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메인 사진
▲ 울릉도 전경

안면도, 고산에 이어 울릉도에 기후변화감시소가 2013년에 들어서는 것을 알리고자 언론 관계자들과 함께 떠난 정책 탐방. 탐방 일정을 잡기 두어달 전부터 울릉도를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이 기자뿐만 아니라 타 언론사 기자들도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취재에 지쳐있던 기자들이 휴가를 얻은 듯 울릉도와 독도를 외쳐댔다. 그렇게 울릉도를 향해 떠났다. <편집자 주>

 

 

창 밖 1
▲ 묵호항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밖을 바라본 모습

울릉도 독도 2
▲ 울릉도행 배를 타기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습. 이곳은 묵호항.

배 안 물결 3
▲ 설레는 마음으로 울릉도로 향하는 뱃길

정책 탐방이라고는 하지만 쉽게 용기를 내지 못했던 울릉도행. 그리고 하늘이 허락해야 접안이 가능하다는 독도행은 지친 일상에 생각지 못한 행운과도 같았다. 출발 일주일 전까지 일정이 나오지 않아 불안했지만 결국에 하늘이 도와줘 울릉도로 떠날 수 있었다. 아침 6시 조금 넘은 시간까지 기상청에 도착하려면 새벽 4시에는 기상해야 하지만 그것도 휘파람이 불어질 정도로 설렜다. 여행 아닌 여행 울릉도, 독도 여행은 콩닥콩닥 두근두근 그 자체였다.

 

기상청에서 묵호항까지 3시간 반 남짓의 시간. 묵호항에 도착해 본 푸른 바다를 보라.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이것은 울릉도와 독도의 아름다움에 비한다면 전초전에 불과했다. 묵호항에 도착해 먹은 곰치국은 식감이 묘했다. 곰치국은 강원도 삼척의 해장국으로, 곰치는 몸 길이만 1m에 달하는 대형 물고기이며 메기를 닮았다 해 ‘물메기’라고도 불린다. 곰치국을 먹고 울릉도행 배를 탔다.

 

 

우리를 울릉도까지 데려다줄 배는 ‘썬플라워 2호’ 이 여객선은 4천599t, 길이 70.81m, 여객정원 805명, 차량 50대와 다량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으며 기존 동해 묵호, 강릉 등에서 운항해 온 여객선보다 승선인원이 2배 이상이며 톤수는 10배이상 큰 초대형선박이다. 운 좋게 썬플라워2호를 탈 수 있었다. 정말 운이 좋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다.

 

울릉도·독도 탐방을 불과 며칠 앞둔 5월 5일부터 교체 운항을 시작한 썬플라워 2호는 묵호항 개항 70년만에 뭍으로 연결하는 가장 큰 대형 여객선이다. 초대형 선박이지만 편안하고 안전한 항해와 접안이 쉬우며 해상기상이 나빠져도 운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이 가능했다.

 

울릉도로 향하는 배편은 묵호항과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울릉도 여객선이 있다. 배편 요금은 일반석 기준 포항에서 11만6100원, 묵호항에서 10만9500원이다.

 

 

울릉도 도착 1
▲ 울릉도에 도착해서의 모습.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


울릉도 3
▲ 울릉도 전경

백반 4
▲ 울릉도에 도착해 처음으로 먹은 점심 식사.

3시간 남짓, 함께 울릉도행 여객선을 탄 기자들 누구도 잠을 자는 이는 없었다. 그만큼 울릉도행에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마음은 함께 배를 탄 관광객들의 마음도 다르지는 않는 것 같았다. 관광을 온 이들은 중년이 훌쩍 넘어 보이는 이들이 대다수였는데, 사진을 찍으며 매 순간을 기억하고자 했다.

