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일보】김원 기자 =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 글로벌 기업의 탄소경영 실태와 능력을 분석한 결과 우수 기업 50개사에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편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금융기관의 글로벌 이니셔티브이자,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단체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FTSE Global 500에 편입된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와 탄소경영 추진 현황을 분석, 평가해 지난 21일 뉴욕에서 공개한 ‘CDP 2009 Global 500 Report’를 통해 이같이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CDP 2009에 응답한 글로벌 기업은 82%(500개 중 409개)로 지난해 CDP 2008의 77%(500개 중 383개)보다 5% 증가했다. FTSE Global 500에 속한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포스코, 한전, SK텔레콤 등 총 4개사로, 이들 기업은 CDP에 모두 응답했다.

 

CDP는 응답기업 중 탄소정보공개 수준이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50개사를 골라 탄소정보공개리더십지수(CDLI : Carbon Disclosure Leadership Index)를 발표하는데,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100점 만점에 87점을 획득, 몬트리올 은행, 카니발, 리오틴토, 보잉과 더불어 공동 10위에 랭크됐다. 정보통신(IT) 업종 중 삼성전자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한 기업은 시스코시스템(88점, 공동5위)이 유일했다. 이 기업과의 점수 또한 1점 밖에 나지 않았다.

 

포스코는 68점, 한전은 49점, SK텔레콤은 54점을 각각 획득했다. CDP 2006에 CDLI 편입된 바 있고, CDP 2008에서 61점을 획득한 바 있는 포스코는 섹터(원자재·철강·화학업종) 평균인 62.6점을 상회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통신업종 평균점수인 55.8점을 약간 밑돌았고, 발전·수도·가스 업종을 포함하는 유틸리티 산업으로 분류된 한전은 업종 평균점수인 66.8점을 크게 하회했다.

 

CDP 보고서는 “자국의 규제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을지라도 기업이 기후변화 의제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삼성전자를 특별히 언급했다.

 

또 교토의정서상 의무감축국에 포함되지 않은 나라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한 기업으로 한국의 삼성전자를 필두로 브라질의 베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앵글로 플래티넘, 사솔, 대만의 타이완반도체 등 5개사를 언급했다. 보고서는 이들 기업의 높은 점수는 “규제적, 물리적, 상업적 환경보다는 기업의 자발적 노력에 의해 추동됐다”며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CDLI 1위는 95점을 얻은 제약회사 바이엘이, 2등은 94점을 획득한 화학업종인 바스프가 차지했다. 3등은 92점을 획득한 금융기관인 HSBC 홀딩스가 편입됐다. 10위 안에는 몬트리올 은행도 포함돼 있어 선진 금융기관은 제조업 못지 않게 기후변화 대응 수준이 높다는 걸 보여줬다.

 

직접배출(Scope 1)과 간접배출(Scope 2)의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는 83%로 지난해에 72%에 비해 의미있는 개선이 이뤄졌다. 이 중 CDP 2009에서 대표적인 30개 국가 중 영국,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 5개 국가가 공개된 총배출량의 70%를 차지했다. 이들 5개 나라는 응답에서도 70%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EU ETS(EU 배출권 거래시스템)에 포함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정보공개에서 20%, 성과에서도 25%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있으며, 이는 강제적인 법률의 효과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CDP 한국위원회는 ‘CDP 2009 Korea Report’ 발간 행사를 오는 10월28일 국민일보 빌딩에서 개최하고, 국내 100대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경영 수준을 밝힐 예정이다. CDP는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 각국의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과 탄소배출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설문형식으로 요청하는 전세계 금융·투자기관의 글로벌 프로젝트다.

 

올해는 지난 2월1일 기준으로 전세계 475개 금융·투자기관이 3700여개 전세계 주요 기업에 정보공개를 요청했고, 국내기업은 100개가 포함돼 있다. 수집된 정보는 매년 9월 말 보고서 형식으로 발표돼 전세계 금융투자기관의 투자지침서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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