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회, 국제사진전 ‘Help Earth’ 개최

공익적 가치 실현 통해 사회적 기여 기대

 

전 세계 인류에게 당면한 ‘환경’이라는 공통의 문제에 대한 논의와 대중적 인식제고를 위해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전 세계 16개국 사진작가들은 ‘Help Earth’라는 환경기획전을 통해 환경문제를 예술로 승화시켜 재해석했다. 전시를 직접 기획·진행한 한국사진학회의 김이삭 디렉터를 만나봤다. <편집자주>

 

김이삭~1.

▲ 한국사진학회 국제사진전시 김이삭 디렉터

 

Q 작가들의 환경에 대한 마인드가 많이 달라졌다.

 

그렇다. 최근 개최한 2011 국제사진페스티벌 ‘Help Earth’ 전시회만 봐도 작가들의 환경에 대한 생각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 세계 16개국의 사진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들은 ‘환경’이라는 인류 공통의 문제를 사진으로 이야기하고 그 해결 방법에 대한 답을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가져온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재앙으로 다가온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있는가? 이와 같은 뉴스에서나 다뤄질 법한 이슈를 사진예술로 풀어내는 경험은 예술이 단지 소수의 만족을 위한 창작물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예술이 가지는 공익적 가치와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Q 이번 ‘HELP EARTH’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우리 앞에는 두 개의 위기가 있다. 하나는 지구 자원이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행태가 그 수명의 끝자락을 앞당기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재해에 관한 뉴스를 종종 접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인간과 자연은 모두 회복 불가능한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있다. 따라서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환경에 관한 논의와 대중적 인식의 확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그것은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전시는 인류에게 당면한 ‘환경’이라는 공통의 문제를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16개국 작가들의 다양하고 독창적인 관점으로 해석한 사진작업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슈에 관한 담론을 확장시켜 ‘예술의 사회에 대한 기여’를 높이고, 환경문제에 관한 세계인들의 공감대를 폭넓게 이끌어 내고자 했다.

 

Q ‘환경’이라는 주제로 진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순수예술사진, 광고사진,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특한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에게 ‘환경’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작품제작을 요청했는데, 이를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부담이 됐다. 그러나 많은 작가들이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전시의 취지를 이해하고 지지해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13.

▲ 국제사진페스티벌 ‘Help Earth’에 전시된 마리아 테레사 폰세(에콰도르)의 작품 ‘Paradise’. 흔히

지구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아마존과 갈라파고스를 비롯한 남미대륙에서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자연이 잘 보존된 장소들이다. 그렇지만 슬프게도 이러한 ‘Mother Nature(만물의 어머니 같은) 대자

연’의 상징적 장소들마저도 이미 심각한 생태계파괴가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면하게 된다.

<자료=한국사진학회>


Q 전시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 것 같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제뿐만 아니라 작품제작과 인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Help Earth’라는 테마에 부합하는 일관성 있는 전시를 기획했다. 포스터, 홍보자료, 작품집 제작 등에 1993년 설립된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국제산림관리협의회)가 인정한 ‘에콜로지 페이퍼(Ecology Paper)’, 즉 석유의존도가 낮고 유독성이 적은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했다. 처음 전시를 기획할 때에는 환경을 고려한 종이라는 것은 누런 재생지에 국한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친환경 종이라는 것은 국제산림기구가 관리하는 일정지역에서 생산된 나무를 벌목해 만든 것이며, 오히려 재생지는 그것을 표백하는 과정에서 유독성분이 사용된다고 한다. 또한 식용으로만 생각했던 콩기름이 인쇄용 잉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점이 가장 신선한 충격으로 남아 있다.

 

Q 전시디렉터로서 환경분야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전시디렉터는 작가들이 그들의 작업 활동을 돕고 무대에서 어떻게 보여줄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를 기획하면서 배운 점이 많다. 디지털카메라의 출현은 유독물질인 필름 현상약품의 사용량을 현저히 줄이는 역할을 했으므로 사실 디지털 사진은 그 자체로도 환경분야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많은 어려움에도 재활용이 가능한 최소한의 재료를 사용해 작품을 만들도록 작가들에게 양해를 구했으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작품집 제작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며 디자인했다. 이러한 노력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른 주제로 기획되는 전시에도 적용해 나간다면 작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개인적으로 작품을 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유능한 작가들을 세계시장으로 진출시키고 작품에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는 외국의 작가를 한국에 소개하는 문화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 가까운 계획으로는 2011년 8월, 영국의 유명 아트큐레이터와 함께 대한민국의 사진작가를 국제 예술무대의 중심부에 소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에 개최된 ‘Help Earth’ 사진페스티벌에 이어 같은 주제로 설치미술페스티벌이 갤러리 이앙에서 8월1일까지 진행된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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