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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쟁력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환경과 에너지, 전력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앞다퉈 스마드그리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스마트그리드 전망은 매우 밝다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일부터 열리고 있는 ‘2010 세계 스마트그리드 포럼’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귀도 바틀스(Guido Bartles) 미국 스마트그리드협회 회장은 “한국 스마트그리드의 미래는 상당히 밝다”며 “한국이 가지고 있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스마트그리드협회 회장이며 IBM 에너지 및 유틸리티 부문 글로벌 대표인 바틀스 회장은 “한국이 2030년까지 스마트그리드와 관련된 비전을 설정하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놀랍다”면서 “이 같은 빠른 발전은 한국이 이미 경쟁력 있는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스마트그리드이 전망이 밝은 이유에 대해 바틀스 회장은 우수한 기술 수준을 갖춘 한국전력공사, 정부·업계·대학 간 협력 관계,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꼽았다. 그는 “한전은 미국의 에너지기관으로부터 두 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지식경제부와 업계 및 대학 대표들이 미국에 스마트그리드를 논의하러 온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귀도 바틀스(guido bartles) 미국 스마트그리드협회 회장.

▲귀도 바틀스(guido bartles)

미국 스마트그리드협회 회장

한편 바틀스 회장은 “결국 전세계가 스마트그리드 기술 선점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각국의 전력시스템을 얼마나 현대화 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지능화된 전력망을 통해 전력비를 줄이면, 전력을 공급하는 기업에서는 이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이를 보장하는 노력이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비자들도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어떤 혜택을 볼 수 있는지 알게 되면 수요가 확산돼 눈덩이가 불어나듯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

 

정부는 스마트그리드를 반도체, 조선에 이은 국가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27조5천억원을 투자해 연간 5만명의 고용효과와 74조의 내수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의 한진현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수급의 신뢰성·경제성 확보, 녹색성장시대의 신성장동력 육성 및 수출산업화, 저탄소 녹색성장 주도국가로서의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해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정책관은 “지난해 사실상 처음 스마트그리드 개념을 도입했다면 올해는 개념을 구체화시키고 실제적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촉진하는 특별법 제정과 함께 홍보관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그리드 관련 특별법은 아직 없지만 지식경제부는 앞으로 지능형전력망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장기투자를 안정적으로 이행하고 다양한 이해관계 조정 기반을 구축하기로 지난 19일 발표한 바 있다.

 

청중.
▲스마트그리드 시장의 선점은 얼마나 현대화 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지경부는 미국 일리노이주 정부와 스마트그리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양해각서는 지식경제부 최경환 장관과 미국 일리노이주 워런 리블리(Warren Ribley) 상무장관이 서명함으로써 발효됐다.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양국은 스마트그리드 시범도시 공동 구축, 공동 기술개발(R&D)과 실증, 정책교류와 인력양성에 있어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장급 공무원을 수석대표로 6개월간 공동 협력위원회가 운영될 계획이며, 앞으로 구체적인 협력 프로그램이 도출될 예정이다.

 

지경부는 이번 MOU 체결과 함께 일리노이주 진출을 기반으로 미국 전역에 한국 모델을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9월 한ㆍ미 정상회담 시 구축됐던 협력관계가 실질적인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귀도 바틀스(guido bartles) 미국 스마트그리드협회 회장.

▲구자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회장

(LS산전 부회장)

고객 중심의 사고가 성공 모델 만들 것

 

한편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인 LS산전의 구자균 부회장은 스마트그리드에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주 실증단지는 사업 초기 민간투자 575억원을 포함한 1200억원 규모였으나 기업들의 투자규모가 당초의 3배가 넘는 1710억에 달해, 총 2395억원 규모로 최종 결정됐다”면서 “스마트그리드는 산업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스마트그리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 중심의 사고가 중요하다”면서 “환경과 요금인하, 삶의 질 향상이라는 3가지 측면을 바탕으로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의 김영신 원장은 “무엇보다 간단하고 접근성이 좋아야 스마트그리드가 활성화 될 것”이라면서 “효율적인 전력 사용을 위해 전력사용 패턴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소비자가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당분간 전력요금 인상 안돼”

 

한편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개막사에서 이 대통령이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며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 취지에 대해서 일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스마트그리드 구축으로 관련 비용을 약 6% 감축하면 1조원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마트그리드 구축으로 한전의 문제점들을 구조적으로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전력요금을 인상하기 보다는 전력효율화와 전기요금 개선등 내부적 체질 개선을 통해 인상요인을 흡수해 물가불안을 막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한국전력공사의 김쌍수 사장은 전력요금의 현실화를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Tip.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발전(發電)-송전·배전-판매’의 단계로 이뤄지던 기존의 단방향 전력망에 정보기술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지능형 전력망’을 가리킨다. 발전소와 송전·배전 시설과 전력 소비자를 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하고 양방향으로 공유하는 정보를 통해 전력시스템 전체가 한몸처럼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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