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청둥오리 비상).
▲서울시는 겨울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겨울철새 탐조코스 4곳을 선정했다.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매년 겨울, 한강은 겨울철새의 보고(寶庫)다. 해마다 겨울이면 멀리 러시아 등지에서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흰꼬리수리나 참수리 등의 멸종위기Ⅰ급 조류부터 황조롱이 등의 천연기념물까지 발견되는 조류의 종류만 해도 약 56종에 이른다. 특히 겨우 내 한강 어디서나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겨울 철새는 청둥오리다. 한강은 오리류와 기러기를 중심으로 한 수조류의 주요 월동지일 뿐만 아니라 각종 이동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도 사랑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렇게 물위를 날아드는 아름다운 겨울철새들이 가장 몰려있어, 시민들이 관찰하기 쉬운 한강 탐조코스 4선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겨울철새 탐조코스는 ▷광나루한강공원~암사생태공원 일대 ▷이촌한강공원~중랑천 합류부 ▷밤섬~여의도한강공원 ▷강서습지생태공원~난지한강공원 등 4개로 구성돼 있다. <편집자주>

 

암사생태공원_1 (1).
▲광나루한강공원~암사생태공원일대에는 철새외에 맹금류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

보기 어려운 철새도 이곳에서는 쉽게

 

광나루한강공원~암사생태공원 일대에서는 큰기러기, 비오리, 쇠오리 등 30여종의 철새들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참수리, 흰꼬리수리, 말똥가리, 황조롱이, 새매 등 맹금류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으로 운이 좋으면 만날 수도 있다.

 

광나루한강공원은 서울시의 유일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물이 맑고 깨끗한 곳이다. 대규모 갈대군락지와 수목들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며, 자연 환경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암사생태공원은 기존의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고 물과 접하는 자연형 수변사면으로 복원한 지역으로 갈대와 물억새 군락과 참나리, 원추리 등의 야생화, 조류의 먹이로도 이용되는 찔레 등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폭 2m의 마사토로 조성한 탐방로를 따라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으며, 한강을 조망하며 철새를 보다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관찰데크가 설치되어 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겨울철새의 으뜸, 원앙을 만나는 곳

 

철새들 중 가장 화려한 모양을 뽐내는 원앙이 암수 짝지어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이촌한강공원에서 중랑천 합류부까지다. 수심이 다양해 중랑천과 한강 본류가 만나는 합류부 지점 이촌한강공원 인근에서 댕기흰죽지와 비오리등이 무리지어 휴식하고 취식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재갈매기도 많이 볼 수 있다.

 

이촌한강공원은 호안가를 따라 갈대와 억새, 코스모스가 철따라 피어나서 평소 시민들의 산책로와 조깅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동작대교 북단 상하류 수변가를 대상으로 생태공원으로 재단장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이촌한강공원은 갈대숲, 야생초화원, 수변가 습지조성 등을 포함해 저수호안부 중심의 하천 생태환경 개선을 추진 중에 있다.

 

중랑천 합류부는 겨울철 한강 철새 개체수의 약 14%를 차지하는 주요 지역으로 철새들의 포식활동에 적절한 수심을 유지하고 있으며, 호안가 갈대군락 등 서식 환경이 비교적 잘 조성돼 있는 철새보호구역이다.

 

이촌한강공원에서 중랑천 합류부까지는 4~5㎞ 떨어져 있으며, 자전거길이 정비돼 있어 자전거로 둘러볼 수도 있다.

 

밤섬일대(재갈매기 먹이주기 샘플).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밤섬은 겨울철새 도래지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철새 도래지

 

한강 생태계의 보고 밤섬은 겨울이 되면 밤섬 버드나무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큰 날개를 펴고 밤섬 위를 유유히 날면서 먹이를 찾는 흰꼬리수리를 종종 볼 수 있다. 겨울철새인 민물가마우지는 이젠 밤섬의 주인인 듯 사계절 동안 나무 한그루에 십여마리씩 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밤섬 호안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비오리 등도 많이 볼 수 있다.

