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지난 7월20일부터 29일까지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별 전국 모든 가축 매몰지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한 결과 태풍과 폭우에도 매몰지 유실, 침출수 유실 등의 피해가 없고 관리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다. 지난 구제역 대응과정을 지켜봐 온 기자로서는 의외의 결과이기도 했다.

 

300만마리가 넘는, 워낙 많은 돼지, 소들이 도축되다 보니 매몰 과정에서 주먹구구식 매몰처리, 상수도 인근에 위치한 매몰지 위치선정 등에 대한 문제가 많아 ‘환경재앙’을 일으킬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 구제역, AI 등 가축전염병 방역체계는 한마디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였다. 매번 사전예방이 아닌 일이 터진 후 부랴부랴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을 꼬집은 말이리라. 이번 올해 초 구제역 홍역을 치르면서 다시 한 번 실감한 것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였다. 구제역은 이미 종식 선언이 됐고 가축을 땅에 묻었다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에겐 가축 매몰지역의 사후 관리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간 매몰지별로 실명제 담당자를 지정해 장마, 태풍, 집중호우 전후에 현장점검하고 필요한 보안조치를 하는 등 매몰지로 인한 환경문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한 많은 공무원들과 관계자의 무수한 땀이 존재하지만, 터를 자리 잡고 사라지지 않는 매몰지의 사후관리는 오랜 마라톤처럼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폭우와 태풍이 지나간 이번 여름은 무사히 잘 지킨 것처럼 앞으로도 돌다리도 한 번 더 두들기고 건너듯, 일회성에 끝나지 않게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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