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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성학회 이병무 회장은 환경독성 연구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강조했다.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세계는 급격한 산업화 이후 많은 화학물질을 접하게 됐고 간단하고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게 됐지만 환경성질환과 다양한 독성에 노출됐다. 하지만 독성에 대한 부족한 정보와 인식으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에 한국독성학회 이병무 회장을 만나 현대사회에서 노출되는 독성 및 환경위해성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편집자주>

 

Q. 환경독성학이라는 학문이 생소하다.

 

A. 환경독성학은 생활 전반을 다루는 학문이다. 환경, 산업, 생활용품, 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제품이 인체에 해를 주거나 건강에 위해를 주는 모든 것들을 연구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 주는 학문이다.

 

예를 들어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를 가열할 경우 얼마나 위해한지, 얼마나 노출이 되고, 건강에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사용가능하지 혹은 규제가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좋은지 연구하고 있다. 한국독성학회와 한국환경성돌연변이발암원학회가 통합돼 운영되고 있는 우리 학회는 정부에 관련 규제 및 정책 제안도 한다.

 

Q. 환경성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A. 새로운 화학물질이 증가하고 화학제품이 늘어났고, 그에 따른 노출이 증가하면서 환경성질환이 증가하고 있다고 본다. 또한 단순 화학적 제품으로 인한 질환 증가뿐 아니라, 유전적으로 취약해지는 경향도 있다. 과거에는 자연식을 많이 먹었지만, 바쁜 현대인들이 인스턴트식품이나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면서 면역력이 약해지고 과거보다 환경성질환이 증가한 듯 보인다. 반면 이러한 상황이 질환을 증가시킬 수도 있지만, 오히려 면역력을 강화해 내성을 만들 수도 있다.

 

Q. 아토피 발생이 급증했다.

 

A. 아토피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아토피에 걸리면 그로 인한 증상은 모두가 비슷하지만, 사람마다 발생 원인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질병이라고 해도 해결책이 달라질 수 있다.

 

아토피는 저항력이 낮아져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외부에서 생물학적, 화학적인 것이 유발될 수 있지만, 많은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압박으로도 발생한다. 뉴스를 보면 시골에서 아토피가 나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화학물질을 멀리하는 것과 더불어 정신적 스트레스가 감소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밖에 환경성질환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화학물질도 사람마다 반응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직업, 유전적 등을 고려해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아 치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Q. 친환경제품이 증가하고 있다.

 

A. 친환경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친환경제품이 과연 친환경적인지에 대한 과학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친환경제품들은 기존에 유해하다고 문제가 되는 물질을 다른 물질로 교체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교체한 물질이 인체에 위해하진 않은지, 안전한지 등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면 친환경제품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잘 전달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아직까지 친환경제품은 높은 가격 탓에 수혜자가 제한된다. 친환경제품은 기존 제품과 가격대가 유사하고, 충분하게 연구돼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이 돼야 한다.

 

Q. 환경독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데

 

A. 그렇다. 환경독성은 연구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하지만 화학물질 위해성에 대한 연구가 나오면 단편적인 연구결과에 고정관념을 가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유해물질이라 생각했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과거 결과에 익숙해져 그릇된 고정관념이 발생할 수 있다.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 안전성, 친환경성은 연구 결과에 따라 변동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물질이 인체에 해가 된다고 결정하고 판단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연구가 요구된다.화학물질에 대한 친환경성 연구결과가 변경되기도 하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종합적인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

 

Q. 올해 계획은 어떤지?

 

A. 2013년 세계독성학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이는 만큼 학문적인 교류, 발전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조직위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정부, 산업계, 시민단체, 언론계까지 참여해 환경독성학과 연구를 한 자리에서 다룰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제품이나 유해물질에 대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인체 안전, 위해와 관련해 분야별로 함께 모여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과 위험전달체계를 마련하고자 한다.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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