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개발, 에너지 분야 등에 기상정보 제공

산악기상 관측망 지속 확충 및 예보 강화해야

 

박관영청장님사진(org).
▲ 강원지방기상청 박관영 청장
전 국토의 70%가 산악으로 형성돼 있는 우리나라는 산악과 관련된 다양한 기상현상을 겪고 있다. 산악과 관련된 지형적인 효과로 나타나는 기상현상으로는 집중호우, 폭설, 강풍, 푄현상, 활승안개 등이 있으며, 이러한 산악기상은 평지의 기상과는 큰 차이를 보이며, 서로 가까운 지역일지라도 전혀 다르고 복잡한 기상현상을 발생시킨다. 지리산 호우(1998년) 및 태풍 루사(2002년), 태풍 매미(2003년)와 관련된 집중호우, 겨울철 폭설, 강풍 등은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가져와 경제적·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남기기도 하다.

 

또한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 구간에서는 강풍 및 돌풍현상, 안개, 도로결빙 등으로 인해 차량의 안전 운행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며, 강풍과 푄현상으로 인해 양양산불(2005년), 동해안산불(2000년), 고성산불(1998년)과 같이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등 산악기상현상과 연관된 피해는 매년 반복·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산악기상은 우리에게 피해만 주는 것은 아니며 잘 활용한다면 산업·경제적으로 큰 혜택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산악기상 조건을 이용해 여름철 채소를 재배하는 등 농업분야와 고산지대에서 목축, 풍력발전 및 에너지 분야, 산악보존 및 환경분야, 전력과 철도 등의 국토개발, 등산과 같은 관광 분야, 스키·산악자전거와 같은 레저·스포츠 분야, 생태 분야, 항공기상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기상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주 5일제의 시행으로 등산 및 레저활동이 증가하고, 산악관련 조난 사고도 비례해 증가하고 있어 산악기상정보에 대한 보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산악기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영국의 경우 영국 내의 주요 산악지역을 웨스트 하이랜드(west highland) 등 6개로 구역화해 폭설, 폭풍우에 의한 바람, 짙은 언덕안개, 뇌우, 한파 등 세부적인 산악위험요소들의 기준과 영향을 설정해 위험도에 따라 4가지(없음, 낮음, 중간, 높음)로 구분한 산악예보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지역 고객의 요구에 초점을 맞춘 ‘MetCall Mountain’ 예보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의 경우에는 눈 결정체 연구, 눈사태 예측 등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센터(Snow study center)와 관련기술을 개발하는 기관(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now and Avalanches)을 설립해 운영 중이며, 산 정상 부근의 최저·최고 기온, 결빙고도, 설선, 눈사태 등에 대해 4일간의 산악기상정보 및 예보를 생산한다. 그 밖에도 스위스는 산악도시 및 특정고도별 아침과 낮기온의 제공, 오스트리아는 2000m, 3000m 고도에서의 최저·최고기온 등 예보, 미국은 위험기상 발생 시 관련되는 산악정보를 추가 발표하고 산악지대의 적설·결빙고도, 눈사태 위험지역 예측 등 산악기상업무를 활성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력과 장비부족 등으로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산악기상에 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제까지 연구도 지역적인 산악관련 기상현상들이 주로 다뤄졌으며, 지역별 실시간 산불 상세위험정보 등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종관기상에 근거한 정보로 신뢰성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

 

특히 강원도는 남한산의 82%를 차지하는 등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많은 산이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산악으로 인한 위험기상이 빈발하며, 이로 인한 피해도 크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보다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산악기상정보를 생산·관리하고, 산악관련 기상관측 및 연구를 담당할 국가산악기상센터의 설립이 절실히 요구돼 2004년 5월28일부터 강원지방기상청에 ‘산악기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수직측풍장비, 레이더, 산악용 AWS(Automatic Weather System) 등 관측장비를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있으며, 수집된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산악기상정보를 제공하고, 학계와 공동으로 산악기상장비 포럼과 산악기상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산악기상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산지와 평지에 따라 다른 기상현상이 발생하고, 특히 겨울철 적설의 경우 큰 차이가 발생해 산지의 특보구역을 별도 지정·운영하고 있으며, 강수량 등 12개 기상요소의 3시간 간격 상세예보를 제공하는 등 산악기상과 관련된 서비스를 확대했다.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관광 혹은 여가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산악지역에서 여가활동도 다양해지고 있어 안전한 여가활동을 위한 전문적이고 다양한 산악기상정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이를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강원지방기상청은 유관기관과 협력해 산악기상 관측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많은 관광객이 찾는 설악산 및 오대산 등 국립공원지역의 산악기상 예보지원을 보다 강화하고자 한다. 또한 산악기상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수행 및 기술개발은 물론 대학과 산악기상 공동연구를 추진해 산악기상분야의 전문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국민 기상서비스를 향상시키며, 나아가 산악지역의 농업·경제·산업 분야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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