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살리는 다자연형 하천 적용해야

간벌재 하천 식생방틀, 해양 영양 밸런스 유지

 

 

이동흡연구관.

▲ 국립산림과학원 환경소재공학과

이동흡 연구관

누구나 마음속에 어린 시절의 집 근처 작은 하천이나 수로에서 친구들과 같이 물고기를 잡고 뛰어놀던 소중한 기억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하천이 다른 곳보다 오랫동안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이기 때문에 놀이의 소재가 풍부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즉 생육하는 모든 생명을 감당하며 생명을 품고 소중한 안식처로 우리들의 마음과 함께 자연적으로 동화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하천이 콘크리트로 바뀌면서 또한 서식하는 생물도 외래종으로 변하고 있어서 마음의 고향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자연환경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하천조성 토목공사가 필요하다. 하천의 둔치는 생식하고 생육하는 모든 생명을 감당하며, 생명을 품고 소중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 또 개천은 수변 식물의 성장을 도와주고, 잉어나 붕어, 송사리에게 쾌적한 삶을 제공하는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하천은 자연이 풍족한 공간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므로 우리나라의 특징적인 생태계 형성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귀중한 수자원과 에너지의 공급원으로써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뒷받침해주고 각종 산업의 기반으로써 사회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시아몬순지역으로 태풍이나 장마 등에 의한 호우발생의 피해지역이다. 더욱이 최근 게릴라성 호우 등에 의한 집중호우는 하천의 범람을 초래하고, 수해나 토사재해로 우리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수해나 토사재해가 없는 안전한 국토를 만들기 위해 하천을 개수하고 댐을 건설하는 등의 하천정비가 필요했다. 치수의 관점에서 보면 상당한 효과가 있지만 그 대가로 하천의 자연환경이나 경관이 훼손되고 본래의 생물종이 사라지는 등 생태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하천을 자연에 가깝도록 복원하는 치수 및 이수(利水)를 위한 하천환경의 정비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대도시 하천변 둔치의 오픈스페이스를 공원, 레크리에이션, 스포츠 활동의 장소로 주민들의 귀중한 여가공간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배려해야 할 점이 너무나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부터 독일이나 스위스는 하천을 개수할 때 직선화하거나 콘크리트 호안으로 하는 것을 지양하고 다자연형 하천이 되도록 설계했다. 여기에는 환경을 배려하고 생물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다자연형 하천 만들기와 관련이 있다. 우선 기본적인 사항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하천 개수의 기본으로 현재 하천이 갖고 있는 본래의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환경을 그대로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치수 상의 안전을 확보할 목적으로 하천의 원래 모습을 훼손한다면 생태계에도 커다란 교란이 오기 때문이다. 둘째, 다양한 생식장소(habitat)의 보전이 될 수 있도록 소, 여울, 연못, 강가의 모래밭, 하천변의 숲 등의 다양한 하천의 형상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생물의 생육·생식환경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하천의 폭을 넓게 확보할 수 있는 곳에서는 될 수 있으면 넓은 공간을 확보해 여유가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셋째, 물길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보매기, 골막이 등의 횡단 공작물은 생물의 상·하류의 이동을 방해하므로 생태계 연속성을 차단한다. 가급적이면 구조물의 높이를 낮추고, 호안은 수리특성 등을 고려해 가급적 다양한 공극을 갖는 구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하천을 개수하면서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다양한 녹화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흔히 녹색으로 피복만 되면 자연회복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비교적 식생구축이 쉬운 외래종의 풀씨가 들어 있는 식생매트를 깔거나 본래의 하천에는 존재하지도 않은 식생으로 녹화하는 사례도 자주 접하고 있다. 이는 생물교란이 초래되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생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구조물이 목재나 자연석으로 만들어지고, 본래의 그 곳에 있던 흙으로 채워진 구조물이라면 별도의 부가적인 녹화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자연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자연회복력을 최대로 활용하는 공법을 적용하면 생물종의 교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하천 개수에는 자연 식생복원을 위해 우선 하천의 물리적 환경과 생물과의 관계를 연계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천환경의 실태파악을 위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하천공학 분야는 물론 생물학이나 생태학 분야가 서로 협력하면서 해결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과 생물의 공존이 가능한 환경복원의 방법으로 간벌재와 자연석을 이용한 하천 식생방틀이 일본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식생방틀의 내부는 자연석인 화강암 등으로 채워주면 화강암과 목재는 다양한 실리카(SiO2)를 부착하므로 물고기가 좋아하는 환경이 된다. 화강암과 목재 등이 있는 자연 하천에서는 규소 등의 영양분이 늘어나고, 규소를 늘리고 인 등의 유기물을 줄여주므로 해양의 영양 밸런스가 유지돼 풍성한 바다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에서 자연석간의 미생물에 의한 역간접산화법에 의해 수질정화를 기할 수 있으며, 구조물 사이의 공간은 물고기들의 어초와 어소로 이용될 수 있다. 이 공법은 간벌재를 일정한 높이가 되도록 2면 제재한 것을 현장에서 조립해 사용한다. 바닥은 돌이 빠지지 않을 정도의 간격으로 바닥틀재(2면 제재)와 수직으로 볼트너트로 체결한다. 이 때 바닥의 공간을 두는 이유는 수생 소동물의 이동통로를 주기 위함이다. 바닥틀재는 공장에서 가공 조립한 것을 사용하고, 현장에서는 반입된 바닥틀재 위에 격자로 2면 제재한 간벌재를 돌을 채울 높이만큼 쌓아 올리면 방틀이 완성된다.

 

한편 호안의 용도로 이용되는 것은 물에 잠기는 것과 공기 중에 노출되는 것이 양존하고, 안전성과 구조적인 안정성의 부담이 있으므로 사고예방을 위해 목재의 사용환경범주 H4 등급의 방부목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전술한 하상의 세굴방지를 위한 식생방틀과 연결을 해 조립하면 일체의 구조물로 안정성을 높여줄 수 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