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질불량 숲 등 자원 활용가치 낮은 산림 면적 높아

산림청, 권역별 1500ha로 채종원 추가 조성에 나서

 

산림품종관리센터 이갑연 센터장.

▲ 산림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이갑연 센터장

 

사람과 숲은 어떤 관계일까? 우리는 공기의 소중함을 평소 잘 느끼지 못하지만 공기가 단 몇 분간만이라도 없다면 어찌 될 것인가? 사람과 숲의 관계가 그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나무 한 그루 없는 사막을 생각한다면 푸른 숲은 우리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숲을 이루는 산림은 인류생활에 필수적인 목재와 과실 등 임산물을 직접 생산하는데 이의 경제적 가치는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4조원에 달하며, 이외에 수원함양, 공기정화, 토사유출방지, 산림휴양 그리고 산림경관 등 다방면으로 공공의 이익을 베풀고 있다.

 

이와 같은 산림의 공익적 기능에 의한 유·무형의 혜택은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약 7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특히, 수원함양은 전체의 25%로 역할이 가장 크다. 풍성한 숲은 많은 양의 빗물을 상당 기간 저장했다가 흘려보내 홍수와 갈수를 조절하는 녹색댐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산업화 시대에 있어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해 숲은 탄소흡수원으로서 대응하게 돼 그 기능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 등 위기의 지구환경에 대한 산림의 역할이 중요시되기에 UN은 2011년을 세계 산림의 해로 지정했다. 산림당국은 현재 산림비전을 사람과 숲이 어우러진 풍요로운 산림복지국가에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과거 헐벗은 산야로부터 국민적 노력에 의해 녹화에는 국제적으로도 성공했으나 나무 형질이 불량한 숲 등 자원의 활용가치가 낮은 산림이 아직 전국적으로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산림자원으로서 효용과 가치가 높은 숲을 만들기 위해서는 숲의 조성에 필요한 종자의 공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산림사업육종과 공급을 위해서 우량종자를 생산 공급하는 채종원(採種園)을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 먼저, 대상 수종이 자생하는 전국의 분포지로부터 자람새, 모양 등 형질이 우수한 나무(수형목, 秀型木, Plus Tree)들을 선발해 이 수형목들을 복제(무성번식)한 개체들을 일정한 장소에 심어놓은 인공림으로서 일종의 산림종자생산용 과수원이다. 여기서 대량 생산 보급되는 개량종자는 산지조림용 우량 묘목의 번식 씨앗으로 쓰인다. 즉 채종원은 풍요로운 산림을 위한 녹색 터전이 되는 것이다.

 

산이 우거져서 목재를 생산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30~70년), 이때 통직하고 품질 좋은 목재는 우량목에서 나오고 이 우량목은 좋은 씨앗으로부터 나오게 되는 만큼 종자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임목육종에 관한 연구결과 전술한 채종원산 종자는 일반산 종자 대비 재적생장에서 약 20~40%의 개량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채종원은 산림청에 의해 1968년 이래 지금까지 강원 강릉, 충북 충주, 제주 서귀포 등 전국 6개 지역 740ha에 소나무 등 59수종이 조성됐으며, 채종원에서 그동안(1976~2010) 약 20만톤의 개량종자가 전국 산림사업지에 공급됐다(약 16만ha 숲조성 분량). 그동안 이 채종원 수종들의 대부분은 잣나무 등 침엽수가 주종을 이뤘으나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 상황에 따라 바이오에너지원, 탄소흡수원 및 웰빙문화 확산 등에 의해 다양한 활엽수의 조림수요가 새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는 산림용 우량종자 생산, 품종 심사․보호, 유전자원관리 등 산림품종에 관한 국가 관리기관으로서 특히 채종원 등 산림종자공급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이 센터는 위와 같은 새로운 조림수요에 대비하고 산림사업용 종자를 100% 전량 개량된 채종원산으로 보급하기 위해 채종원을 현재 740ha에 새로 760ha를 추가 조성해 2025년까지 북부, 남부 등 전국 4개 권역별 1500ha로 확대할 계획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추가 조성할 채종원은 소나무, 편백 등 고급 목재의 용재 수종, 백합나무 등 속성 바이오순환림 수종, 가시나무류 등 기후변화 대응의 난내수종, 그리고 잎 면적이 넓고, 토양을 비옥하게 하며 탄소흡수력이 뛰어난 참나무류 등이 그 주요 수종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충주, 서귀포 등 3지역 채종원에 거제수나무, 굴참나무 등 활엽수 4.3ha와 붉가시나무 등 난대 상록수 5ha 등 9.4ha의 채종원을 새로이 조성했다.

 

이와 같은 채종원 확대 사업이 모두 차질 없이 수행돼 채종원산 개량종자가 전국 산림사업지에 공급되면 우리 숲은 우량한 종자에 의해 더욱 풍성하고 건강한 숲으로 우거져 이에 따라 고급목재를 생산하는 역할 외에 홍수와 갈수를 조절하는 수원함양 기능, 공기정화, 삼림욕 등에 의한 웰빙건강 기능 등 우리 공공에 주는 산림가치가 크게 향상돼 산림유토피아를 이상으로 하는 ‘사람과 숲이 어우러진 세계 일류 산림복지국가’로 가는 길이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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