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물 절약 등 생활 속 실천이 진정한 환경운동

문화 변화에 대한 전자출판 국내외 표준 마련 필요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환경은 책을 통해서 배우는 걸까. 환경서적의 중심에 서 있는 출판사 에코리브르 박재환 대표는 오히려 환경은 실천을 통해 배운다고 말한다. 약 50여권의 환경서적 출판을 통해 현대 사회가 가지고 있는 환경문제를 다양한 시각을 통해 이야기하는 에코리브르 박재환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주>

 

박재환 대표2.

▲ 에코리브르 박재환 대표

 

Q 환경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환경에 대한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어떤 특별한 계기보다는 오래전부터 21세기는 환경의 시대라는 생각을 해왔다. 지난 2002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출간했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분야에 대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62년 미국에서 출간된 그 책은 ‘환경고전서’라고 불릴 만큼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책을 통해 영향을 많이 받았다. 환경이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제 환경은 빼놓을 수 없는 화두이다.

 

Q 출판 전 책 선정은 어떻게 하나.

 

환경의 시각으로 봤을 때 대중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잘 접할 수 없는 분야에 대해 먼저 생각한다. 환경기본서는 물론 환경경영 등을 비롯해 국민들이 관심이 있지만 보편화돼 있지 않은 분야, 예를 들어 대기오염, 보건위생 등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 대한 책을 주로 선정하고 있다. 환경서적은 어떤 시기나 경제적 이익을 목적에 두고 전략적으로 출간하는 것보다는 사명감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 점점 축소되는 출판시장에서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책의 출판으로 인해 환경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다는 사명감 없이는 살아남기 쉽지 않다.

 

Q 우리나라 ‘환경’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 같은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 ‘환경’은 너무 거창하게 포장돼 있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환경운동에 나서는 것도 ‘환경’이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환경은 바로 ‘생활’이다. 우리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환경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비해 국민들의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되지만 실천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매우 적다. 가까운 예로 벚꽃축제하는 곳만 봐도 곳곳이 쓰레기투성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상당수가 길을 걸으면서 담배를 태우고 담뱃재를 털며, 꽁초를 길거리에 버린다. 아주 기본적인 것들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에코리브르’하면 지난 2003년 발간된 ‘회의적 환경주의자’ 책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

 

출간 이후로 논란이 많이 됐던 책이라 그럴 것이다. 그 책 출간은 환경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보여주고, 서로의 생각에 대해 건전한 대화를 이끌어보고자 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했다. 또한 의도와는 다르게 ‘반환경주의자’로 오해하기도 해 아쉬움을 갖고 있다.

 

Q. 환경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워낙 요즘 사회가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아져서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환경은 ‘습관’이다.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지 않으면 이는 소비생활로 연결되기 때문에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앞서 말한 대로 ‘절약’도 하나의 습관의 일부이다.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으로서 에너지절약, 물 절약 등 절약의 습관화를 통해 이뤄지는 것들이 환경보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Q 인터넷 서적의 붐,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출판분야에 어려움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문화의 변화로 인해 출판분야도 변화를 맞고 있다. 책의 방식이 읽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바뀌고, 책을 덜 읽게 되는 추세이기도 하지만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실용서나 만화 등 전자책의 영향을 이미 많이 받고 있지만 인문, 사회, 과학서 등은 아직까지 종이책으로의 요구가 높다.

 

Q 전자책에 대한 출판분야의 대응이 필요하지 않나.

 

물론이다. 전자출판과 관련해 출판계에서도 다각도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전자출판 표준마련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조차도 아직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출판 콘텐츠 자체도 부족해 국내 표준 마련은 더욱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중금속오염의 진실.

▲ 박재환 대표는 최근 출간한 ‘중금속오염의 진실’을

통해 해양에서 오는 중금속 오염부터 디톡스까지 국민

들이 궁금해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다.

 

Q 최근 ‘중금속오염의 진실’이란 책을 발간했다.

 

환경이 부각되면서 그 범위는 큰 폭으로 확대됐다. 생태학적 환경이나 기술적인 환경은 물론이고 대기오염과 공중보건위생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최근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한 해양오염, 대기오염, 그리고 구제역과 AI 등으로 인한 토양오염 등도 모두 환경문제에 포함돼 국민들의 정보에 대한 요구는 높아졌다. 하지만 대중들이 읽을 수 있는 서적의 범위는 여전히 과거수준을 밑돌고 있다. 대기오염이나 중금속오염의 경우 우리 생활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서울의 대기가 제주도 대기수준만 돼도 우리 수명이 3~5년 정도 연장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우리 생활에 필요한 정보 등도 다양하게 다뤄져야 한다. 이번에 출간된 ‘중금속오염의 진실’은 해양에서 오는 중금속 오염부터 디톡스까지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Q 현재 관심에 두고 있는 환경분야가 있다면.

 

환경보건, 노동, 사회, 식생활 등 환경영역은 매우 광범위하지만 반면, 국가안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환경에 대해서는 이념을 떠나 국가 안보를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생된 자연재해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자연재해에도 관심을 갖고 있으며, 또한 사라져가는 꿀벌을 통한 생태계 재조명 등 다양한 환경분야에 관심을 두고 다뤄볼 계획이다.

 

Q 환경서적 출간,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예전에 내 직업을 모르는 어떤 분이 내게 환경과 관련해 좋은 책이 있다며 책을 소개해주었다. 그 책은 우리가 출간한 책이었다. 그때 ‘아 이래서 내가 환경서적 출판일을 하는구나’라는 보람과 존재감을 느꼈다. 혹자는 ‘환경서적분야는 돈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하곤 한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환경은 누구에게 인정받거나 칭찬을 받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내게 이 일이 바로 ‘환경실천’인 것이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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