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
그린카에 대한 다양한 전략 필요

 

친환경차에 환경부담금은 모순


최근의 화두는 친환경 자동차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자동차가 판매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올 7월부터 국산 LPi 하이브리드자동차 2개 기종이 출시되어 국민에게 선을 보였다. 동시에 올 10월에는 가장 경쟁력이 높다는 일본 도요타의 가솔린 하이브리드자동차 ‘프리우스’를 비롯한 4개 기종이 국내에 선을 보이면서 큰 관심을 끌어왔다. 한편으로는 대통령이 직접 2년 이내에 전기차 양산모델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최근 친환경자동차의 방향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로 보인다. 인프라 구축 없이 독자적으로 친환경 요소를 만족하면서 기존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세라고 하는 반면에 전기자동차의 핵심적인 부품인 배터리의 우수성을 생각해 조금만 노력한다면 가장 친환경 요소가 큰 국산 전기자동차가 세상을 주도할 수 있다고 주장 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서 모든 친환경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자동차와 전기자동차만 있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는 4대 중 3대를 수출하는 수출지향형 국가이고 이를 통해서 우리의 먹거리를 해결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에서 97%의 에너지를 수입할 정도로 해외 의존도가 높아 자급자족이 불가능할 정도로 국제 사회에 의존도가 큰 나라이다. 그 중 자동차는 우리 먹거리 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정도로 이미 고용률, 수출비율 등 각종 지수에서 국가 기간산업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결국 친환경 자동차는 미래의 먹거리 확보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 만큼 상기한 여러 고민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친환경 자동차의 범주이다. 그 많은 친환경 자동차 중 단 두 가지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자동차 산업의 변화가 심하고 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에서 어느 한쪽의 ‘올인’은 위험 정도를 지나 생존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봄 자동차 관련법에 친환경 자동차의 범주를 확대하는 발표에서 기존의 하이브리드, 전기, 태양열, 연료전지 4가지에 천연가스자동차와 클린디젤자동차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전기자동차는 이제야 시작되는 만큼 인프라 등 각종 제한적 요소를 극복하기까지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현실적으로는 하이브리드자동차와 클린디젤자동차가 해당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자동차만 생각하지 클린디젤 자동차는 뒷전에 물러나 있는 상태이다. 디젤자동차는 예전만 하더라도 매연, 진동, 소음 등 나쁜 요소의 대명사로 주로 버스, 트럭 등의 사용에 머물러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미국이나 일본도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은 마찬가지였고 에너지 문제에 여유가 있는 미국의 경우 더욱 승용디젤자동차 등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다. 상대적으로 유럽은 디젤자동차의 우수성은 인지하고 기술개발 등에 노력을 기울여 기존의 단점이던 매연, 소음, 진동 등을 억제하는데 성공하였다. 유럽의 경우 2대 중 1대가 승용디젤자동차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불거지고 있는 지구온난화 가스의 대표격인 이산화탄소도 가장 적게 배출되면서 더욱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연비가 가솔린자동차에 비해 20% 이상 높고 고장빈도나 수리 측면에도 유리한 특성을 보유하는 등 다양한 상대적 장점을 지니고 있는 모델이 되었다. 지난 6년 동안 국내 메이커에서도 이러한 승용디젤자동차를 생각하여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였으나 소비자의 외면 등으로 현재는 전체 승용차의 1% 수준으로 판매될 정도로 열악한 상태이다. 반면에 수입 승용디젤자동차는 어떤 모델의 경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의 가솔린 대비 디젤 유류의 비용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고 환경개선부담금 등 법적 제제가 계속 가해져 소비자의 외면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친환경자동차의 범주에 포함이 되었으면서도 기준이 없어서 유해가스 배출의 대명사인 환경개선부담금 등을 내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할 수 있다.

 

이미 3년 전에 출시된 유로4 기준의 디젤자동차는 매연 등이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청정도를 유지했고 올해부터는 기준이 훨씬 강화된 유로5 기준의 디젤승용차도 출시되면서 더욱 청정도를 높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현재 유로4 기준 이상의 디젤승용차는 환경개선부담금을 부담시키지 말아야 한다며 법적으로 소송 중에 있어서 최종 결과가 기대될 정도이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이러한 클린디젤승용차에 대한 왜곡된 시각으로 수출지향형인 우리나라의 자동차 개발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미 유럽은 클린디젤을 기반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연비와 특성이 우수한 친환경자동차인 클린디젤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쌍용자동차가 정부가 지원한 미래형 디젤하이브리드 기술의 핵심 부위를 상하이자동차에 유출되었다고 하여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 더욱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이러한 왜곡된 자동차 산업 발전은 중장기적으로 선진 자동차 산업국으로의 진입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제도 및 시각을 시정하고 클린디젤 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역 특색에 맞는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은 이미 필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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