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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어리석음 ‘매일 먹는 독’

생활속의 독, 알면서도 거부 못하는 현대인들

현대인들의 편리함으로 지구 환경오염 가속화 

이코존.bmp

베토벤은 악성 간질환으로 57세에 영면했다. 그는 저녁이면 선술집동네 그린찡(Grinzing)을 산책

하며 와인을 즐겼는데 이것이 간질환을 악화시킨 결과가 됐다고 한다. 그린찡은 오스트리아 빈의 아름다운 언덕이다. 베토벤은 죽음 직전 배에 복수가 차고 눈물겨운 고통을 호소하며 불운의 생을 마감한다.

 

그런데 베토벤 사후 1백70여년 만에 사인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그의 죽음이 뜻밖에 납중독이 원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미국의 한 컬렉터(Collector)가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구입하여 한 연구소에 DNA 검사를 의뢰해 충격적인 결과를 얻었다. 머리카락에서 정상인의 1백배나 되는 60ppm의 납이 검출된것이다.

 

베토벤이 살던 시기에는 악기, 담배파이프, 촛대 등 갖가지 일상용품에 납을 사용했다고 한다. 즐겨 이용했던 아름다운 은색의 포도주잔에도 납 성분이 들어갔다. 베토벤은 이 잔에 향기로운 와인을 따라 마셨던 것이다. 당시 빈 시민들은 납이 함유된 와인 잔이 인체에 해로운 독배(毒杯)라는 사실을 몰랐을까.

 

30여 년 전 영국의 남부지방에서 로마인들의 무덤이 발굴 됐다. 그런데 이곳에서 출토된 로마인들의 유해를 DNA 검사한 결과 모두 납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상인에 비해 80배가 넘는 납이 검출 됐다고 한다. 그래서 로마가 게르만족의 침공에 의해 멸망한 것이 아니고 납중독에 의해서였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로마인들도 납으로 된 기물을 애용했다. 집집마다 들어간 수도관을 비롯하여 식기는 물론 화폐, 장식품에도 납을 사용했다. 귀족들은 납 성분이 들어간 탄산수를 술에 섞어 마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로마황제 10명중 7명이 사이코가 된 것도 납중독과 관련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져 인구가 감소했으며 장정들은 관절염과 암으로 고통 받았다. 당시에도 로마사람들은 납이 인체에 질병을 가져다주는 독임을 알고도 편리함 때문에 이를 사용했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죽음도 벽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소 때문이라는 학설이 제기 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머리카락에서 다량의 비소가 검출되어 독살설이 강력히 제기되었다. 그러나 영국 BBC 방송은 나폴레옹의 다른 머리카락을 정밀 분석, 그가 장기간 초록색 벽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소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국 황제들의 수명이 짧았던 것도 중금속의 오염과 무관하지 않았다. 영원히 죽지 않으려 서시(徐市)를 시켜 동방에 불로초 까지 구하려 했던 진시황도 5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중국고대 황제들을 수백 년을 살다 죽을 수 있는 비약(秘藥)을 구하려 무던히 애를 썼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신비한 영약 ‘금단(金丹)’이다. 금단은 연금술로 수은과 유황을 혼합, 열을 가하여 황금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많은 황제들이 이 비약을 과신하여 복용했다. 그러나 이를 마신 황제들은 급서하거나 서서히 죽어갔다고 한다. 수은 중독으로 눈은 빛을 잃었으며 황홀경에 빠져 밤마다 색(色)을 밝혔다.

 

현대에도 독을 독으로 알면서도 이를 강력하게 거부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일상생활의 편리함 때문에 없애지 못하고 있다. 이 결과 지구의 환경오염은 가속화 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암과 갖은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다.

 

우선 주방에서 쓰는 합성세제만을 놓고 보자. 세제에 함유 돼 있는 계면활성제는 발암물질이다. 강과 하천을 오염시키고 상수원을 위협하고 있다. 계면 활성제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여성 유방암은 물론 남자아이들의 정자수가 줄고 여성화가 촉진 되고 있다는 의학적 보고도 있다. 매일 먹고 있는 농산물에 남아있는 잔류농약도 우리의 건강을 크게 해치고 있다. 어린이가 갖고 노는 장난감에도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신문보도가 있어 엄마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편리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독을 쓰는 행위는 2천 수백년전 로마시대의 어리석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금은 과학이 최고조로 발달한 시대가 아닌가. 우리는 왜 독에 대한 문맹을 깨우치지 못하는 것인지. 그리고 과감하게 거부하지 못하는 것인가. 먼 훗날 후손들이 현대인의 유골을 찾아 DNA를 분석하면서 합성세제의 남용을 비웃을지 모른다.

 

일본 시가현 비와코(琵琶湖) 호수의 환경오염극복 성공적 사례는 주민들이 합성세제를 쓰지 않은데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함성세제를 쓰지 않자 실개천은 다시 살아나고 호수는 거울처럼 맑아졌다. 우리도 지혜를 모아 아름답고 청정하며 건강한 환경조성에 힘을 모아야겠다.

윤정미  inew@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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