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준과장.
▲코트라 아시아팀 박민준 과장
중앙 및 지방정부 정책 변동 지속적 관심 필요

인지도 제고 위해 대중소 동반진출도 방법

 

 

환경이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의 산업구조상 환경산업 역시 수출이 핵심이다. 2006년 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4년6개월 간 인도에 파견돼 시장조사를 수행하고 국내 중소기업 마케팅 진출을 지원한 코트라 아시아팀 박민준 과장에게 인도 환경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환경일보 정윤정 기자] 인도에서 녹색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분야는 재생에너지 산업, 산업 에너지 효율화 기술, 친환경 차량 개발 기술, CDM(청정개발체제) 사업 등이다. 녹색시장 중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분야는 신재생에너지부가 관장하는 재생에너지 산업이지만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

 

인도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살펴보면 선진 외국 기술과의 협력 및 이전에 대한 지원과 장려책이 정책에서 결여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석탄을 활용한 화력발전대비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커 성장 잠재력 대비 동 분야의 실제 성장이 더디기도 하다. 재생에너지 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지닌 지역은 대부분 실제 에너지 소비지역과 원거리에 위치해 있어 그리드 보급률이 낮고 에너지 손실이 높아 투자가 지연되는 점이 많다.

 

LCD에 강한 한국, 태양광 패널 유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는 재생에너지 산업에 2030년까지 2조 달러를 투자해 200GW 용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 박민준 과장은 “한국과 인도의 에너지 협력이 유망한 분야 중 태양광은 현지 PV 생산 기술 등이 낙후돼 있어 LCD 패널 생산 등으로 패널 생산에 강점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 분야 기술 수출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인도정부의 태양광 분야 발전 목표 대비 실제 발전 용량이 매우 뒤쳐져 있어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인도 주정부의 투자 인센티브 등도 협상해 볼 수 있어 향후 협력 가능성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는 주 정부와 지방정부의 의견이 다르기도 해 시장 진출 시 주의가 필요하다. 박 과장은 “태양광 등은 중앙정부 정책을 기반으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많은데 중앙정책도 예산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변경 가능성이 많아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인도 정부에서 발표하는 내용들이 실제로 실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폐기물 산업이나 정책 등에 대해서도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락앤락 등 단독진출 성공하기도

 

국내 기업들 중 인도 현지 시장 진출에 성공한 업체들은 삼성, LG, 현대 3개사가 대표적이며 현대자동차의 경우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여전히 인도에는 한국 기업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인도 현지에서 느낀 한국 브랜드 인지도에 대해 박 과장은 “일부 대기업이 진출해 있기는 하지만 한국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적다보니 관심도 부족하다. 중소기업 진출 사례는 많지 않은데 대부분 대기업의 협력사 개념으로 동반진출 했다. 락앤락, 의류업체, 섬유업체 일부 기업들이 단독진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브랜드인지도가 낮은 것도 시장 진출의 장애 요인이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인도는 가격경쟁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닌 내수시장 선점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인프라가 열악한데 비해 국토가 넓다보니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고 조세가 높아 세금도 많이 책정된다. 게다가 마케팅 비용도 높아 웬만한 중소기업들은 엄두를 못 낸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들의 진출 방향에 대해 박민준 과장은 “연락사무소나 지사와 같은 개념으로 진출해서 점차 파이를 키워갈 필요도 있다”고 조언한다.

 

한-인도 세파(CEPA) 협정이 발효된 지 2년째인데 65% 품목의 관세를 8년에 걸쳐 철폐하기 때문에 발효 8년차가 돼야 기본관세가 완전 철폐되고, 이 시기쯤이면 대·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주의·종교 등 문화 존중해야

 

인도는 고유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현지의 상권과 관습을 잘 파악해 현지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박민준 과장은 “한국이나 해외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인도 현지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야 하고, 조직운영과 프로세스도 현지화해야 한다. 인도의 문화는 가족주의적이고 조직 문화 또한 한국과 매우 다르다. 조직문화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한국의 종업원에게 요구하듯 조직에 대한 충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행사를 마련할 때 종업원과 가족을 초청하는 경우도 많고 가족 대소사와 경조사에 참석하는 전략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종교가 매우 다양하고 사회 전반을 지배하기 때문에 각 종교의 문화를 이해하고 종교간 갈등을 인식하며 종업원들의 종교를 존중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한국기업인 삼성, LG, 현대는 속도가 느린 인도에서 단독 투자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현지 대처를 통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선점할 수 있었다. 한편 중소기업 중 틈새시장을 겨냥한 사례들이 있는데, 락앤락은 점심에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을 위해 국물이 흐르지 않는 도시락 식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에 없던 상품인 초코파이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CJ, GS홈쇼핑이 진출했는데 이를 통해 빨래건조기, 직화구이 냄비, 프라이팬 등 인도에 없던 한국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고품질, 고가제품을 만드는 국내 중소기업이 인도 진출을 상담하는 사례가 많은데 인도는 아직까지 저렴한 기능성 제품을 요구하기 때문에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프리미엄 시장은 유럽과 미국 제품이 선점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

 

향후 인도 산업에 대해 박 과장은 “지금은 도로인프라, 상권 분리 등의 이유로 유통이 쉽지 않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최근 열악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전력, 재생에너지, 도로, 항만 등에 투자하고 있고, 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유통분야는 아직 재래시장 형태인데 향후 개방되면 유통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통신 분야에서도 아직 보급률이 10% 미만이나 4G가 도입돼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선을 건너뛰고 무선으로 바로 보급될 것이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 인터넷 포털 등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oonjun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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