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철국장
▲녹색성장위원회 유연철 국제협력국장
[환경일보 이진욱 기자] 지난 6월은 남아공 월드컵의 열기가 한반도를 휩쓸었다. 허정무 감독의 유쾌한 도전이 우리나라의 월드컵 16강 진출로 연결돼 아름다운 마무리로 온 국민을 감동시켰던 것이었다.

 

월드컵 개최가간중인 지난 6월16일(수), 글로벌녹색성장위원회(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가 서울 개최 ‘동아시아 기후포럼 2010’에서 공식 출범됐다. 이는 작년 12월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상반기 내 GGGI를 설립하겠다고 국제사회에 공언한 것을 이행해 낸 것이다.

 

작년 12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각국은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데 실패했지만 온실가스를 감축하면서 동시에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이른바 ‘녹색성장’의 추진에는 각국이 모두 공감했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이 기후변화문제 대처와 녹색성장을 위한 우리나라의 기여로서 ‘글로벌 녹색성장 연구소’의 설립을 제안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으며 참석 각국 모두로부터 커다란 관심과 지지를 불러 일으켰다.

 

우리나라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적인 비전을 제시한 것은 2008년도 8월15일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였고 OECD 각료이사회에서 ‘녹색성장 선언문’을 채택한 것은 2009년도 6월 말이었다. 일반적으로 OECD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기구인데 녹색성장만큼은 우리나라가 OECD보다도 먼저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갖고 추진하는 이슈로서 이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가 녹색성장이라는 의제(Agenda)를 직접 제기하고 국제적으로 논의를 주도하는 경우는 이번이 최초라고 말할 수 있겠다. 즉, 전 세계적으로 지적인 리더십(intellectual leadership)을 우리나라가 발휘하는 것은 녹색성장이 처음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선진국으로부터 산업화·근대화를 배우면서 늦게나마 양적인 경제성장을 해 왔으나 이제는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적으로 개척하는 Early Mover로서 질적 성장을 추구해 나가면서 다른 개도국들의 모범이 돼야 하는 위치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GGGI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GGGI는 우리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서 국제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설립한 글로벌 Think-tank이다. 즉 GGGI를 통해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에 대한 이니셔티브와 리더십을 공고히 해 나가면서 개도국의 녹색성장 역량도 배양해 나가는 것이다.

 

또한, GGGI의 출범은 전세계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아주 획기적인 의미가 있다. 그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과학기구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주로 전문가들이 모여 기후변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분석하는 데 집중해 온 반면, GGGI는 개도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기후변화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차별성이 있다. 향후 UN기후변화협약(UNFCCC) 등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느 대기업 총수가 최근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5년간의 투자계획이 향후 100년간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매우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재 경제사(經濟史)적으로 대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인류가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 이래 약 100년 이상이 지났는데 현재 자원고갈의 문제와 더불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화석연료 사용의 제한이라는 이중적 문제에 직면해 신재생에너지의 사용이라는 에너지 Portfolio의 대전환이 초래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녹색성장은 향후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과제이며 이것의 중심에 GGGI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유쾌한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합심해 협력해 나가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으로 GGGI에 대한 많은 성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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