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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주최로 열린 ‘기후변화 대응 서울시 수방정책 시민토론회’에서 7월 발생한

집중호우 예방 대책을 논의했다.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지난해 9월과 지난 7월 28일 폭우로 도심이 마비되면서 서울시의 수방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2010년 풍수해 저감 종합계획 보고서를 통해 방재시설물을 보강하겠다던 서울시의 발표와 달리 도심이 잠겨 시민들의 불만은 더욱 컸다.

 

올해와 지난해에 내린 비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강우량으로 100년 만에 한번 오는 양이다. 이러한 폭우는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집중호우도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1년과 2010년, 2011년 홍수기(6월~9월)의 총 강수일수 및 총 강수량을 비교한 결과, 2001년 대비 2010년과 2011년 모두 강우일수 및 강우량은 증가하고 지역별 편차는 더욱 커졌다. 2010년은 1시간 지속 강수량에 비해 3시간 지속 강수량이 매우 큰 반면, 2011년은 관악구에 시간당 113mm(100년 빈도)의 집중호우를 기록했고, 지속시간 24시간 이후 100년 빈도를 상회하는 강수를 기록했다.

 

짧은 지속시간에 큰 강우강도가 발생한 2001년, 2010년 사상에서는 내수침수만 발생했지만, 긴 지속시간에 큰 강우강도가 발생한 2011년 사상에서는 제방을 위협하는 홍수위 상승 발생 및 내수침수 구역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기존 빈도해석 기반의 설계 방법의 적절성이 문제되고 있다. 최근 열리 ‘기후변화 대응 서울시 수방정책 시민토론회’에서 세종대학교 배덕효 교수는 “미래기후 시나리오 분석결과 강수의 강도 및 빈도 변화가 급격하게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빈도 해석 기반의 설계 방법의 적절성에 의문”이라며 기후변화에 따른 목표 강우량 설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는 하수도관망을 10년 빈도, 펌프장 및 저류지는 30년 빈도로 설치돼 있다. 서울시는 2010년 ‘풍수해 저감 종합계획 보고서’를 통해 풍수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재시설물 보강, 지역 재해 특성을 고려한 상습적인 재해 취약 요인을 해소하고자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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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서울시에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산사태가 발생해 재산피해는 물론 50여명의 서울시민이

사망했다. 이에 서울시민들과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새로운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역마다 특성 파악해 재해 대비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이고 통합적인 대책 마련보다 지역적인 차이를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 한건연 교수는 “하수관거는 목표빈도를 비롯한 강우량에 대한 해석을 지역에 따라 분석하고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시설용량 확대 및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내린 집중호우의 경우 강수의 지역적 편차가 매우 크며, 총 강우량은 서울, 의정부 및 도봉 지역 등이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3일(7월26일∼28일) 총 강우량이 620mm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날로 관악구에서는 시간당 111mm라는 기상관측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종대학교 배덕효 교수는 “미래 기후 시나리오 분석 결과 설계 강우를 초과하는 강수 발생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후조건에 적합한 구조물 설계방법을 마련하고, 동일 유역 내 각 시설물이 통합적 방재성능을 발휘토록 목표를 설정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설계홍수량 산정 시 설계자의 주관에 따라 결과에 큰 차이가 있는데, 일관성 있는 홍수량 산정이 요구되며, 기존 설계된 홍수량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량 데이터 확보 및 타당성 검토를 강조했다.

 

저지대층 위험관리 여전히 미흡

 

올해 집중호우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시민은 저지대층 거주 시민이라고 하겠다. 지하나 반지하에 거주하는 것 뿐 아니라 우면산 산사태로 집이 휩쓸려 5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 우면산 산사태는 우면산의 대부분 급경사지 붕괴부는 지형적으로 강우 유입이 집중되는 계곡부를 형성하고 있으나, 배수시설이 미흡해 지표수가 모두 법면 내부로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형촌마을 거주자라는 한 시민은 사고 상황을 설명하며 “산사태뿐 아니라 고지대에 흘러내려오는 물을 배수시설이 감당하지 못하고 넘치는 경우도 있다”며 “시정부에서 저지대 홍수를 막기 위해 배수시설을 확대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서울시 도시안전본부 고인석 국장은 “고지대의 물이 저지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중상류 지역 고지대에 저류조를 만들고, 빗물이 투수하는 면적을 늘려 비 피해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사태 피해 예방에 대해서도 “선별적 예보 시스템 구축 및 기후변화에 따른 수방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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