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컨설팅’에 합당한 비용 지불돼야

키워드 ‘CEO 마인드’‥상호 정보교환

 

[환경일보] 박순주 기자 = “결국 환경컨설팅 업체를 제일 힘들게 하는 건 컨설팅 비용이 싸다는 것이다. 적절한 비용을 받기 위해서는 고객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조직이 필요하다.”

 

사본 - 사진3-양인목 대표
▲양인목 대표
현재 환경컨설팅 업계가 과다 경쟁, 가격 덤핑 등으로 악순환을 거듭하며 혹독한 아픔을 겪고 있다. 양인목 더 에코(THE ECO)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환경컨설팅에 비용을 지불하려는 사회적 인식이 너무 낮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경컨설팅 업계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환경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경영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양인목 대표의 견해다.

 

경영적 성과는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매출 증가, 이미지 제고 등이 있다. 양 대표는 “환경 측면에서 출발해 경영적 성과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내부 조직에서 조차 ‘환경부서’에 대한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역시 환경컨설팅 업계의 애로로 작용되고 있다.

 

실제 기업의 환경 부하는 ‘환경부서’가 아닌 여타 부서에서 발생시킨다. 하지만 여타 부서들은 ‘환경부서’의 협조 요청에 적극적이지 않다.

 

양 대표는 “기업 전체가 환경개선 마인드를 가져야 하지만 ‘환경담당자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떠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라며 “그러나 환경부서는 개선 권한이 없고, 실제 개선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은 관심도 없어 비싼 돈을 들이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기업(고객)의 외면은 값싼 환경컨설팅을 낳을 수밖에 없고, 환경컨설팅업체 역시 질이 낮은 서비스를 하게끔 만든다. 양 대표는 “컨설팅 비용을 알맞게 지불해야 풍부하고 심도 있게 환경컨설팅을 할 수 있다”며 “결국 기업 CEO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게다가 에코프론티어, 에코시안, 에코아이 등 국내 환경컨설팅 업계의 선두주자격인 ‘에코 3형제’ 조차도 대기업의 환경컨설팅을 따내기 힘겨운 상황이다. 대다수 대기업들은 외국계 거대 환경컨설팅 업체에 환경컨설팅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우수 사례 홍보, 정보 공유 필요

양 대표는 또 환경컨설팅 우수 사례를 널리 홍보하고, 기업이 다소 꺼려할 수 있는 손실 사례도 함께 공유해 ‘금전적’으로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일본은 현재 정부가 나서 환경컨설팅 정보를 공유시켜주고 있다. A기업의 대응 사례, 손실사례 등을 여타 기업과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자신들의 치부를 경쟁사에 알리는 것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이다. 양 대표는 “환경부를 중심으로 한 환경컨설팅협회가 환경컨설팅 사례를 분석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CEO를 대상으로 한 인식제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가 나서서 정보를 공개토록 할 필요가 있음을 피력했다.

 

일례로 양 대표는 자신이 운영 중인 ‘더 에코(THE ECO)’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온라인 컨설팅을 시도한 바 있다. “최선을 다해 답변을 해주다 보면,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란 게 양 대표의 희망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단 한 건의 컨설팅 문의도 없었다. 이는 환경컨설팅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가와 정보 공개를 지극히 꺼려한다는 것을 방증해주는 대목이다.

 

특히 양 대표는 “정부가 주도하는 성과 중심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성과보상제를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과보상제는 환경컨설팅을 통해 기업이 1억 원의 경영 성과를 발생시켰다면 이중 5000만원은 기업이 갖고, 나머지 5000만원은 컨설팅기업이 갖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환경컨설팅업체를 지원하자는 것이다. 반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엔 패널티를 가한다.

 

양 대표는 또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계 기업은 환경컨설팅 제안 발표만 해줘도 ‘돈’을 지불하는데 반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제안 발표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환경컨설팅업체는 환경컨설팅 수주를 따내기 위해 스스로 교통비를 지불해가며 해당 기업을 방문해야 한다. 1박2일간의 출장 일정이 필요할 때도 있다. 돈과 시간을 들여 지방출장도 마다하지 않는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내 기업체 관계자들은 ‘비용 처리’를 해주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해 미안하다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 환경컨설팅 분야 석학 ‘폴 호켄’은 ‘환경=사회재’라는 주장과 함께 환경개선에 당연히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함을 주창했다.

 

한편 양 대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적극 나서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환경부에게 힘을 실어줘야 환경컨설팅 업계도 위상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parksoonju@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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