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작물 실용화 이후 경작면적 87배 증가해

인식개선 및 새로운 종자 개발 통해 수출 넓혀야

 

농진청 서석철 과장
▲농촌진흥청 생물안전성과 서석철 과장
농업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제서비스(ISAAA) 회장 클라이브 제임스가 ‘생명공학(BT) 작물 실용화 15주년 국제현황 보고’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BT 작물은 29개국 1540만여명이 1억4800만 헥타르에서 경작하고 있으며, 경작면적은 10억ha로 실용화 된지 15년 만에 87배나 증가했다. BT 작물을 재배하는 미국, 캐나다, 인도, 브라질, 중국 등 29개국은 전 세계 인구의 52%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 일본 등과 같이 BT 작물을 수입하는 나라 30개국을 더하면 전 세계 인구의 75%가 BT 작물을 소비하고 있다.

 

말이 10억ha이지 이는 대략 중국이나 미국 국토와 맞먹는 면적이다. BT 작물 전용 경작 면적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인 브라질은 최근 2년 연속, 세계에서 BT 작물 경작지가 가장 많이 확대된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에 전년 대비 19% 증가에 해당하는 400만ha가 늘어나 총 경작면적이 2540만ha에 이르렀다. 브라질은 BT 작물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재배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외국과의 수출 협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현재 전 세계 BT 작물 생산량의 17%를 재배하고 있다.

 

주요 BT 작물 재배 5대 국가로 꼽히는 개발도상국인 중국,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남아공의 2010년 재배 면적은 전 세계 총 재배면적의 43%에 해당하는 6300만ha에 이른다. BT 작물 재배농민 90%가 개발도상국의 소규모 및 자원부족 농민이며, 재배면적 증가비율이 개발도상국에서 훨씬 더 크다는 것은 BT 작물이 미래 세계사회가 직면하게 될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량 자급 및 안보, 더 값싼 식량, 지속가능성, 빈곤과 기아의 감소 그리고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와 같은 문제를 일부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2015 밀레니엄 개발 목표(MDG, Millenium Development Goals)’에 기여할 수 있는 막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BT 작물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산림훼손, 자연파괴 등을 막는데도 필수적이다. 일례로 전 세계 수자원의 75%는 농업에서 소비하는데 2050년이 되면 재래식 농업으론 수자원 부족현상이 도래하게 된다. 또한 유전적으로 병충해에 강한 작물재배가 늘어날 경우 살충제를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재흡수하는 등으로 매년 800만대의 차량의 대기오염을 줄이는 수준의 환경보호도 가능하다.

 

15년이라는 기간 동안 29개국 농민들의 BT 작물에 대한 도입률이 매우 높았다는 것은 BT 작물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왔고,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소규모 및 대규모 농민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이득과 환경적 건강 및 사회적 혜택을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편리하고 유연한 작물 관리에서부터 더 낮은 생산비용, 더 높은 생산성, 재배면적당 더 높은 순수익, 건강 및 사회적 혜택과 지속가능한 농업에 전체적으로 기여하는 기존 살충제의 사용 감소를 통한 더 깨끗한 환경 등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제품에 대한 농민들의 만족도를 반영한다. BT 작물의 계속되는 빠른 도입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의 대규모 및 소규모 농민들, 소비자 및 사회를 위한 본질적이고 지속적인 혜택을 반영할 것이다.

 

지금 국제사회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BT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랫동안 BT 작물에 부정적이었던 유럽도 그 이면에는 많은 연구비를 투자해 미국과의 경쟁에 지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중국은 경작지 감소와 인구증가의 도전을 받고 있어 원자바오 총리가 BT 작물에 대한 연구개발 자금으로 3년간 35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브라질과 인도 역시, 공공연구소의 연구를 강화해 자국 고유의 유전자변형작물을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일본은 유전자변형 카네이션을 상업화에 성공해 현재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다. 이렇듯 여러 국가에서 BT 작물의 개발, 승인 및 도입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표명하고, 재정적·과학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살펴보자. 물론 농촌진흥청 등 국가연구소, 대학 및 관련 민간기업에서 여러 유용 유전자를 이용해 BT 작물을 개발하고 있으며 농촌진흥청에서도 2010년 현재, 19작물 118종, 2가축 12종을 개발했으나 상업화로 승인된 BT 작물은 하나도 없으며 BT 작물 수입 반대 운동 등이 소비자 단체,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이뤄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제 BT 작물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새로운 종자를 개발해 이용하고 수출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막연한 불안감, BT 작물의 식품안전성을 높이고 환경위해성을 줄이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바로 BT기술에 의해 가능하다.

 

BT 작물이 보다 안전하게 미래에 인류와 함께 하기 위해서, 더 나아가 미래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 정부는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사회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과 지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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