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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브라운 소장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지구온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기상이변이 발생하면서 환경오염뿐 아니라 물부족, 파탄국가 증가, 식품 급감 등 새로운 안보 위협이 등장했다. 이에 지구정책연구소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세계를 벼랑으로 향해 몰고 가는 것은 경제를 부양하는 자연파괴와 기후체계의 교란이므로 이를 되돌려야 한다”며 플랜B를 제안했다. 최근 ‘앵그리 플래닛’을 출간한 저자를 기자회견장에서 만났다.<편집자주>

 

워싱턴 포스트가 선정한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앵그리 플래닛 – 뜨거운 지구가 보낸는 냉혹한 경고’를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군사 안보가 주된 위협인 시대를 지났다. 기후변동성, 물 부족, 인구 증가, 기아 확산, 파탄 국가가 새로운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위협을 벗어나기 위해 플랜B를 제시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플랜B는 ▷2020년까지 지구탄소 배출량의 80%를 줄인다 ▷2040년까지 세계 인구를 80억명 수준으로 안정시킨다 ▷가난을 근절한다 ▷숲, 토양, 대수층, 어장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에 나서고 있지만, 80% 감축이 무리라는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2020년까지 80% 탄소 저감을 한국 단위로 환산한다면 탄소 농도를 800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후 추가적인 400~350으로 계속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탄소를 80% 저감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노력이 어렵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지구가 직면한 문제에 직결하게 된다”며 경고했다.

 

브라운 소장은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7m나 높아진다. 하지만 1m만 높아져도 방글라데시의 농경지 50%는 사라지며, 베트남 메콩강 지역도 잠겨 아시아에서 생산하는 식량이 대폭 감소하게 된다. 또한 해수면이 7m 높아진다면 모든 해안 국가들은 사라질 것이며 1억명의 기후 이민자가 방황할 것이다. 정확히 빙하가 언제 녹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빙하가 녹은 이후에는 우리는 그 어느 것도 구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LED조명으로 교체시 전력 90% 절감

 

브라운 소장은 탄소 감축을 위해 가장 먼저 손 봐야 할 것으로 조명과 자동차를 꼽았다. 조명의 경우 기존에 있어 백열등이 형광등으로 바뀔 때 전력 소모 70%까지 줄어들며, LED 조명으로 교체하고 모션센서 시스템까지 연계한다면 전력의 90%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자동차는 엔진 기관을 내연기관으로 바꾸면 에너지 사용을 2/3로 줄일 수 있다고 브라운 소장은 설명했다. 그는 “하이브리드든 전기차든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를 통해 큰 효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의 경우 신재생에너지가 도입돼 있다는 전제하에 친환경에너지로 발전한 전기를 사용한다면 매우 저렴한 연료비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는 가장 친환경적이며 효율적인 수단

 

하지만 그 보다 더 좋은 이동수단으로는 자전거를 꼽았다. 기자회견 당시에도 브라운 소장은 검은 양복에 하얀 운동화를 신었다. 방한한 이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으며, 미국에서도 항상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주로 이용하는 브라운 소장에게는 독특한 연비 계산법이 있다. 바로 ‘감자 연비’다. 자전거나 도보는 자동차처럼 석유로 연비를 계산할 수 없어 감자로 연비를 환산한다고 했다. 그의 연비 기준에 따르며 자전거는 감자당 7마일을 갈 수 있으며, 걸을 경우 2.5마일을 이동할 수 있다. 브라운 소장은 “자전거는 충분히 친환경적이며 효율적인 이동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운 소장은 “최근 서부국가를 볼 수 있듯이 자전거를 사용할 수 있는 친화적인 도시가 세계적인 도시 트렌드다.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도시 자전거길, 보행 편한 보행로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브라운 소장은 자전거 공동 사용프로그램 도입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여가 중심의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고 있는 우리나라 정책에 대해서는 다른 이동수단과 자전거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브라운 소장은 “걷기엔 멀고, 차로 이동하기엔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지하철을 이용해도 가까운 거리를 돌아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 자전거를 이용하면 이동의 편리성을 높여준다. 또한 이러기 위해서는 자전거 길 간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교통 시스템 내에 자전거를 통합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급증하는 인구 증가 억제해야

 

브라운 소장은 환경문제를 기업, 에너지 문제로만 보지 않았다. 급증하고 있는 파탄국가로 인한 인구 급증을 지구의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의 저서 ‘앵그리 플래닛’ 자료에 따르면 파탄국가 상위 20개국에는 소말리아, 차드, 수단, 짐바브웨 등이 있으며 북한도 19위이다.

 

브라운 소장은 “파탄국가 20개국 중 상위 17개국은 급속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2억 1500만명에 달하는 여성들이 가족계획을 할 수 없는데, 이들에게 가족계획을 제공한다면 세계 인구 증가가 통제되고 파탄국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소장은 가족계획 예산으로 24억달러 정도를 예상했다. “가족계획 예산은 파탄국가의 정치를 안정시키고, 안보를 지키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 또한 예산비도 국방예산(70000만 달러)에 비하면 매우 적은 예산”이라고 말했다.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우리의 과제는 플랜B를 단순히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다하기 전에 환경 쇠락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속히’ 착수하는 것”이라며 ‘관중스포츠’가 아닌 ‘참여 스포츠’로서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센터 해외 이사인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월드워치연구소와 지구정책연구소를 세웠으며 워싱턴 포스트에서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선정했으며, 캘커타 텔레그래프지는 ‘환경운동의 구루(Guru)’로 선정하기도 했다.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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