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고현준 기자 = “환경에 관한 한 제주도는 핵폭탄입니다. 세계자연유산지역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습지로 지정이 돼 있고 앞으로 세계지질공원으로만 지정되면 전 세계에서 이들 4개 중요 환경지역 모두를 석권한 유일한 곳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제주도를 먹여 살릴 컨텐츠, 세계자연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

 

현원학1.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

지질학박사이며 환경운동가로, 생태연구.교육 자연해설사 등으로, 제주환경에 지대한 활동과 역할을 맡고 있는 제주생태교육연구소 현원학 소장은 제주환경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에 대해 “이렇게 유엔이 제주도에 부여한 제주환경에 대한 권리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행정이 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원학 소장으로부터 제주도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와 풀어야 할 과제들을 들어 봤다.

 

Q 제주환경문제의 시발점은 무엇이며 종착점은 어디라고 보십니까.

 

A “가장 중요한 것은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입니다. 최우선 해야 하는 부분이 식수입니다. 식수의 원천은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 동굴 등입니다. 이들 자연환경이 식수를 만들거나 저장되는 공간입니다. 적어도 제주에 사는 사람이나 제주도에 오시는 분들이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물이 만들어지거나 저장되는 곳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돼야 한다는 데에 출발점이 있습니다.

오직 제주도에만 있는 조간대나 오름 곶자왈 한라산은 반드시 보호돼야 합니다. 개발은 쓰레기매립장이나 불모지를 사람의 기술이나 노력을 통해 바꿔가는 것입니다. 개발이 순서없이 진행되다 보니까 난개발이 되는 것입니다. 제주자연을 활용한 제주도의 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이 종착점이 돼야 하겠지요”

 

Q 제주도에서 개발의 의미는.

 

A “우리만이 아니라 경관이나 동.식물 등이 사는 곳은 우리에게도 필요한 지역입니다. 또 후손들이 알아서 개발해야 할 지역도 남겨둬야 합니다. 우리가 필요한 곳을 제외한 그 외의 지역을 개발하자는 것입니다. 멋있는 자연경관이 살아야 개발이익도 얻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이익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묘산봉 개발이나 금악지역 개발은 특정집단만 이익을 보고 있는 사례입니다.

그곳을 이용하는 일부는 좋은 환경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지만 지하수 함양지대의 훼손 등 다수는 손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의 경우 천년만년 오염된 곳에 나무를 심고 친환경적으로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주도는 가장 아름다운 곳에 깃발을 꽂고 개발을 한다 안한다 라고 얘기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경제적으로 좋아지면 요구될 것은 환경이라는 사실입니다”

 

Q 환경에 배치되지 않는 합리적인 개발이 가능합니까.

 

A “절반의 성공사례가 있습니다. 영어교육도시 얘긴데요. 처음에 곶자왈에 들어 갈거냐 말거냐에 대한 논란이 많았습니다. 환경그룹과 개발그룹간 대립현장이었지요. 주민들과 개발업자들을 설득했습니다. 곶자왈 등 좋은 환경을 배경으로 해서 학교를 세우면 더 좋지 않으냐고 강조했습니다.

곶자왈 밖 임지나 농지에 학교를 세우면 곶자왈과 학교도 살고 주변 땅값은 오르니 일거양득이 아니냐고 말했지요. 결국 JDC에서 주변토지를 매입 학교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지요. 많은 다툼이 있었습니다만 지역주민과 환경이 시너지가 되면 개발도 하고 환경도 살리는 좋은 본보기로 삼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디자인만 잘하면 스페인의 가우디처럼 세계 명품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Q 제주도민이 가져야 할 환경에 대한 의식은.

 

A “교래리가 닭집으로 유명합니다. 사람들이 교래리로 가는 이유는 천혜의 환경 속에 자리한 자연속에서 음식을 먹고 싶어 가는 겁니다. 그런데 마을 주민들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까 개발이 돼야 하는 것으로 거꾸로 생각하는것 같아요. 자연속에서 먹고 싶어 가는 건데 그곳이 도시화 되면 시골까지 가려고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름도 마찬가지입니다.

곶자왈이든 오름이든 그 한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잠자리 유충은 물속에 살면서 모기의 유충을 잡아 먹습니다. 농약이 뿌려진 후 잠자리 유충은 다 죽고 모기유충만 살아서 사람을 공격합니다. 이처럼 환경은 모든 곳에 연결돼 있습니다”

 

Q 세계자연유산이나 생물권보전지역 등을 활용할 방법은.

 

A “가장 큰 컨셉은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희귀한 동·식물이 자라고 이를 잘 지키고 보전하는 사람이나 지역은 유엔에서 상표를 붙여 주겠다는 것입니다. 독일이나 스페인의 생물권보전 지역에서는 생물권보전지역 제품이라는 상표가 붙습니다. 가격도 상당히 높아지지요. 제주도에도 상품이 많습니다.

축산 당근 양파 삼다수 고등어 갈치에 퀄리티를 높이도록 해서 친환경 보증을 서 주면 농민들이 다 따라 올 겁니다. 이렇게 해서 경제적인 수입원이 늘어나고 이를 피부로 느끼게 되면 제주도가 세계 최고의 생태명품 아일랜드가 된다고 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은 무엇입니까.

 

A “제주도의 바람을 팔아먹는 풍이 현선달이 되고 싶습니다. 얼마전 서울에서 교사들이 와서 용눈이오름에 올랐는데 그날 유난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불어 왔습니다. 우리는 늘 맡는 공기이고 바람이지만 당시 편도선을 앓았던 사람이 다 나은 것 같다고 얘기하더라구요.

이렇듯 유형 무형의 환경이 제주도에 완벽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앞으로 제주도를 먹여 살릴 컨텐츠는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자연유산의 가치가 제주도에 골고루 흡수되도록 해 나갈 생각입니다”

 

Q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kohj007@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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