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 깊은 평화로운 마을. 주말 농장 준비로 바쁜 이 곳에 어느 날, 참혹하게 찢긴 시체가 발견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다. 뒤이어 계속되는 무차별적 살인 사건들을 보며 전직 포수 김노인은 이 모든 것이 변종 식인 멧돼지의 짓임을 확신한다. 한편, 서울에서 내려온 동물생태 연구가, 전문 사냥꾼 등으로 구성된 식인 멧돼지 추격대가 산으로 향하는데...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넘겨버리지 못할 멧돼지 습격사건이 도시민을 위협하고 있다. 멧돼지는 잡식성 포유류이며, 그동안 농가에 나타나 농작물을 파헤치거나 등산객을 위협하는 일이 계속돼왔다. 최근엔 길이 1~2m, 몸무게 50~300kg에 달하는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하면서 피해가 늘어 각별한 주의와 더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런 배경에는 생태계가 변화되면서 먹이사슬이 깨어진 것을 들 수 있다. 멧돼지는 태어나 1년 반이 지나 짝짓기를 하고 한번에 5~10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이중 두 마리만 살아남아도 전체 수는 두 배로 증가하게 된다. 생태계의 균형을 볼 때 멧돼지의 천적은 호랑이와 사람이지만, 호랑이는 멸종됐고 사람들의 포획에는 제한을 가하면서 멧돼지 수가 급증한 것이다. 잡식성인 멧돼지는 지렁이, 도마뱀, 도토리 등 가리는 것이 거의 없지만, 산 속에 먹이가 부족하면서 민가 등으로 이동해 온다.

전문가들은 포획허용량을 늘려서 전체 개체수를 조절해야 한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포획만으로는 근원적인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진흙웅덩이를 없애는 등 멧돼지의 서식환경을 어렵게 만드는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받고 있다.
인간과 자연은 공생해야 할 관계다.

서식지나 기후 변화 등으로 자연생태계의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면적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인간의 간섭도 상대적으로 늘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연을 손도 못 대도록 하고 내버려 두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주지하고 보다 적극적인 ‘관리’ 방법을 모색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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