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국제기준이 올해 만들어지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은 수출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대응책을 갖고 있는 우리기업은 100대기업 중에서도 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사장 손경식)이 최근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新무역장벽 ISO 26000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ISO 26000에 대해 대응전략을 갖추고 있다’는 기업은 4.9% 불과했다. 이어 ‘어느 정도 대응책을 갖추고 있다’(36.1%), ‘대응하지 않고 경쟁기업의 동향만 파악하고 있다’(36.1%), ‘거의 대응하지 않고 있다’(21.3%), ‘전혀 관심이 없다’(1.6%) 순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거래 등을 포함하는 국제표준인 ISO 26000은 올해 말 발표될 예정으로 쌍방간 거래에 있어 사회책임 활동에 관한 검증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의는 “실제로 품질경영인증인 ISO 9000은 국제 표준 제정 후 EU에서 제조공정의 품질관리체제 증명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EU 수입상 대부분이 이 인증서를 요구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 관세장벽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기업의 ISO26000 대응수준이 낮은 이유로는 ‘구체적인 추진방법을 몰라서’라는 응답이 27.8%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은 ‘경영층의 관심이 적어서’(16.7%), ‘시간과 예산이 부족해서’(16.7%), ‘ISO 26000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5.6%), ‘전담 조직이 없어서’(5.6%), ‘관심부족’(5.6%) 등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조사대상 기업의 86.9%가 ‘ISO 26000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응답해 관심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경로는 주로 ‘현재 관련된 업무 수행을 통해’(37.7%), ‘경제단체 세미나, 컨퍼런스 등을 통해’(28.3%), ‘언론매체 통해’ (26.4%) 등으로 나타났다.

 

이해수준을 묻는 질문에도 ‘약간 알고 있다’(57.4%), ‘대부분 이해한다’(19.7%)는 응답이 77.1%에 달했으며, ‘거의 알지 못하는 편’(21.3%) 또는 ‘전혀 알지 못하는 편’(1.6%)는 22.9%에 불과했다.

 

앞으로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100대 기업의 59.0%가 ‘사회적 책임 활동 전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고,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란 응답은 8.2%에 그쳤다.

 

지속가능경영원 관계자는 “ISO 26000은 지침 수준이지만 앞으로 우리기업의 수출길을 막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적용 대상이 기업 뿐 아니라 정부, 시민단체, 노동, 연구기관 등을 모두 포함하므로 이해관계자간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산업계의 ISO 26000 적용 수준을 높이기 위해 각종 보고서 발간, 교육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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