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청계천이 복구되면서 우리나라에 공공디자인의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공공디자인은 진정한 의미의 공공디자인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공공디자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이 지난 24일 ‘제5회 공공디자인전’이 김기현 의원과 지식경제부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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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람+도시+공간: 행복을 함께하는 공공디자인’

이라는 주제로 전시와 세미나가 진행됐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공공디자인전은 전시와 세미나로 나뉘어 진행됐다. 세미나는 ‘PEOPLE’, ‘SPACE’, ‘CITY’, ‘PUBLIC DESIGN’ 섹션으로 나뉘어 공공디자인의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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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전시와 세미나를 통해 국내외 공공디자인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알아볼 수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우리나라가 진행하고 있는 공공디자인의 방향과 앞으로 발전 방향에 대한 제언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공공디자인의 개념이 정착되지 않은 채 정부·지자체 중심의 공공디자인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공공디자인 선진국과는 달리 주변 공간과의 상관관계를 무시하고 건물·시설물의 독특함으로 공공디자인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됐다.

 

채민규 부교수(명지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는 “우리나라 공공디자인은 아직까지 초기단계로 경관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고 블록단위의 가로경관 디자인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공공디자인의 문제점을 도시 이미지 부재와 디자인적 상호 연계성 부족으로 지적하며 ‘TIP’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TIP은 Town Identity Program의 약자로 도시환경 속에서 도시 브랜드 정체성을 통일하고 일관성있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채 부교수는 “우리나라 공공디자인은 멋지고 유명한 디자인을 추구하는데 도시마다 통합적이고 일관성있는 이미지를 형성해 공공디자인을 이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송주철 소장(송주철공공디자인연구소)은 “우리나라 공공디자인은 무엇을 채워 넣으려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며 “비어있음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백없는 국내 공공디자인을 지적했다. 송 소장은 전신주와 간판이 가득한 국내 현실을 지적하며 “정부나 지자체가 추진하는 공적영역의 공공디자인은 빠른 성장을 보이지만, 주택·간판 등 사적영역의 공공디자인이 답보상태다”라고 말했다. 송 소장은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의 공공디자인이 균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개인 소유라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간판을 제작하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오창섭 교수(건국대학교 디자인 학부)는 진정한 공공디자인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타자를 인식하고 배려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 예로 점자 보도블럭이나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을 꼽았다. 오 교수는 바람직한 공공디자인은 타자와의 대화를 통해 방향을 설정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에서 소개된 일본 후쿠오카가 성공적인 공공디자인 사례로 소개됐다. 사다무라 도시미츠 부이사장(NPO 법인 후쿠오카 디자인 리그)은 “후쿠오카의 공공디자인은 관학산민 협동 프로젝트로 진행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며 “앞으로 디자이너들은 사회를 더욱 활력 넘치게 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해야한다”며 당부를 남겼다.

 

이번 공공디자인전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공디자인’, ‘행복을 함께하는 공공디자인’으로써 공공공간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공디자인전 전시는 26일까지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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