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자 ★

▲ 최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 첫 국산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의 수출 활성화 및 발전 방향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은철 교수 및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원 등 정부부처 및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사진=이민선 기자>


참석자들 ★

▲ 미국보다 5년이 앞선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에 대한 정보를 듣고자 다양한 분야의 참석자들이

토론회에 방문했다. <사진=이민선 기자>


[환경일보] 이민선 기자 =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대형 원자로를 개량하기 시작해 올해, 전기도 생산하면서 바닷물을 민물로 바꿀 수 있는 다목적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를 개발했다.

 

스마트가 지난 7월4일 중소형 원자로로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지식경제부, 한국전력 등 주최 측의 미온적인 태도로 스마트의 상용화가 늦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세계 첫 국산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의 활성화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은철 교수와 정부 부처 및 전문가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중소형 원자로의 시장 확대 가능성과 ‘스마트’의 앞선 기술력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주최 측의 법적, 제도적 근거 미비와 미온적인 태도로 미국 등 선진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재주 ★

▲ 원자력연구소 신형원자로개발부

하재주 연구소장 <사진=이민선 기자>

‘스마트’ 상용화, 아직 먼 얘기

 

정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통해 1997년부터 15년간 총 3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스마트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7월4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 이제 건설부지 조사, 환경영향평가 등만 거치면 바로 건설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에너지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와 스마트 기업 컨소시엄의 주관사인 한국전력의 별다른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원자력연구소 신형원자로개발부 하재주 연구소장은 “지식경제부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고 포스코 등 민간기업들 역시 건설 및 수출을 주관하기로 한 한국전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현재로서는 무엇 하나 정해진 것이 없다. 부지 결정, 설계 인허가 등에 대해 논의를 거치다보면 4~5년이 걸릴 텐데, 그렇게 되면 이제 기술개발을 시작한 미국과 달라질 것이 뭐겠냐”고 비판했다.

 

경상북도 이인선 정무부지사 역시 “경상북도에 신규 원전이 계획돼 있고 발전소 외에도 원자력 관련 연구원을 포함한 종합적 계획과 스마트 시범사업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4개월이 지나도 특별한 진행상황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류용섭 ★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류용섭

연구개발조정국장. <사진=이민선 기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류용섭 연구개발조정국장은 역시 같은 지적을 했다. 그는 “스마트가 현재 선진국 대비 5년이 앞서 있다고 하는데 주최 측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개발된 기술이 사장되지 않게 하려면 정부와 민간 그리고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에너지 주관부서인 지식경제부 관련자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 노경원 전략기술개발관이 참석해 여러 전문가들의 우려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이 많은데, 스마트가 인가를 받았지만 전력수급계획, 민간기업의 참여 등 고려할 것들이 많아 당장 건설을 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전략기술개발관은 “올해 10월~내년3월까지 한국전력과 함께 국내건설 타당성조사를 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국내건설 및 해외수출을 결정할 것이다”면서 “또한 교과부에서 진행하는 연구개발은 표준설계인가를 받음으로 거의 마무리를 지었다고 할 수 있지만 후속 안전성 문제 등과 같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올해부터 2014년

까지 293억의 예산을 투자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이은철 ★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은철 교수

<사진=이민선 기자>

“민간기업이 나서야 한다”

 

한편, ‘수출활성화 방안과 발전 방안’의 발제를 맡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은철 교수는 소형원전은 소규모 전력망에 연결이 용이하고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한 것으로 전 세계 발전소 중 98.7%가 소형원전일 정도로 무궁한 잠재 수요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스마트를 통해 소형원전 시장의 선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마트 원자로는 지난 1997년 원자력연구원이 소규모 전력 생산 및 해수담수화 시장을 겨냥해 수출전략형 원자로로 개발에 착수했고 2009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전력 등 스마트 표준설계인가 획득 사업을 수행해 개발을 완료했다.

 

일체형원자로로 개발된 스마트는 배관 파손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제거돼 증기폭발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대형 항공기 충돌에도 안전한 격납건물을 채택하는 등 안전성을 크게 강화시켰다. 또한 미국, 러시아 등의 국가들이 속속 중소형 원전 시장을 위한 개발을 시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스마트로 세계 중소형 원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거라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가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은철 교수는 “원자로는 방사능이 발생하기 때문에 차폐시설이 필요한데 미국의 경우 지하에 넣어 격납건물을 생략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 방법은 투자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방법을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의 경우 대형 항공기에 충돌해도 안전할 수 있도록 차폐시설을 두껍게 만들었는데 이 때문에 돈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이 교수는 “더불어 스마트 건설비용을 누가 내고 누가 수출을 담당할 것인지 역할분담이 명확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스마트 건설비용이 1조7000억원 예상되고 있는데, 비용문제로 국내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인가를 받은 상황에서 상품화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정부가 나서기 어려운 만큼 민간기업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lmstop@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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