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진출, 선진기술과의 격차해소가 관건

국가 및 기업 간의 네트워크 구축 이뤄져야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국내 환경산업시장 규모는 지난 1999년 기준으로 세계 환경산업 시장의 2%에 해당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9년 시장규모는 44조에 달하며 높은 시장성장률을 보였다. 우리나라 환경산업육성 및 녹색기술의 개발·보급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의 석승우 팀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석승우 팀장2.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수출지원팀 석승우 팀장

 

최근 20여년간 국내 환경시장은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최근의 환경설비업은 국내 환경기초시설의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 가고 있어 시장성장률은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석승우 팀장은 환경산업시장에 대한 설명과 국내 시장 현황으로 말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환경산업은 일반적으로 전통적 환경시장과 신규 환경시장으로 크게 구분되는데 폐기물이나 수처리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이 전통적 환경시장이라고 한다면,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상품 등이 신규 환경시장에 속합니다. 우리나라의 정수장, 하수처리장과 같은 환경기초시설은 이미 구축돼 있기 때문에 전통적 환경시장보다는 새로 투자되는 태양력, 풍력, 바이오매스 등의 신규 환경시장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환경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2012년 앞두고 있는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이다. 국내 환경시장은 RPS 도입을 앞두고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창출로 2012년까지 4조1000억원, 2022년까지 총 54조원 규모의 시장이 창출돼 국내업계에 대규모 투자촉진을 유도해 산업육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환경시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환경시설이 구축되지 않은 해외 국가로의 진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거죠.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RPS 도입을 앞두고 태양광, 풍력 등은 물론 바이오매스 등 자원이 풍부한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의 진출로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기술의 강점 부각이 성공의 열쇠

 

현재 해외 환경시장은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이 환경기술 개발 및 자국기업의 해외진출에 주력해 전체 환경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석 팀장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그리고 중남미 지역으로의 진출도 중요하지만 아울러 선진기술과의 격차해소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환경기술이 많은 성장을 거듭했다고 해도 아직까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향후 녹색기술 선정 및 육성을 통해 선진국과의 경쟁을 통해 그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반면 우리만의 장점 또한 존재합니다.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우리의 전통적인 환경시장관련 기술은 동남아시아와 같은 개도국에 적용이 오히려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죠. 막 여과(멤브레인)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세계 수처리 시장의 경우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국가에서는 그런 고비용을 요구하는 하이테크 기술보다는 기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죠.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폐수처리 등 경제적이고 신속한 수처리 기술을 통해 강점을 살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소위 뜨고 있는 환경시장으로 단연 ‘중국’을 꼽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에너지절약형 환경산업시장은 5년 뒤면 3조위안(49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못지않게 새로운 환경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 바로 ‘중남미’이다. 최근 중남미 각국의 빠른 경제성장과 정치 안정화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이 커지면서 중남미 국가의 환경시장에 대한 투자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남미 국가 중에서도 브라질은 가깝게는 2012년 ‘리우+20’, 그리고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그에 따라 국가의 가장 큰 과제로 환경인프라 구축을 꼽고 있습니다. 이에 브라질 환경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남미 경제성장 및 FTA가 시장문턱 낮출 것”

 

브라질의 경우 상하수도와 매립장과 같은 환경산업이 자국의 기업에게 우선순위를 주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의 환경진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의 압축성장, 한국식 환경인프라는 이제 성장을 시작하는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있어 환경산업과 관련해 한국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다. 또한 최근 진행되고 있는 페루, 칠레 등의 FTA는 중남미 시장 진출의 문턱을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중남미 국가와의 네트워크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향후 환경산업의 성공적 진출을 위해서는 국가간의 환경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정책 지원 등을 통해 국가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업들간 소통의 자리 마련 등 행정적, 경제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브라질 (1).

▲브라질은 남미 최대시장으로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개최가 예정됨에 따라 상하수

도, 폐기물관리 등 환경 인프라의 수요가 급증해 유망한 환경시장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진=한국환경산업기술원>


현재 우리나라 환경산업 중 해외사업을 진행·준비 중인 기업은 30% 정도이다. 국내 시장엔 한계가 있다는 위기의식을 기업들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시장의 포화상태로 인해 해외 환경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시점에서 개발 잠재력 면에서 대안으로 꼽히고 있는 곳이 바로 검은 대륙 ‘아프리카’이다. 아프리카 투자는 지난 2009년 세계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다시 재도약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 튀니지, 리비아, 알제리와 같은 북아프리카는 중동시장과 같은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한 시장이 활성화돼 있으나 사하라 이남 지역의 경우 다른 국가들처럼 활성화되기에는 아직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민간투자사업의 형태가 아닌 ODA(대외 경제원조자금), 국제개발기구 등을 통한 플랜트 사업형태로 접근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 해외 환경산업에 대해 관심은 많은 반면 아직까지 기업차원에서의 선투자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보완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는 중소기업들이 해외기업 진출에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기술원은 지난해 50여개 환경기업의 수출을 지원한 결과 32개국에서 2150억원 상당의 수출계약을 달성했다. 또한 올해는 전년대비 40% 증가한 3000억원 이상의 수출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역량이 안 되는 기업, 짧은 시간 만에 진출을 꾀하는 기업들이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우리만의 기술, 제품의 경쟁력을 통해 진출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중남미 환경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술의 경쟁력’입니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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