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녹색실천 가정’ 성과 적극홍보 필요

유명인·사회지도층이 녹색시민 모델 돼야

 

배순영사진수정
▲한국소비자원 배순영 연구위원
얼마 전 끝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연 화제였던 박태환은 자신의 빨강머리 롤 모델을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라고 밝힌 바 있다. 파이팅 넘치는 그의 모습이 새로운 각오로 도전하는 박태환의 마음가짐이나 행동에 유익한 영향을 준 것이다. 박태환 외에도 아시안게임에 참여한 많은 선수들이 저마다 자신의 롤 모델을 세워놓고 좋은 점은 모방하고 더 나은 점을 창조하려고 했단다. 이것이 어디 비단 스포츠선수에게만 해당되는 일이겠는가.

 

녹색소비의 준거점인 일반 소비자나 가정 역시, 녹색소비 가치나 실천행동을 참고할 좋은 롤 모델이 필요하다. 녹색소비자나 녹색가정은 나와 가정의 행복과 동시에 환경과 사회의 기여를 조화롭게 추구하며, 이를 위해 녹색구매, 녹색사용, 녹색처분을 실천한다. 이를 통해 탄소 저감과 녹색 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촉진할 뿐 아니라, 일반 가정이나 소비자에 비해 더 건강하며, 녹색 가정이 많은 국가는 더 환경 친화적이고 안정적이다.

 

지난 2010년 5월 조사된 ‘가정의 녹색소비실천 수준 조사(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도시가정이 스스로 평가하는 녹색소비실천수준은 51점이었으나, 향후 이를 녹색선진국 수준인 72점으로 높이기 원했다. 따라서 향후 우리 가정의 녹색소비실천 개선목표를 조금 도전적으로 잡고, 녹색가정 모델을 통해 효과적인 모습을 참조할 수 있도록 유도해 간다면, 가정도 원하고 사회도 원하는 녹색행동으로의 변화가 보다 더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최근 탄소포인트제도나 탄소마일리지제도를 운영하는 환경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우수 녹색실천 가정이나 시민을 선발해 포상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선발된 우수 실천 가정이나 시민이 바로 좋은 녹색가정 모델일 것이다. 이들의 실천 내용이나 성과를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서 많이 알리고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례 하나하나에 국한시키면 녹색가정이나 녹색시민을 너무 특정 행동에만 의거해서 판단하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즉, 단지 에너지만 절약했다고 해서 녹색가정이거나 지난해에 특정 녹색상품을 많이 구매해서 녹색가정이 된다고 한다면 가정의 행복과 환경 기여를 조화롭고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모습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가정이나 시민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성을 담은 녹색가정 모델을 개발하고, 가정의 생애주기나 소득에 따라 널리 보급할 필요가 있다.

 

한편 평범한 일반가정의 변화만을 제시하는 것은 신세대 청소년들에게 관심이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유명인이나 사회지도층에서 녹색소비를 실천해 그들의 생활상을 공개할 필요도 있다. 이와 관련해 녹색선진국인 영국이나 캐나다 등에서는 유명정치인이나 저명인사들이 녹색시민 모델이나 녹색가정 모델을 자처해 자신들의 지속적인 녹색생활 실천들을 기사화하고 홍보하며 알린다. 독일의 전직 국가대표 골키퍼였던 루츠 판넨슈틸(Lutz-Pfannenstiel)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축구선수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지난 2009년 기후보호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세계 유일의 축구팀 ‘FC 글로벌 유나이티드(FC Global United)’를 설립했으며, 운동경기를 위해 비행하는 모든 거리를 탄소상쇄 프로그램으로 처리하고 정보를 공개해 많은 시민들과 가정에 실천 아이디어 및 동기 유발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 환경재단이 주최하는 환경콘서트에 널리 알려진 작가와 가수, 방송인들이 5명이나 참여해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매우 고무적이고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조금 더 욕심을 내서 그들이 홍보대사나 광고모델로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실천을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녹색시민 모델이 되고, 그들의 가정이 녹색가정 모델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인, 기업인, 교육자, 운동선수 등 많은 리더들 사이에서 녹색시민 모델이 대거 등장하고, 그들 가정이 녹색가정 모델이 되는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일반 시민이나 가정들이 자신의 연령이나 소득, 관심사, 생애주기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녹색 실천 롤모델을 찾아, 함께 함을 느끼면서 일회적 실천이 일상적 실천이 되고, 하다가 중단하고 싶을 때 서로 격려해 지속하게 되는 그런 때가 왔으면 좋겠다.

 

showgu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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