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태풍은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이 17m/s 이상의 폭풍우를 동반한 열대저기압을 말하는 것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적가 강력한 태풍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한반도에서 장마와 태풍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곳인 제주도에 위치해 태풍의 신속하고 정확한 예보를 위해 노력하는 국가태풍센터 김태룡 센터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자연재해 피해 중 60% 차지하는 위협 기상현상

‘5일예보’ 통해 태풍에 선제적 대응 가능해져

 

국가태풍센터 김태룡 센터장 02.

▲ 국가태풍센터 김태룡 센터장 

 

우리나라는 대륙과 해양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상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연중 태풍, 집중호우, 대설 등 위험기상이 빈발하고 있다. 그중 태풍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매우 위협적인 기상현상이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도 강력한 태풍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태풍 ‘루사’, 천문학적 재산피해 초래

 

“지난해 2011년 한반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태풍은 3개였고, 한반도 주변을 지나며 풍랑이나 강풍 등의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도 여러 개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 발생한 ‘무이파’나 ‘메아리’ 등은 한반도를 지나 서쪽을 지나면서 북한에도 큰 영향을 미쳐 많은 인적경제적 피해를 초래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2년 발생한 태풍 ‘루사’는 최근 10년 중 발생한 가장 최악의 태풍으로, 5조1479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초래했다. 이는 당해연도 국가 R&D 총 예산 5조1466억원을 초과하는 천문학적 금액이었다. 또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도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많은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초강대국도 강력한 태풍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자연재해피해현황.

▲ 최근 1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재산피해 현황(1999~2008년)

<자료=중앙재난대책본부>

“더 우려되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크기나 이동경로 등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경험하지 않은 극한기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기존보다 더욱 강력한 태풍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국가태풍센터는 이런 태풍 발생에 대비해 위험기상 조기경보체계 기반을 확충, 태풍을 집중적으로 예보하고 분석, 연구함으로써 태풍에 대한 재해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태풍센터가 태풍 이동길목이기도 한 제주도에 설립된 것도 신속하고 정확한 태풍예보를 위해서이다.

 

기후변화로 태풍 변동폭 점차 커져

 

“북서태평양에서 한 해 평균 20~30개의 태풍이 발생되고 그 중 2~3개는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라 과거보다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365일, 24시간 감시로 좀 더 신속하고 정확한 예보를 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은 태풍과는 무관한 계절이라 생각해 태풍감시도 중단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여름과 같은 실질적으로 태풍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태풍에 대한 추적·감시·분석·예측을 하지만 겨울을 비롯한 평상시에도 한반도 주변 및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태풍을 감시할 뿐만 아니라 태풍에 대한 단·장기 기본계획 수립 및 북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 감시, 태풍위원회 총회 등 국제협력을 통한 국가간 기술·정보교류, 태풍예보의 오차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선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기후적 특성에 따라 여름보다는 겨울에 태풍 발생횟수가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12월 필리핀에서 발생한 태풍 ‘와씨’로 인해 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한 것처럼 365일 태풍감시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태풍의 이동경로와 강도 등을 감시하고 그것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닌지 등을 분석·예측하고 있습니다. 태풍의 불확실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계절과 상관없이 더욱 감시를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국가태풍센터는 지난해 ‘5일 예보’를 시범운영하고 올해부터 본격 시행에 나섰다. 이는 기존의 태풍예보에서 한 차원 더 강화된 것으로, 기존 ‘3일 예보’를 발표한 뒤 30분 이내에 5일 예보를 추가로 발표하는 것이다. 비록 5일 예보가 오차의 범위는 높지만 태풍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려주는 만큼 태풍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 확보 차원에서 매우 유용한 정보임은 틀림없다고 김 센터장은 강조한다.

 

가뭄해갈·적조현상 해소 등 긍정적 역할도

 

2011년 태풍무이파 천리안 위성-.

▲국가태풍센터는 올해 태풍 ‘5일 예보’의 본격 시행

을 통해 불확실성이 높은 태풍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발생한 태풍

 ‘무이파’의 위성사진. <자료=기상청>

“태풍이 위험기상의 대표적인 기상현상이긴 하지만 오로지 부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태풍에 대한 생각을 뒤집어 보면 강력한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전 지구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는 저위도의 과잉에너지를 에너지가 부족한 고위도로 수송해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가뭄인 지역에는 가뭄을 해갈해주는 수자원 확보 역할도 하는 등 환경적·경제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아울러 태풍은 바다의 적조현상 해소 및 공기 중 섞여 있는 오염물질을 날려주는 등의 효과도 있다. 이처럼 태풍이 긍정적인 역할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이에 대한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김 센터장은 강조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피해가 발생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지만 태풍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태풍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태풍이 결코 두려워만 할 대상은 아니라는 거죠. 이를 위해 우리 센터도 정확한 태풍예보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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