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민선 기자】 세계 곳곳에서 잦은 기상이변이 발생되면서 기후변화 예측 정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은 이미 기상정보를 활용해 높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기상산업의 발전이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기상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편집자 주>

 

기후변화 인류의 삶 전반 영향

 

세계 경제의 80%가 기상변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정보 활용에 대해서는 정작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한국기상산업진흥원 박광준 원장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아직은 급격하지 않지만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사과, 녹차 등의 과일 주산지가 북상되고 제주도 농산물 생산지 역시 북상하고 있는 것은 기후변화가 농업 전반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날씨파생상품 이용비중

▲ 날씨파생상품 이용비중을 분석한 위 자료에서 에너지, 농업,

소매업 등의 순서로 날씨 정보 이용 비중이 나타났다.

<사진=기상청 제공>

보통 기상청에서 기상예보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 하지만 기상청에서는 기상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다. 기상산업은 기상예보, 기상장비, 기상컨설팅, 기상감정 등을 다루고 이 중에서 기상장비와 작업공정, 품질, 원가관리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한 날씨 컨설팅이 예보에 비해 많을 활용도를 보이고 있다. 기상을 산업적 활용으로 인한 매출액을 따져도 기상장비와 컨설팅이 우수하다. 반면 기상예보는 수요가 많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지 않아 저조한 매출을 보이고 있다.

 

박 원장은 “나열된 각각의 기상산업 역시 아직은 문제점과 보완점이 상당한 것이 사실이다”면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보이고 있는 기상장비업의 경우 수입의존도가 높아 국산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부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농업, 기상정보에 민감

소기후

소기후

▲ 토지를 대상으로 하는 농업 분야에서는 미기후보다 대단위를

다루는 소기후 조사가 중요하다. <사진=기상청 제공>

한편 기상정보는 다른 분야에 비해 농업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다. 농업은 일반적으로 식물의 생장과 관련한 활동이 대부분이라 이를 위해 미기후와 소기후에 대한 정보가 필수다. 특히 개체온도는 주변과 복사, 대류, 전도에 의한 에너지교환의 결과로 식물체의 대사반응 예측을 위해 미기후보다 한 단계 상위 규모인 소기후가 소중한 정보로 인식되고 있다.

 

경희대학교 윤진일 교수는 “소기후는 토지기후라고도 하는데 농업은 토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위 토지의 경관 특성이 반영된 소기후 조사가 중요하다”면서 “소기후 측정은 자연에서 얻은 경험을 상세 지리공간정보의 도움을 받아 수치모형으로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림생태, 토양/수분, 병해충 잡초, 병해충, 작물 모형 등의 소기후 모형의 예를 들면서 이를 통해 생태계절, 생산성, 작황, 품질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포트래치 의류 영향 분석

▲ 국내외 연구를 통해 기상 요인이 소비자 행동과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 사진은

의류 부분에서 날씨에 따른 소비자 욕구 품목에 대해 분석한 것. <자료=기상청 제공>


 

농업 외에 의류 산업에서의 기상정보 활용도 눈의 띈다. 기상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욕구와 구매 행태를 마케팅 계획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포트래치의 강문정 박사는 “대중들이 기상 정보의 중요성에 관해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경영에 활용할 생각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임계온도나 상품별 판매 데이터 등의 축적을 통해 의류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트래치
▲ 포트래치가 개발한 날씨 변화에 따른 판매 예측 모형을 S/W로 만든 자료. <사진=기상청 제공>

 

 

포트래치는 이미 날씨 변화에 따른 판매 예측 모형을 S/W로 개발한 상황으로 이것은 기상 마케팅 컨설팅의 보조 자료로 매우 높은 활용도를 나타내고 있다. 포트래치는 모형을 이용해 타 기업체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지표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을 통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에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

 

날씨는 전체 산업의 80%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일부 산업과 업체에 국한해 날씨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기업들이 날씨 정보를 활용해 제품의 매출을 극대화하고 기업의 이윤 증가를 위한 전략적 정보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기상산업은 농업, 건설, 유통, 의류 부문뿐만 아니라 보험, 금융 쪽에서도 날씨보험, 날씨파생상품 등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 박광준 원장은 “기상정보의 다양한 활용을 위해 기상기후산업 체계를 갖추고, 타산업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각계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정부에서는 이러한 것이 가능하도록 법·제도·정책적 보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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