은 예로부터 비타민A가 많아 간유구 등 의약품으로 사용됐다. 상어의 간유는 건강 보조식품, 연고, 화장품, 윤활유, 항암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상어는 매우 느리게 성장한다. 성체가 되는 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몸길이가 10m 정도인 돌묵상어는 생식을 할 수 있게 되는 데까지 30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생식방법은 물고기보다 포유류를 더 많이 닮았다. 알을 많이 낳는 일반적인 경골어류들과는 달리 상어는 매우 적은 수의 알을 낳는다. 전 세계적으로 상어의 어획량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남획으로 인해 어족 자원이 고갈돼 간다는 반증이다.

 

플랑크톤을 먹는 제일 큰 상어인 고래상어와 플랑크톤이나 작은 고기를 먹는 돌묵상어, 그리고 가장 무서운 포식자인 백상아리 등 3종이 멸종 위기종 목록에 등재됐으며, 이 밖에도 여러 상어 종들이 위험한 상태에 놓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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