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영애 기자] 레이더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전투기나 군함의 움직임을 추적하는데 이용되면서 크게 발달했다. 하지만 당시 레이더에는 전투기나 군함 외에도 강수현상이 함께 관측돼 작전에 지장을 줬다. 이후 기상학자들은 강수현상을 관측하는데 레이더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실시간으로 위험기상을 감시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기상레이더가 담당하고 있다.

 

 기상레이더에 새나 곤충들이 함께 관측돼 기상현상을 구별하는데 혼란을 주기도 하는데 이러한 점을 이용해 조류이동 감시에 레이더를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의 조류 이동 현황이나 개체 수 등에 대한 정보는 사람이 직접 관측해 얻고 있지만 광범위한 지역의 이동 현황을 파악하거나 야간 관측을 할 때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24시간 우리나라 전역을 관측하고 있는 기상레이더를 이용하면 조류관측의 한계를 극복하고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감시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수행한 과거 사례분석을 통해 국내 기상레이더의 조류이동 관측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지난 15일 기상청(청장 조석준)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상레이더를 이용한 조류이동 감시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실시하기로 했다. 향후 레이더 융합행정으로 레이더 관측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이중편파레이더의 도입으로 강수형태 구분이 용이해지면 기상레이더가 자연환경조사 사업의 질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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