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한강르네상스사업이 토목, 전시성 사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업을 검토·감시하기 위한 행정특위가 마련됐다. 최근 서울시의회는 ‘한강르네상스 특혜 및 비리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운기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강르네상스사업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토건, 전시성 사업으로 지난 5년 동안 5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서해뱃길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250억원의 시재정과 1373억원의 민간자본이 투입될 것”이라며 “한강르네상스에 대한 공과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한강을 어떠한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줄지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강르네상스사업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평가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지나친 토목사업과 예산 낭비를 지적하고, 생태적인 한강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강르네상스사업은 1986년 한강종합개발사업 완료 이후 최초의 종합계획으로 한강 전체와 그 주변까지를 포함한 공간계획이며, 2007년부터 2030년까지 약 20년 동안 3단계에 거쳐 진행되는 사업이다. 민선4기 시장으로 취임한 오세훈 전 시장이 ‘훼손된 가치의 회복, 새로운 도시 수변문화의 창조’라는 기조 하에 진행한 사업이다. 현재 1단계 사업 종료 후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르네상스사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사업은 서해뱃길 조성사업이다. 서울시는 경인운하를 한강까지 이어 국제관광크루즈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울시의회에서는 경제성이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오승록 의원.

▲오승록 의원은 “서울시 서해뱃길조성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며 사업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서울시의회 오승록 의원은 “서울시에서는 서해뱃길조성사업에 대한 감사원 검사 결과에서도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된 바 있으며, 경인운하 조성사업 또한 시행사인 수자원공사에서 국고보조 5300억원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에서 내세운 중국신흥부자 유치라는 국제관광크루즈 사업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민간사업조차도 25년간 적자를 예상하고 있으며, 국내관광크루즈의 경우에도 인천항을 모항으로 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큰 이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경제적 타당성이나 환경파괴 문제가 산적돼 있다”고 지적했다.

 

“사전조사부터가 잘못됐다”

 

한신대학교 임석민 교수는 ‘서해주운사업에 대한 기본설계 보고서’의 타당성을 문제 삼으며 “잘못된 수요예측 분석자료를 서해주운사업 타당성에 대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석민교수.

▲임석민 교수는 ‘서해주운사업에 대한 기본설계

보고서’의 타당성을 문제 삼았다.

임 교수는 “기본설계 보고서에서 한강-서해의 선박운항시간이 1.5시간일 때 서울항 국제 여객수요를 내외국인을 더해 30만명 이상, 하루 1000여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항공운임이 부담돼 인천항을 출입하는 승객들이 서울항을 이용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6000톤 미니크루즈는 운임이 높고 서울-인천 구간의 항해 시간이 5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서울항을 이용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서해연결주운 기반조성 기본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서울항 예상 이용객은 30만8219명이며, 꾸준히 증가해 2030년에는 60만2867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강~경인운하~서해까지 선박운항시간은 3시간은 족히 걸리며, 미니크루즈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5시간 이상 배를 타야하기 때문에 이용객이 과장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수상사업본부 이택근 본부장은 “보고서 해석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임 교수의 지적에 반론했다. 이 본부장은 “한강은 서울이 팽창하면서 개발이 시작됐으며 연중 655회의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소개한 뒤 “경제 타당성 분석에 포함된 대상은 국제여객선과 수상버스뿐”이라며 “하루 여행하는 연안관광은 수요 예측은 했지만, 경제 타당성 조사 계획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본부장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도 한강 주운수로에 어느 배를 띄우느냐의 차이로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 같다”며 “크루즈 뿐 아니라 수상택시·버스 등 불특정 다수를 활용할 경우 경제성을 교통학계에 의뢰해둔 상황”이라며 연말 결과에 따라 주운수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한강 모색해야

 

토론회 참석한 전문가들은 과도한 예산을 도입한 시설을 철거 또는 개조하고 환경성을 대폭 개선하는 등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환경운도연합 염형철 사무처장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현황에 대한 엄밀한 파악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 상황으로는 관리 및 보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한강 생태계의 복원과 전통적인 하천 이용문화의 회복도 불가능하므로 근본적인 재편을 두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립대학교 한봉호 교수도 자연으로서의 한강을 강조하며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생태적 한계를 지적했다. 한 교수는 “한강르네상스사업은 한강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방향으로 전제됐어야 한다”며 “한강르네상스사업이 올바르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밀한 한강생태 조사를 통한 생태공간과 이용공간을 구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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