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종일기자]연말연시는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 받는 계절이다. 선물을 주고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포장을 한다.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는 받는 사람의 마음을 좌우한다. 그래서,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포장을 크고 요란하게 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두툼한 선물을 받았는데 개봉하고 나니 달랑 ‘USB' 한 개가 들어있는 경우, 받는 사람의 마음은 즐겁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과대포장은 환경재앙을 부르기도 한다. 이에 대하여 한 사회단체가 성탄선물 마련에 바쁜 서울시민들을 향해서 포장다이어트 전시회와 캠페인을 개최했다.

 

자원순환사회연대(이사장 김재욱)는 12월19일,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만남의 광장에서 “간소한 포장, 날씬한 지구’ 포장 다이어트 전시회 및 캠페인”을 개최했다.

 

전시물은 ‘과대포장’을 나쁜 포장으로 강조하는 방향에서 전시되었다. ‘과대포장’은 화장품, 이미용, 전자제품, 먹거리 등을 주제로 전시되었다.

 

화장품의 포장 박스가 커서 받는 사람의 마음을 일시적으로 허영심을 채울지 몰라도, 소비자는 순간적인 만족을 가져다줄 뿐인 포장비용까지 지출한 것이다.

 

개별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화장품도, 실제 담긴 화장품 용량에 비해서는 과대 포장이다. 실제 담겨진 메스실린더에 표시된 화장품 용량과 커다란 화장품용기가 대조되는 전시물은 ‘과대포장’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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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품의 과대포장. 메스실린더에 담긴 용량이 커다란 용기에 담긴 실제의 화장품용량이다

여성용 샴푸는 튼튼한 플라스틱 포장에도 불구하고, 광고모델의 이미지를 내세운 충동구매를 유발하기 위하여 비닐포장으로 한번 더 치장했다. 본래의 플라스틱 포장에서는 광고모델 사진을 넣을 수 없었지만, 이중 포장을 하면서 광고모델 사진을 넣을 수 있는 차이가 발생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상품 소비가 ‘이미지소비’라 하더라도, 텔레비전과 인터넷광고등에서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는 소비자에게 이미 넉넉하게 각인되었기에, 상품 진열장에서마저 복습해야 될 이유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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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모델 사진을 넣기 위하여 이중포장한 샴푸사진

 

커다란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겼으나 아주 작은 USB의 경우처럼, 작은 전자제품이 갖기 쉬운 ‘경박이미지’를 벗기 위한 과대포장으로 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과대포장의 사례이다.

 

아이들 먹거리에서도 과대포장이 남발되고 있다. 선물 받는 아이들의 일시적 즐거움을 유발하기 위해서 포장이 거대한 과자에서, 내용물은 포장에 걸맞지 않게 양이 적다. 이는 과대포장으로 어머니들의 자녀사랑을 위한 충동구매를 부추기려는 상술에서 발단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술이 지구환경을 망치는 또 다른 예가 된다. 그리고, 불필요하게 남발되는 ‘코팅’포장에 대해서도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아리송한 포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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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간식의 과대포장, 내용물과 포장의 차이가 크다

 

본 행사를 담당한 김태희 기획팀장은 “과대포장을 하지 않으면 과대포장재를 절약할 수 있고, 그 안에 완충제가 많이 들어가 자원낭비가 되고 포장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한다”고 과대포장의 폐해를 지적했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전시회와 동시에 ‘피켓’을 들고, 을지로입구의 백화점을 향해 가는 시민들을 향해서 ‘과대포장’의 폐해와 적절한 포장으로 환경을 지키는 문제를 홍보했다. 이날 캠페인을 통하여 북극으로 가는 길이 열렸으며 그것은 지구 온난화의 증거이며, 이는 이산화탄소 과대배출이 빚은 비극이라고 가두홍보했다. 지구온난화는 산타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과대포장을 주지도 받지도 말라고 구호를 외치면서, 쓰레기의 배출양 전체를 먼저 줄이는 것의 중요성을 시민에게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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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순환사회연대의 캠페인모습

전시물을 살펴본 한 50대 중년여성은 가정에서도 검은 비닐봉지를 사용을 자제해야 겠다고 지적했고, 이러한 설치물의 의미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처장은 연말 연시를 맞이하여 성탄 선물과 연말연시 선물에서 과대포장을 줄이자고 본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30%이상이 과대포장이며 과대포장은 선물을 줄 때와 받을 때만 즐거운 일이고 바로 폐기물로 버려진다고 지적했다. 과대포장은 자원낭비와 탄소과소비로 나아가기 때문에, 과대포장을 줄이면 지구환경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보았다. 김사무처장은 환경적인 포장을 하고 과대포장의 상품은 구입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대포장의 상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마트에도 과대포장상품이 배치되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과대포장을 줄이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사무처장은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앞으로도 이러한 주제로 계속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사무처장의 주장처럼 미국 환경청(www.epa.gov)은 자원순환사회연대의 이날 캠페인의 취지처럼 ‘소비자 폐기물(consumer waste)’의 ‘감소’(reduce) '재사용‘(reuse)' '재순환’(recycle)문화 진작을 위한 ‘짧은 비디오’ 콘테스트 개최를 열고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지만, 한국에서 ‘자원재순환’캠페인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전체적으로 미흡한 편이다. 이날 시민들의 현장 반응은 자원순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보다는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그러나, 환경운동에서 현실이 환경선진국인 미국보다 척박하다는 것은 그만큼 환경운동가에 주어진 사명의 막중함을 이야기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litdoc@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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