 

서강대교를 사이에 두고 두개의 섬(윗밤섬, 아랫밤섬)으로 이뤄진 밤섬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도시 속 철새도래지로, 매년 70여종 3천여마리의 철새가 날아든다. 갈대숲, 모래, 자갈, 뻘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밤섬은 수생식물과 육상생물들이 서식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춘 덕에 멸종 위기에 놓인 매, 큰기러기, 가창오리 등을 비롯해 보호 가치가 높은 동·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밤섬은 현재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밤섬을 조망하기 위해선 ▷서강대교 인도교 ▷마포대교 인도교(하류방향) ▷여의도한강공원을 이용하면 된다.

 

강서생태공원_2.
▲강서습지생태공원과 난지생태습지원은 한강에서 가장 맣은 철새를 볼 수 있다.

한강에서 가장 많은 철새가 사는 곳

 

우리나라 철새의 대표 격인 기러기가 아름다운 V 자 대형으로 비행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며, 한강 하구이면서 농경지가 많아 한강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철새를 볼 수 있는 곳은 강서습지생태공원과 난지 생태습지원이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은 방화대교 남쪽 끝에서 행주대교 남쪽 끝 사이 한강 둔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하천변 저습지 호안에 습지생태계가 잘 형성되어 있어 습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서식처도 자연 그대로 보존된 강서습지생태공원에는 갈대와 키버들, 버드나무가 우거져 있으며, 물가에는 청둥오리와 백로 같은 철새들이 찾아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난지생태습지원은 우기 이외에는 담수가 되지 않아 습지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지역에 한강물을 유입해 조성한 곳으로, 각종 수생식물 및 초화류 50여종 20만여본을 식재해 야생동물과 곤충들이 서식하며, 학생들의 생태체험 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수상택시 타고, 겨울철새도 보고

 

만나기 힘든 밤섬 겨울철새. 수상택시와 함께라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밤섬 겨울철새들을 만나는 수상택시 겨울철새 탐조이벤트는 올해로 4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는 자연생태체험프로그램으로 또한 겨울방학을 맞는 어린이들에게는 겨울방학 체험학습코스로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수상택시 겨울철새 탐조 프로그램은 수상택시를 타고 한강을 돌며 겨울철새들을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오는 12월8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코스는 여의나루 승강장 출발 → 밤섬 및 선유도 일대(재갈매기 먹이주기 및 철새관찰) → 노들섬 일대 경유 → 여의나루 승강장 도착으로 구성된다.

 

탐조코스는 우선 수상택시 ‘여의나루역(또는 63빌딩앞) 승강장’을 출발해 야생이 살아있는 한강생태계의 보고이자 철새도래지인 밤섬을 향한다. 밤섬부근에 도착하면 밤섬과 밤섬부근에 서식하는 겨울철새들을 쌍안경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가이드와 함께하는 철새관찰 생태프로그램

 

탐조여행을 계획했다면 우선 한강공원의 생태프로그램을 챙겨보자. 가이드와 함께 겨울철새를 만나볼 수 있는 친절한 프로그램들이 11월엔 강서·여의도샛강·난지 한강공원에서 마련됐다.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매년 운영중에 있는 ‘반갑다 철새야!’는 수·토요일(10:30~12:00)에 마련됐으며, 겨울철새도 관찰하고 솟대만들기, 새 발자국 찍기도 함께 할 수 있다. 겨울철새 관찰은 토요일 오전만 가능하다. 여도샛강생태공원의 ‘샛강을 찾아오는 새 이야기’는 월·수요일 (10:30~12:00)에 마련돼 있으며, 생태관련 시청각 교육 후, 직접 샛강을 탐방하면서 겨울새를 찾아볼 수 있다. 난지한강공원 생태습지원에 위치한 수변학습센터에서는 ‘텃새 그리고 다시 만나는 겨울철새와 함께’라는 프로그램은 매주 일요일 2차례 운영하고 있다. 실내에서 텃새, 여름새, 겨울철새에 관한 강의를 들은 후 직접 공원으로 나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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