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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부패 국민운동연합 상임의장 손봉호 교수
사회 전 방위에 걸친 부패 친화적 문화

비리가 손해라는 것 알게 해야 근절돼

 

지난 7월22일 우리 사회 독버섯처럼 퍼진 부정부패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회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모여 ‘반부패 국민운동 연합’의 발대식을 가졌다. 청렴하게 살아온 국민들의 의분으로 전개될 이 운동의 상임의장인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Q. 반부패 국민운동연합의 발대 취지는.

 

A. 최근 평창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우리나라는 대외적 위상이 높아졌지만 사회의 각종 부패지수는 심각한 수준이다. 정치인들과 공직자들, 기업, 교육계, 심지어 종교계까지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온갖 비리와 부패 현상은 나라의 근본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위기 상황에 쳐해 있다. 부패는 당장에 손해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 없는 범죄’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잘못 된 표현이다. 부패의 결과는 국가 전체를 약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아랫물은 많이 맑아졌으나 윗물이 아직도 혼탁해 국제적으로는 부패천국처럼 비쳐지는 현실이다. 이러한 탁류를 없애는 일은 절대로 그 물을 흐리게 한 사람들이 할 수 없으며 지위가 높든 낮든 평생을 깨끗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국민들이 힘을 합쳐 우리 사회를 정화해야 한다는 뜻에서 출발한 국민적 운동이다.

 

Q. 우리 사회의 부패를 진단한다면.

 

A. 병은 아파해야 고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부패한 현실을 아파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이 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부패가 사회 발전의 윤활유라고 말하는데 이 윤활유는 쓰면 쓸수록 멈출 수 없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우리나라는 부패 친화적 문화에 익숙해져 있고 사회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 공직사회, 교육, 기업, 국방사업, NGO, 사회복지, 심지어 종교분야 까지도 모두 부패와 비리가 난무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 예로 기업이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것은 뇌물을 받는 쪽이 존재한다는 반증인데 이것만 봐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에 멀었다고 할 수 있다. 부패의 제1의 피해자는 약자이기 때문에 이야말로 정의를 해치는 것이고 민주주의를 진전시킬 수 없는 원인이다.

 

Q. 부패 근절을 위한 대책은.

 

A. 누군가는 제도를 개선하면 해결된다고 말하지만 ‘반부패 국민운동 연합’은 약자를 괴롭히는 것에 대해 의롭게 분노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단순히 분개하는 것을 넘어 연합해야 하고 부패한 사람은 사회에 얼굴 들고 다니지 못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부정을 행함으로써 얻을 이익을 계산하는 데 비리가 손해라는 것을 알게 해야 근절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시민들이 의롭게 분노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나쁜 문화 중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생각을 고쳐야 청렴 사회로 갈 수 있다. 우리 개인의 삶에서부터 법을 지키고 유혹을 물리치려 노력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반부패 국민운동 연합’은 단체 이기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우리 단체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 부패 척결에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반부패 운동이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힘쓸 것이다.

 

Q. 향후 구체적으로 추진할 일은.

 

A. 권력형 부패가 만연해 있는데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의 국가 투명성제고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뇌물과 비리의 정치인은 정치 일선에서 떠나도록 국민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무엇보다 비효율적 국정운영을 하는 정치인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정보를 공개할 것이고 국가 예산과 조세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 또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정치자금 공개와 권력이 기업과 결탁해 뇌물과 청탁이 이뤄지는 것을 철저히 공개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하도록 추진한다. 기업의 비자금조성과 합법을 가장한 불합리한 증여, 독과점 형성, 불법적 내부거래, 비윤리적 고용과 착취, 뇌물로 인한 이익 추구 등을 철저히 공개한다. 국내총생산의 27% 이상인 지하경제를 양성화 해 징세하고 온갖 탈세와 비정상적 경제행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며 이를 저지할 것이다.

 

Q. 끝으로 국민들에게 동참을 촉구한다면.

 

A. 우리부터 뇌물을 주고받지 않으며 청렴 사회로 가기 위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것이고 홈페이지에 예산을 어떻게 썼는지 투명하게 공개해 NGO의 비리가 없도록 하겠다. 언론은 정치인과 유착해 비리와 부패를 용인하지 말고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감당해야 하고 정보공개법을 보완해 철저히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 청년들도 이 운동에 동참했는데 청렴한 리더들이 인정받는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무엇보다 국민들이 불의에 대해 의롭게 분노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yoonjun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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