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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웰컴투동막골로 유명한 강원도 평창 동막골 마을이 벽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사진제공=농림수산식품부>


영화 ‘웰컴투동막골(2005년)’ 촬영지로 유명한 강원 평창 동막골 마을이 벽화 그리기를 통해 재단장했다. 6․25전쟁조차 무너뜨릴 수 없었던 강원도 평창 동막골 사람들의 순수함과 따뜻한 인간애가 벽화로 재현됐다. <편집자 주>

 

영화 ‘웰컴투동막골’은 전쟁영화다. 그러나 6․25전쟁이 일어난 것도 모르고 갑자기 방문한 외지인(한국군, 인민군, 미국군)을 반갑게 맞이하고 대접해 보냈던, 동막골 사람들의 착한 심성과 따뜻한 인간미를 담은 휴머니즘 영화다.

 

벽화는 이런 영화 주제를 담아냈다. 영화의 주요장면을 만화형식으로 마을 입구 담벼락에 대형벽화(높이 2m× 길이 20m)와 버스정류장에 소형벽화(높이 2m × 길이 7m), 그리고 18가구의 집 담벼락에 그렸다.

 

벽화 그리기 재능기부 작업을 총괄한 박병철 대표는 “영화에서 표현되었던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속 휴식처’인 동막골 마을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이미지를 벽화라는 공간에 오래도록 남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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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 참여자들은 웰컴투동막골 주요장면을 재미있는 만화형식으로 담벼락에 담았다.

재능기부에 나선 박병철 대표

 

농어촌에 공공미술을 접목해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에 앞장선 박&윤 공공미술연구소는 (박병철 공동대표)의 본격적인 농어촌 벽화 그리기 재능기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동막골 벽화 그리기를 시작으로 남해 다랭이 마을과 남해 바래길에 벽화 및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올해 총 30여개 마을에 재능기부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박병철 대표는 9년 전 충남 태안으로 귀촌한 이후 아름다운 농어촌 마을을 만들고자 마을 전설 등을 담벼락에 그리는 공공미술 접목을 꿈꿔왔다. 그 꿈은 2009년 태안 이원방조제에 희망벽화 작업을 총감독하면서 실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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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그리기 재능기부 참여자들. 오른쪽부터, 박병철 대표, 홍익디자인고 미술동아리 ‘두드림’

이지희 단장.


2004년부터 50여점에 이르는 벽화를 그려왔던 박 대표는 2011년 충남 아산시 내이랑 마을 벽화를 그리면서 본격적인 농어촌 마을 벽화 그리기에 나섰다. 재능기부자와 재능이 필요한 농어촌 마을을 연계해 주는 스마일재능뱅크를 통해 농어촌에 벽화를 그려주기를 원하는 마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 대표는 ‘농어촌 마을에 공공미술 개념을 도입해 좀 더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마을 벽화 그리기를 시작했다. 마을 전설이나 관광자원 등을 벽화로 그려서 마을 환경개선은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스마일재능뱅크를 통해 벽화를 요청하는 마을을 직접 찾아 나서고 있다. 물감 등 재료비를 부담할 수 있는 마을이면 어느 곳이라도 재능을 기부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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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면으로 꼽히는 팝콘 눈이 내리는 장면은 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홍익디자인고 ‘두드림’ 참여

 

이번 동막골 마을 벽화 그리기 재능기부활동에는 경기 화성소재 홍익디자인고등학교(예전 수원 경성고) 미술 동아리 ‘두드림(Do Dream)’ 회원 23명도 참여했다. 소외된 지역주민의 마음의 문을 두드려 섬기고 봉사할 목적으로 설립된 홍익디자인고 미술동아리 두드림 회원 23명은 웰컴투동막골 촬영지로 유명한 마을에 자신들의 재능을 기부했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

 

학생들은 벽화 그리기 작업 며칠 전부터 박 대표와 함께 벽화 시안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영화의 주요장면을 그릴 때는 학생들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특히 영화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 ‘팝콘 눈이 내리는 장면’을 수류탄과 함께 그려 넣은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념과 사상의 극한 대립을 상징하는 수류탄과 긴장과 불안 해소를 나타내는 팝콘을 함께 그림으로써 영화에서 표현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벽화로 훌륭하게 재현했다.

 

‘두드림’은 올해 1인당 100시간씩 농어촌 재능기부를 목표로 세우고 벽화나 ‘페이스 페인팅’ 등 다양한 미술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경기 화성시 화산동 벽화 그리기를 시작으로 충남 서산시 인지면 용연마을에 벽화를 그렸으며 이번 동막골 마을 벽화가 세 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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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그리기에 참여한 홍익디자인고등학교 미술 동아리 ‘두드림’회원들. 왼쪽 두 번째부터

 지도교사 정유진, 단장 2학년 이지희.


벽화는 마을의 새로운 희망

 

동막골 마을 사무장인 조미향 씨는 “그동안 영화세트장 말고는 크게 내세울 게 없었는데 이번 마을 벽화 덕분에 마을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마을 환경이 개선돼 주민들의 애착과 자부심이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능기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자료=농림수산식품부, 정리=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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