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봉.
▲권대봉(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녹색성장의 패러다임에서 인재개발 중요
시스템적 사고, 글로벌 마인드 역량 갖춰야

 

녹색성장은 우리의 미래이다. 환경을 살리는 동시에 경제를 개발하는 새로운 미래 발전 패러다임이 녹색성장이다. 녹색성장은 단순히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한 자연환경의 파괴, 천연자원의 고갈에 대비한 새로운 자원의 개발,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보존의 입장에만 머무르는 개념이 아니다. 녹색성장은 파괴된 환경을 재생하는 동시에 그러한 활동이 국가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며, 이러한 분야와 관련돼 새롭게 각광받는 산업을 녹색산업이다. 세계 여러 국가들의 정부·기업·시민사회단체들은 이러한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통한 녹색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환경관련 요인에 대한 규제와 서비스 경제화의 진전이라는 변화를 감안하였을 때, 환경파괴나 탄소배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기술집약업종이나 서비스업종에 대한 중요성이 계속해서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업종에서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예컨대, 창의적 사고능력, 대인관계능력, 문제해결능력, 정보처리능력 등은 지식기반 산업과 대인관계 중심의 산업분야에서 핵심적으로 강조되는 역량요소로 흔히 거론된다. 그러나 이러한 역량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인재개발은 지식기반 성장 패러다임에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강조돼 왔던 것이다. 그러면 이로부터 구분되는 녹색성장 시대의 녹색인재 양성은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가?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에 대응해서 한 사회가 성장하느냐 정체하느냐를 가늠하는 것은 바로 그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역량이며,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변화에 대한 인식수준과 변화대처능력이 어떠한 수준인가에 따라서 사회의 변화 가능성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지식을 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파악하던 근래의 성장 패러다임에서 강조된 인재개발의 중요성은 녹색성장의 패러다임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면서 국가발전을 선도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온실가스의 배출량 증가나 화석연료의 과도한 소비 없이도 실행할 수 있는 친환경적 활동이다. 뿐만 아니라, 녹색성장은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자원에 의존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자원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수력, 풍력, 태양광 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통해서 국가발전의 동력을 모색하는 시도라는 점에서도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녹색성장의 시대에서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이러한 인재양성을 위해서 특히 두 가지 사항에 대해서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녹색성장을 선도할 인재는 시스템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들이어야 한다. 시스템적 사고란 어떤 현상을 이해할 때 부분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시각에서 전체에 포함된 각 요소들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이해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즉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단일한 원인으로 이루어져 있기보다,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관련되며 각 원인의 변화에 따라서 다른 원인 또한 가변적일 수 있음을 이해하는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하여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방식인 것이다.

 

시스템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는 소위 “관계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자연 생태계와의 관계에 대한 감각을 바탕으로 상호조화를 이루는 범위 안에서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인간을 환경으로부터 분리하여 오직 인간에게 유익한 개발가치를 창출하는 시도로는 한계에 도달했다. 인간과 환경은 서로 긴밀히 관련된 통합적 존재로서 어느 한쪽도 다른 한쪽을 배제하고서는 온전한 성장과 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녹색성장의 키워드인 것이다.

 

둘째, 녹색성장 시대의 인재는 글로벌 마인드의 함양이 요구된다.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탐색하고 개발하려는 세계적인 관심의 증가와 맞물린다. 과거에는 많은 국가, 기업들이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비용으로 인식했으나, 이제는 환경을 보호하는 노력이 새로운 성장을 보장하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예컨대, 세계은행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노력과 관련한 시장의 규모가 2015년에는 반도체 시장규모의 절반수준이 될 것이며, 의학, 항공 산업과 동일한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가차원의 녹색인재개발은 성장과 발전의 동력을 지속적으로 가동하는 활동이다. 인재개발을 통한 국가발전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모든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제고하고 삶에서의 행복감을 증진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행복감은 경제적 성장 이상의 조건들이 함께 구비될 때 비로소 얻어질 수 있는 주관적인 감각이다. 바로 이 점에 대해서 녹색성장의 개념은 우리에게 다시금 시사해주고 있다. 녹색성장의 시대에 요구되는 녹색인재는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와 보호 노력이 결국에는 사회의 긍정적 성장과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는 국가적 동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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