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일을 피하고 있다. 어찌보면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폭침, 북핵문제 보다 더 큰 일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일하고 미래에 도전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빠르게, 쉽게 한 건 할 수 있을까 하는데 이목이 집중돼있다. 한참 전 과거 3년만 노력하면 서울서 내 집을 사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세월이 지나 부부가 함께 개미처럼 모으면 5년 만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런데 이제는 버는 것 다 모아도 20여년 노력해야 간신히 집 한칸 얻는 시대가 됐다. 꿈을 이뤄가는 기간이 너무 길다 보니 아예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저축은 줄고, 소비는 느는데, 일은 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배경에는 너 나 없이 모두 대학을 가야한다는 교육평등주의(?)가 있다. 개인의 특성을 무시하고, 창의적 활동의 싹을 자르며 4년, 6년 동안 세월을 낭비하다보니 특성화된 실력을 배양하지 못한 졸업자들이 태반이다. 대학을 나왔어도 직장에서 채용해 쓰려고 보면 할 줄 아는게 없다는 불평이 나온다. 처음부터 다 다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기껏 가르쳐서 좀 쓸만하다 싶으면 대기업으로 옮겨 가버린다. 더 좋은 조건을 찾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중소기업체에 다닌다고 하면 결혼 배우자를 만날 수 가 없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란다. 조금만 힘든 일을 줄려 치면, 박차고 나가서는 세상 불공평하다며 부모에게 의존한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고시준비를 위해 공부를 더 하겠다는 다 큰 자식들의 협박 아닌 협박에 부모들은 등골이 휜다.

경제인구는 계속 줄고, 고용율은 낮아지고, 사회분위기는 침체되면서 국가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 뭔가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중앙정부나 주요기구만을 위한 슬로건이 아니라 국민이 공감하고 동참할 비전을 세워야 한다. 우리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면서 시대의 조류를 타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면서 왜 이 좁은 나라에서 아옹다옹 거리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을 세계 곳곳에 마련해야한다.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북극 등에 정부가 나서 건설, IT, 농업, 관광, 환경을 패키지로 일터를 만들고 젊은이들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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