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2호선 출토 청자상감매병
▲마도2호선 출토 청자상감매병
[대전=환경일보]신영웅 기자 =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 고려시대 침몰선(마도 2호선)에 대한 수중발굴조사 과정에서  청자매병을 비롯한 각종 도자기, 곡물, 목·죽제품, 화물의 종류와 수신자 등을 기록한 목간 등 중요유물을 발굴했다. 특히 인양한 매병 2점은 제작기법과 형태가 정교할 뿐만 아니라 대나무 화물표가 매달려 있었다. 화물표의 판독결과 매병의 고려 시대 이름과 꿀이 담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자매병은 선수 우현부에 2점이 상하로 겹쳐져 있었다. 위 쪽 상감매병은 세로의 굵은 골 여섯 개로 참외모양처럼 몸통을 만들고, 마름꽃 모양의 틀 안에 버드나무, 갈대, 대나무, 모란, 국화, 닥꽃(황촉규꽃)으로 정교하게 상감했는데  꽃 위에는 나비를, 아래에는 오리를 새겼다. 음각매병은 어깨에 구름문양, 몸통에 연꽃문양을 매우 정교하게 장식했는데 유색이 맑고 짙다. 두 개의 매병 모두 높이 39cm이며 풍만한 어깨에서 굽까지 S자형으로 유려하고 당당한 모습이다.

 

한편, 두 점의 매병 주둥이 가까이에 대나무 화물표가 있었다. 화물표에는 『중방도장교오문부/택상정밀성준봉(重房都將校吳文富/宅上精密盛樽封)』이라고 적혀있어 개경의 중방(고려 시대 무인의 최고의결기관) 소속 도장교(정8품 이하의 하급무관) 오문부 앞으로 올린 꿀단지로 밝혀졌다. 고려 시대 매병의 이름이 준 또는 성준이었음이 최초로 확인됐다. 또한 매병이 일반적으로 술이나 물을 담는 그릇이었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꿀과 같은 귀한 식재료를 보관·운반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첫 사례로 귀중한 자료다.

 

이외에도 10개씩 2개의 묶음으로 포장된 양질의 청자유개연판문통형잔이 발견됐으며, 선체 중앙부 부엌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는 청동숟가락, 도기 항아리, 대바구니, 쇠솥 등 배에 탄 사람들이 사용하던 물건도 발견됐다.

마도 2호선에는 쌀, 콩, 알젓 등의 화물 종류와 그 수량, 발신자, 발송지가 적혀 있는 목간이 30여점 발견돼 마도 1호선과 같은 세곡운반선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의 판독으로는 고부군, 장사현이 보이고 대경 벼슬의 유씨 본관이 무송이라는 점에서 고창, 정읍, 영광 일대의 산물을 운송하다 난행량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출항지는 법성포의 부용창과 줄포의 안흥창 중 하나로 보인다.

 

조사 진행 중인 마도 2호선은 2009년 조사된 마도 1호선에서 동쪽으로 약 900m지점에 위치에서 발견됐으며,길이 12m, 너비 5m, 깊이 1.5m 가량으로 1호선보다 약간 큰 편이다. 마도 2호선에 대한 조사는 금년 11월까지 이뤄질 예정이며, 앞으로 조사가 더 진행되고 목간의 판독이 이루어지면 선박의 구조나 규모, 조선 방법 뿐 아니라 무신집권기 타임캡슐의 하나로써 고려 시대 사회·경제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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