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최근 우리나라 식생의 변화와 바다의 수온 상승 등의 연구결과를 통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한반도 아열대화’라는 의견이 높다. 반면 이런 모든 현상들을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반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MIT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기상학과의 리처드 린젠 교수를 만나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실질적 정책으로 국민 환경문제 해결이 우선

‘부국’ 통한 재해 예측 및 인프라 구축 마련

 

img_7053---.
▲ MIT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리처드 린젠 교수
Q.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A. 폭풍우와 같은 기상이변은 적도와 적도 외 지방의 기온차이로 발생한다. 어느 한 지역이 갑자기 더워지거나, 추워지거나 하는 것은 단지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현재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기후가 더워진다면 적도지방과 적도 외 지방의 온도 차이는 줄어들 것이다. 폭풍우 같은 것은 온도격차가 클수록 발생하는 것인데 온도차이가 줄어든다면 오히려 폭풍우 같은 것이 줄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기상이변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폭풍우 같은 기상이변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기상이변의 원인과 지구온난화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인가.

A. 지금까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재해 등의 극한현상들이 자주 발생된 것에 대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히 극한기상이 존재하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를 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급작스럽게 증가한다는 증거로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극한상황 발생 시 언론에 보도될 때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검증됐다고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지구 온도의 변화는 계속 진행돼 왔다. 1920년대에도 많은 해빙이 있었고, 이후에는 다시 얼음이 강화된 시간이 있었다. 물론 차이는 있지만 얼음이 녹았다가 얼었다가 하는 시기는 역사상 계속 반복돼 왔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했다고 하지만 미국 북부 플로리다는 오히려 추워져서 오렌지 생산 피해가 온 반면, 캐나다의 온도는 상승했다. 이처럼 시간적·지역적 차이는 존재하지만 어떤 범주 안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이것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변화는 순환의 일부일 뿐이다.

 

Q. 인간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지 않는다면 미래 지구에 엄청난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는 많은 과학자, 전문가들이 의견이 존재하는데.

A. 각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구온난화만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그 의견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한 예를 소개하면 영국 시민들이 영국 기상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 내용은 영국 기상청이 지난 2년 동안 매우 따뜻할 것으로 예보했으나, 실제로 기온은 매우 추웠고, 이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한 시민들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처럼 기후예측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갑자기 춥다고 해서 또는 갑자기 덥다고 해서 그것을 모두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했다고 연결지어 향후 지구에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가 된다.

 

Q. 미국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관심이 많을 것 같다.

A. 전 세계 국가마다 기후변화라는 이슈를 두고 대처하는 방법이 각기 다르고, 정부의 입장들도 다르다. 현 정부의 경우 ‘탄소감소’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지만, 경제인이나 시민들의 입장은 기후변화에 대해 크게 동요되고 있지는 않으며, 또한 분야마다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도 각기 다르다. 금융권에서는 기존 금융 질서가 달라질 수 있어 우려하는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탄소시장 개방을 통한 배출권거래제 등으로 오히려 기후변화가 경제적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높다. 보험분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후변화를 통해 사람들이 가진 리스크의 인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한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중요한건 어느 분야이건 기후변화와 같은 이슈들이 현재의 현상보다 과장되게 표현돼 그것을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이용되는 경우가 발생될 수 있고, 그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Q. 기후변화에 대한 목소리는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90% 정도가 환경분야와 관련해서 지구온난화보다는 다른 실질적인 환경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고 있다. 물론 지구온난화가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실제 생활과 관련된 현안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 역시 기후변화가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용되는 것이 아닌 국민을 위한 실질적 정책을 통해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실화되지 않은 사실로 국민들을 동요하게 만드는 것은 안 된다고 판단한다.

 

Q. 어떤 방식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A.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은 불확실하나 기상재해, 재난 등의 발생이 계속 될 것은 확실히 예측되는 만큼 그에 대한 최고의 해법은 ‘부국(富國)’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을 때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재난과 환경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는 부강한 나라가 되는 것이 실질적인 대책이다. 아울러 국민들이 낸 세금을 재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예측 및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제대로 된 대응전략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많은 국민이 아직까지 기후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지구의 변화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lisian@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