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큰 기대를 걸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를 기다리며 마음을 졸였는데 결국 녹색기후기금(GCF) 본부가 대한민국으로 유치되는 쾌거를 이뤘다. 참 자랑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는 19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제2차 녹색기후기금 이사회에서 독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등 5개 경쟁국을 물리쳤다. 190여 개국을 회원국으로 하고 수백명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되는 본부 조직을 갖출 GCF는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World Bank)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주요 국제기구다. 우리나라의 국격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어 GCF의 역할 확대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KDI는 GCF 유치를 통해 연간 3,8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GCF는 당사국 총회를 가진 국제기구라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기존에 유치한 소규모 국제기구나 국제기구 지역사무소와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환경 관련 대규모 국제기구가 그동안 독일, 스위스, 미국 등 선진국에 몰려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유치는 한국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세계인구의 절반이 넘는 아시아에서도 최초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번 유치를 추진해 온 정부 측 관계자들은 GCF가 최근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해 녹색성장 전략을 담당할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기술 연구와 국제적인 전파를 담당할 녹색기술센터(GTC-K)와 함께 ‘녹색 트라이앵글’을 완성, 지속가능한 국제사회를 위한 든든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국제협상에서도 그동안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통해 국제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해왔는데 이번 유치를 통해 더욱 그 역할이 강조될 전망이다. 국제적 감각을 지닌 우리나라의 미래 세대가 국내에 위치하면서도 양질의 일자리인 국제기구 GCF에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다. 더불어 국제기구 직원 가족의 거주, 국제회의 참석을 위한 대표단의 숙식 등으로 인천과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인천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GCF의 새바람을 타고 대한민국의 글로벌리더십을 마음껏 펼쳐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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