 

그렇게 울릉도 도착~~! 자그마한 시골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꼬르륵~’ 오랜 이동 시간 때문인지 배에서 신호가 왔다. 마침 울릉도에 도착하자마자 식사 시간이 예정돼 있었다. 울릉도에 오기 전 이미 이곳 특산물, 음식에 대해 세세하게 조사해온 이 기자는 많은 음식들을 상상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런데 처음 가본 울릉도 음식점은 ‘실망스러웠다’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일까? 고등어 자반이 메인 요리였던 그 음식점에서는 울릉도 특산물 어떤 것도 확인하기 어려웠다.

 

정책 브리핑 1
▲ 울릉도, 독도 정책 브리핑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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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이 묵은 대아리조트 숙소

울릉도 밤 3
▲ 울릉도의 야경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울릉도 기상대를 방문했다. 2시간여의 정책 브리핑을 마친 후 기자들은 파김치가 됐다. 설렘 가득했던 울릉도 행이었지만 긴 이동시간은 모두를 지치게 만든 모양이었다. 또한 모두들 한가득 짐을 가지고 이동하고 있어 피곤함이 더했다.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최선을 다해 브리핑에 임하고 있었다. 이 기자 역시 사진 찍는 일과 브리핑 내용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울릉도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라면 하루 여행도 지루할 수 있지만 상세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출발한다면 2박3일로도 모두 돌아볼 수 없을 만큼 여행코스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행남등대(행남해안산책로), 나리분지, 태하등대, 봉래폭포, 내수전전망대, 독도전망대케이블카, 죽도, 독도여행 등이 있다.

 

반면 숙박시설은 아직은 조금 열악한 편이다. 그러나 예전보다 상당히 좋아진 것이라고 한다. 울릉도 여행객이 늘어남에 따라 상당수 숙박시설이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개선됐다. 그러나 썬플라워 2호 출항 등으로 늘어난 관광객에 비해 숙박시설이 부족하다고 하니 사전에 꼼꼼하게 챙기거나 여행사 패키지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독도 배 1
▲ 독도로 향하는 배

독도 3 ★
▲ 안개 낀 독도

울릉도를 찾은 이튿날은 독도행이 예정돼 있었다. 이날은 날씨가 좋을 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래도 독도를 못 가게 될까봐 내심 걱정이 됐다. 오전에 독도 접안이 불가능할 경우 오후에 다시 접안을 시도하기로 해 이날 일정은 새벽부터 진행됐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아침 식사를 한 후 독도를 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독도행 버스에서 “럭키”를 외쳤다. 그 어느 날보다 날씨가 좋아 독도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역시나 독도에 가기 위해서 3시간여의 시간 배를 타야했다. 일찍 일어난 때문인지 피곤했던 기자들은 배에서 모두 잠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도착한 독도. 안개 낀 독도는 해저 약 2000m에서 솟은 용암이 굳어져 생긴 화산섬으로 울릉도보다 약 200만년 전에 생성된 섬이다. 독도는 주요섬인 동도와 서도 외에 부속으로 89개의 작은 돌섬과 암초들이 있는데 현무암과 조면암으로 구성돼 있다. 동도에 유인 등대와 대부분의 해양 수산시설이 설치돼 있으며 선착장 역시 동도에 위치해 있다.

 

독도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15분. 이 기자 인생에서 손꼽을 만큼 가치 있는 15분. 기자는 독도 모습을 사진에 담고자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생각보다 낮은 기온에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지만 이 시간을 놓칠 수 없다는 일념 하에 최선을 다해 독도를 카메라에 담았다. 15분이 지나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다시 배에 몸을 실었다.

 


 예림원 2
▲예림원

독도에서 다시 울릉도 행. 둘째 날은 다양한 울릉도 음식을 먹어볼 수 있었다. ‘울릉도 먹을거리 기행’이라고 이날 여행 목적을 확정한 채, 기대에 부풀어 씨익 미소를 지었다. 점심으로 울릉도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따개비밥을 먹고 우리는 버스로 울릉도 투어를 했다. 기사님은 연신 위트 넘치는 멘트로 울릉도의 곳곳을 소개해줬다.

