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하천.
▲ 미군기지 중앙을 지나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배수로 전경
【칠곡=환경일보】김용웅 기자 =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 일대 약 30만평 이상에 달하는 미군기지안에서 1978년 미군이 월남전에서 사용했던 맹독성고엽제 52톤, 250드럼을 왜관 미군기지 캠프캐롤에 매립했다는 증언이 나옴에 따라 사태의 심각성이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의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불과 630m 떨어진데다, 그동안 기름유출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은 미군기지라는 점에서 더욱 국민적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는 매립한 지 30년도 지난 드럼통의 부식 우려와 함께 고엽제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청난 환경 재앙이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월남전 당시 쓰고 남은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를 모두 바다에 폐기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이번 폭로 이후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또한 1980년대 중반까지 고엽제가 비무장지대에 살포됐던 사실은 이미 밝혀진 바다. 그렇다면 이번 캠프 캐롤에서의 고엽제 매립주장도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당시 ‘에이전트 오렌지’의 매스로 고엽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어, 주한미군의 환경파괴 혐의가 짙은 상황이다.

 

칠곡.

▲ 대구·경북 민주노동당과 대대구환경운동연합회, 주한미군기지

정문에서 고엽제 매립 의혹으로 결의에 대한 기자회견 전경

그 동안 우리정부는 주한미군의 환경파괴 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 미국 정부와 주한미군 측도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은커녕 오히려 환경오염정화 비용을 한국 정부에 떠 넘겨왔다.

 

특히 미군기지 이전사업에서 주한미군은 오염된 기지에 대한 불성실한 조사로 일관하다가 사실상 정화사업의 책임을 우리 정부와 지자체에 넘겨 버렸다.

 

우리 정부 역시, 저자세 대응으로 일관하며 결국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막대한 비용을 국민 혈세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주민들은 애당초 국가안보를 외국 군대에 맡기는 것부터 문제지만,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파괴하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하루 빨리 국정조사단을 구성해 국민생명과 환경을 위협하는 이번 고엽제매립 의혹에 대해 낱낱이 공개해야 할 것이다.

 

kgw6668@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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