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일보】김진호 기자 = OECD에서 2009년 12월 8일 발표한 ‘OECD Health at a Glance 2009’에 의하면 우리나라 자궁경부암 상대 생존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OECD는 보건의료 질 지표(Health Care Quality Indicators) 프로젝트를 통해 회원국의 보건의료의 성과에 관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비교ㆍ분석했고, 그 결과를 격년에 한 번씩 ‘Health at a Glance(이하 ‘HAG’)’에 공표해 왔다.

 

 이번 국가간 성과비교를 위해 제출한 한국 측 자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이 건강보험자료와 국립암센터의 중앙암등록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에 근거한 것으로 한국이 OECD에 보건의료 성과를 제출한 것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2009년 제5차 HAG에 한국측 보건의료 성과가 발표되는 영역은 암질환(자궁경부암, 대장암, 유방암), 만성질환의 급성 합병증(급성심근경색증, 뇌졸중),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천식 등), 전염성 질환(소아 홍역, 백일해, 노인 인플루엔자)이다.

 

 암질환의 성과는 5년 상대 생존율로 비교했는데 이는 일반 인구 집단 대비 암 환자의 생존율을 %로 표시한 것으로 100에 가까울수록 해당 암으로 인한 사망이 적다는 의미로 한국인의 자궁경부암 5년 상대생존율은 76.5%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었으며, 대장암은 58.1%로 OECD평균 수준이었고, 유방암은 75.5%로 OECD평균을 밑돌았다.

 

 이러한 차이는 각종 암의 발생빈도와 그에 따른 치료 성과, 질병의 발생 양상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유방암의 경우 우리나라의 발생률이 서구 OECD 회원국에 비해 1/3 이하로 낮으며, 다른 암과 달리 젊은 연령층의 환자 발생이 많아 질병의 진행경과가 빠른 것으로 보이고, 자궁경부암과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꾸준히 향상돼 성과가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만성질환의 급성기 관리 영역의 대표적 지표인 뇌졸중 30일 사망률은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2.4%, 출혈성 뇌졸중의 경우 11.0%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고, 반면 급성 심근경색증 30일 사망률은 8.1%로 회원국 가운데 진료성과가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HAG에서는 OECD 회원국 중에 하위수준이던 뇌졸중 진료성과가 2009년 HAG에서는 상위 수준으로 진입했는데 여기에는 각계의 노력으로 뇌졸중 진료의 질이 향상된 점도 작용했지만 OECD 지표 산출 방식이 변경된 점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보이며, 향후에도 지표 산출 방식이 수정 보완될 것이고, 그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변경된 산출방식으로 2004~2007년까지 연도별 변화를 분석한 결과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증 모두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해 지속적인 성과 향상을 보였다.

 

 만성질환 관리 영역에서 당뇨병 급성합병증과 당뇨병 하지 절단율은 각각 인구 10만명당 17명과 8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평균보다 좋은 성과를 보인 반면 고혈압 입원율과 천식 입원율로 본 만성질환 관리 성과는 각각 인구 10만명당 191명과 97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낮은 성과를 보였다.

 

 고혈압과 당뇨병, 천식은 일차의료영역에서 관리를 잘 하면 입원이나 합병증이 줄게 되는 병으로서 합병증이나 입원이 많다는 것은 그 사회가 질병관리를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염성 질환 관리의 성과는 예방접종률로 비교했는데 우리나라 소아 백일해 예방접종률과 홍역 예방접종률은 모두 90% 이상으로 OECD평균 수준이었고 65세 이상 인구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은 77.2%로 OECD 평균보다 높았다.

 

 OECD는 보건의료 질 지표를 계속 수정 보완하고 있으므로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향후 변경될 여지가 있고, 한 나라의 보건의료체계와 진료 환경, 진료 패턴에 따라 지표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국가간 비교에 주의를 요하며, 한 국가 안에서의 시계열 추이가 정책적 목표 설정과 판단에 활용가치가 더 높다.

 

 우리나라는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 체계이며, 진료정보화 수준이 우수해 지표 산출 역량이 높은 대표적 국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앞으로도 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성과 지표 산출과 개발에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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