 

중간에 예림원에 내려 그곳 전체를 구경했다. 예림원은 국내 최초의 문자 조각공원으로 울릉도 북면 현포2리 노인봉과 송곳봉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한 개인의 사유지이기도 한데, 땅을 매입해 이렇게 정원을 꾸민 것이라 한다. 기자들은 너도나도 이곳 주인이 어마어마한 갑부일 거라는 추측을 하면서 예림원을 구경했다. 예림원에는 전망대도 있었는데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 해안가의 모습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이 기자는 숨이 멎을 것 같은 느낌까지 받았다. 입장료 4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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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리분지

호박엿 2
▲ 울릉도 호박엿

약소 불고기 3
▲ 약소불고기

 

예림원을 둘러본 후 우리는 나리분지로 이동했다. 버스투어였기 때문에 울릉도의 모든 곳을 둘러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다행히도 꼭 가봐야 할 곳인 나리분지에 머무를 수 있었다. 나리분지에 내려 우리는 아쉬움을 달래려 막걸리를 한잔 했다. 이틑날 여행 주제가 ‘울릉도 먹을거리 기행’인만큼 작은 음식점에서 우리는 더덕전, 삼나물에 막걸리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는 이동해 호박엿 공장에 내려 선물을 샀다. 이 기자는 호박빵을 샀는데 맛이 꽤 좋았다. 울릉도에서는 호박과 관련한 상품이 상당히 많은데, 그런데 ‘호박은 도대체 어디에서 키우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투어를 마친 뒤, 조촐하게 정책 탐방에 참여한 모든 이들과 회식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약소 불고기를 먹었는데, 마블링이 예술이었다. 기자들은 고기가 익는 족족 빠른 젓가락 놀림을 했다. 맛은 표현이 어려웠다. 아쉬운 것은 울릉도 음식점들은 하나같이 서비스가 엉망이었다. 서울에서 경험한 서비스를 이곳에서 요구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필요한 것을 요청해도 가져다주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그나마도 대부분 셀프 서비스였다.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라는 것이다.

 

케이블카 시가지 1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 시가지

사진찍는 나 2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이 기자 뒷 모습

독도 전시관 3
▲ 정책 브리핑에 참여한 언론 및 기상청 관계자들과 인증샷

정책탐방 3일째, 짧은 일정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다. 집으로 간다는 사실만으로 왠지 안도감이 드는 건, 2박 3일 일정이 피곤했던 때문이었다.

 

마지막 날은 독도전시관을 둘러보고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한 전망대에서는 울릉도가 한눈에 보였다. 독도도 흐릿하게 보였다. 문득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는 실감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였는지, 전망대에서 보이는 울릉도 시가지가 한껏 더 가슴에 와 닿았다. 따가운 햇살 아래 기자들과 기상청 관계자들 모두 사진 한 컷을 찍었다.

 

울릉도 전경 1 ★

 

울릉도, 독도 정책 탐방 후에 기자들은 하나같이 울릉도의 불편한 서비스와 피곤함에 대해 얘기했다. 좋고 아름다운 것을 한껏 눈에 담아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분명했는데 다들 힘듦을 언급했다. 버스 투어 중에 일부 기자들은 기절 상태로 잠들어 있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으며 첫날의 설렘은 온데간데 없었다. 파김치가 된 사이에서도 이 기자는 눈이 희번득했다. 평소 여행과 체험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이 기자도 울릉도와 독도는 엄두가 나지 않던 곳이었다.

 

물론 여행으로 간 것이 아니라 기자로 울릉도를 찾았기 때문에 마냥 즐겁고 재미있을 수는 없었지만 매 순간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특히 독도에 접안했다는 것은 이 기자 인생에서도 고이 기억될 일이었다. 다시 일상으로의 압박이 오겠지만 울릉도와 독도는 ‘감사 또 감사’외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울릉도, 독도야 안녕. 다음에 꼭 다시 올게.

 

lmstop@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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