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일보】김경태 기자 = 국립환경과학원은 ‘공동주택 오염도 변화추이 파악을 위한 시계열조사 연구’를 통해 새 아파트 실내공기 오염물질이 입주 전보다 입주 후가 더 문제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번 연구는 2006년도부터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50종의 실내공기 오염도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으로, 전국 신축 아파트 72세대를 대상으로 입주 전부터 입주 후 36개월까지 3개월 간격으로 추적 조사했다.

 

신축 아파트의 실내공기 중 대부분의 오염물질은 입주 전보다 입주 후 2개월까지 농도가 증가했다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입주 전보다 입주 후 오염물질 농도가 증가하는 원인은 아파트 입주 시 입주자들의 약 50% 이상이 실내개조, 새 가구나 생활용품을 구입한 것이 원인으로 판단됐다.

 

대부분의 오염물질은 온ㆍ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일시적으로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인체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는 온ㆍ습도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특성이 있어 특히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 아파트의 입주 전 주요 오염물질은 휘발성유기화합물이며, 입주 후 주요 오염물질은 폼알데하이드였다.

 

입주 전 오염물질은 톨루엔(197.6 μg/m3), 아세톤(80.5 μg/m3), 부틸알데하이드(75.6 μg/m3), 폼알데하이드(53.9 μg/m3) 농도 순으로 검출됐으며, 입주 후 2개월부터 36개월까지는 폼알데하이드(132.6 μg/m3), 톨루엔(85.9 μg/m3), 아세톤(68.8 μg/m3), 자일렌(25.3 μg/m3) 순으로 검출됐다. 이 가운데 가장 양이 많은 툴루엔은 중추신경계 억제 및 신경이상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신축 아파트 실내공기 중 대부분의 오염물질은 거주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으며, 입주 후 36개월 후에는 톨루엔이 약 80%, 폼알데하이드는 약 65% 감소했다.

 

입주 후 2개월이 경과한 후 측정한 오염물질 농도는 톨루엔이 277.8 μg/m3, 폼알데하이드는 271.2 μg/m3이었으나, 입주 후 36개월이 경과한 후에는 각각 50.6 μg/m3, 90.1 μg/m3로 줄어들었다. 톨루엔, 에틸벤젠 등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입주 7개월 경과 후 최고농도의 약 50%가 감소했으며, 28개월 이후부터 약 80% 이상 감소해 안정화됐다.

 

이와 달리 폼알데하이드는 입주 19개월 경과 후 최고농도의 약 50% 이하로 감소했으며, 31개월 이후부터 약 60% 정도로 감소하는 등 감소속도가 가장 느린 특성을 보였다. 폼알데하이드는 가구의 주재료인 목질판상제품(합판, 파티클보드 등)에 쓰이는 접착제에 함유돼 있어 제품의 틈새를 통해 서서히 방출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는 2005∼2007년 선행된 연구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폼알데하이드는 거주하는 동안에 새 가구류 및 건축자재 등에서 지속적으로 방출돼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비해 장기간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임이 재확인됐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가구류의 주 재료인 목질판상제품에 대한 관리제도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환경부에서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을 지난 6월 입법예고하고 관리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또한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신축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기존 거주 주택에 대해서도 새집증후군 원인물질 등 다양한 오염물질에 대한 특성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주거공간에서의 실내 공기질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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