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쓰레기 투기 등 산림생태계 훼손 심각

등산교육 강화로 건전한 등산문화 정착해야

 

김재준1.
▲ 국립산림과학원 녹색산업연구과 김재준 박사
국민적으로 매우 인기가 있는 연예인이 프로그램 진행상 다녀간 곳 또는 촬영지가 소위 대박을 터트리는 새로운 관광지가 되거나 유명세를 타는 경우가 많다. 일반 국민들은 그 곳을 방문하면서 유명 연예인의 체취나 나도 방문했다는 자부심을 느끼려고 하기 때문에 유무형의 흔적이 홍보나 마케팅에 자주 활용된다. 이런 흔적 외에 우리가 남겨야 할 것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무겁게는 미래세대를 위해 통일된 조국을 남겨야 한다는 분도 계실 것이고, 가볍게는 여행의 추억을 기념사진으로 남기거나 온라인 카페에 방문했다는 흔적을 글로 남기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한편, 남기지 말아야 할 것도 많다. 우리의 삶과 일상생활에서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은 매우 많겠지만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는 무엇이든지 남기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식사 후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것이 지구환경보호에 큰 도움이 되듯이 산에서도 가급적 다녀간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산림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있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높고 낮은 산의 연속이며 국토의 2/3가 산으로 된 세계적인 산악 국가라 할 수 있으며, 산은 모든 생명의 원천이요 생산의 터전이며 생활의 근거지였다. 아기가 태어나면 솔가지를 끼워 금줄을 치고,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고, 죽어서는 소나무관에 묻혀 산으로 돌아가는 생활문화가 이어져 왔으며, 이러한 산에 의존하는 문화적 DNA가 면면히 우리 몸속에 녹아 흐르고 있다.

 

이러한 산은 최근 우리 국민들에게 제일 중요한 야외휴양활동 및 치유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등산은 도시민에게 생활의 활력소이며 가장 선호되는 심신단련 활동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산림청에서 올해 실시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8세 이상 성인 5명 중 4명이 1년에 한 번 이상 산을 찾으며, 연간 등산인구도 4억600만명에 이르며, 약 1500만명 정도가 매월 정기적으로 등산을 즐기고 있다.

 

사람들이 변함없이 산을 찾는 것은 도시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여유를 가지면서 숲 속의 향기 및 소리, 녹색의 편안함, 상쾌한 바람 등을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등산객이 집중돼 등산로와 주변 산림생태계 훼손, 지나친 음주 가무, 쓰레기 투기 등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무수히 많다. 이 모든 것들은 등산객들의 경험의 질을 매우 현저히 떨어뜨리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역할을 등산 활동이 제대로 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등산객을 위한 교육은 자연 및 산림보호에 그쳐서는 안 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건전한 등산문화의 정착에도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산을 후손에게 온전하게 넘겨주기 위한 지속가능한 보전과 이용전략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나라에도 국격이 있듯이 품격 있는 등산문화가 정착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한 친환경 등산문화 교육으로 대표적인 흔적 남기지 않기 7원칙(Leave No Trace, 약자로 LNT) 프로그램, 등산예절 지키기 등은 실천이 어렵지 않은 행동규범이며, 이는 자연보호를 위한 윤리의식 고취, 생태계에 대한 지식의 보급,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경험의 질 향상, 실천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의 보급과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LNT 프로그램은 선진국에서 개발돼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우리 실정과 자연환경에 맞게 충분히 개선 보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LNT 프로그램 원칙 중 지정된 등산로만 이용하기, 쓰레기 등 흔적남기지 않기, 야생동물들에게 먹이주기 않기 등 우리 산에 지금 당장 절실히 요구되는 행동규범이다.

 

이러한 LNT 프로그램의 정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친환경 등산교육 강화, 등산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등산문화 교육프로그램 개발, 개발된 교육프로그램의 교육 및 홍보활동을 통해 실행돼야 할 것이다. 특히 자연보호와 건전한 등산문화에 대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교육을 통해 건전한 의식 고취, LNT 등산문화 홈페이지를 개설, 적극적인 홍보 프로그램 및 교재개발 등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유관기관의 협조와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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