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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멍들어 가는 숲과 산(山)을 어찌할꼬.

채석장, 농지, 펜션, 골프장 등 개발…산지 줄어

사후관리 안 되고 복구도 힘겨워 “대책이 시급”

 

사진1-채석장 전경(1)
▲채석장 전경
국민의 약 87%가 도시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편리한 도시 안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항상 너른 들판의 고향을 생각하고, 산골 오두막을 동경하며, 숲을 그리워한다.

 

국토의 2/3가 산지인 우리나라는 농지, 가옥, 펜션, 호텔, 골프장, 도로 등의 각종 개발로 산지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천, 바다에서의 골재 생산이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워지면서 산지에서 생산되는 골재가 되고 있다. 현재 산지를 잘라낸 채석장에서 나오는 골재 생산물이 국가 골재 수급계획의 97%에 달한다는 자료도 나와 있다.

 

경제 발전으로 소득과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산림용 골재 생산의 수요도 증가 할 것이고, 채석장 개발로 인한 산지 비율 감소도 계속될 전망이다. 다른 용도로 바뀌는 산지 전용과 채석장 개발은 우리가 살면서 반드시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값싼 용지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들이 줄지 않을 것이고, 아파트와 공장 그리고 도로 개설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골재를 수입하는 홍콩처럼 골재를 수입할 수도 없는 여건이기 때문이다.

 

골재는 천연자원으로 인식돼 외국을 통한 수입이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이고, 이는 목재 수입이 점차 어려워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무엇을 바로 잡을지 고민이다

사진6-세계적 채석장을 세계적 정원으로 복구한 사례-1
▲석회석 채석장을 세계적 정원으로 복구한 사례
어쩔 수 없이 산지를 전용하고 채석장 개발을 해야 한다면 허가 및 사후관리 측면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현행 산지관리법은 2002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 기본원칙은 임업의 생산성, 재해방지, 수자원 보호, 자연생태계 보전, 자연경관 보전, 국민 휴양증진 등 산림 공익기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산지가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지 전용 후 실태는 어떠한가? 2010년 강원도지역 펜션 산사태에 의한 매몰사고, 가평펜션의 산사태 피해, 파주 공장 뒷산 산사태 피해, 집중호우에 의한 대도시 주변 산자락 주택가 피해, 골프장 건설로 인한 주민들과의 갈등, 경쟁적으로 높은 옹벽을 쌓아 조성하고 있는 국가·지방 산업단지, 산지 불법 전용 속출 등의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는 무엇부터 바로 잡아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사진8-세계적 채석장을 세계적 정원으로 복구한 사례-3
▲석회석 채석장을 세계적 정원으로 복구한 사례
아마 이대로 둔다면 아름다운 산자락은 흉물스런 집들과 공장‧골프장으로 변할 것이고, 도로변에 차폐숲과 차폐망을 설치하게 될 것이다. 사계절 멋진 풍경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채석장은 또 어떠한가? 산지관리법에 명시된 계단식 하향 채석장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우며, 수직벽식으로 채석이 완료된 채석장은 채석 이전의 산지 상태로 도저히 복구가 불가능하다.

 

2012년 태풍과 장마로 전국의 여러 채석장이 붕괴됐고, 채석장 하류에 피해를 입혔다. 강릉 채석장 작업자 매몰, 화성 채석장 낙석사고의 인명 피해로 관련부처에서는 현지 점검이 진행됐다.

 

채석장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이뿐 아니다. 산지가 전용될 경우엔 대지‧공장‧도로 등으로 지목이 변경돼 관리되지만 채석장은 채석이 완료돼도 지목은 그대로 산으로 남는다. 하지만 사실상 채석 이전으로의 경관‧생태‧지형적인 복구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 소규모 채석장으로 운영되면서 하향식 계단식 채석이 어렵고, 복구를 하려해도 수종 선택과 사후관리가 안 돼 몇 년이 흘러도 암석 절벽이 노출되는 사례도 많다.

 

게다가 경사가 높은 지역의 붕괴 위험, 지하 채굴에 의한 물 흐름 교란, 하류의 침출수, 굴착 소음과 먼지, 산촌 교통의 방해 등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사업 시행 중간점검제 도입 필요

사진10-일본 게온 채석장 복구 전(3)
▲일본 게온 채석장 복구 전

필자는 산지 전용과 채석장 개발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먼저 산지 개발로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하자.

 

산지관리법상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산지를 훼손한 후에도 하류 지역의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집중 호우로 인한 상류지역의 피해가 하류까지 연결되는 사례가 많다. 때문에 상류지역의 피해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항목도 산지관리법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

 

물론 훼손 지역 주변의 생태‧경관‧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복구해야 하지만 최우선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막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는 개발 사업 시행과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산지를 전용한 지역의 재해 예방공법을 제시해야 한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붕괴 후 하류지역의 2차 피해를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설치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아예 전용 허가를 해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용허가 후에는 기술자들의 협조를 얻어 계획대로 사업을 시행하는지를 중간 점검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산지를 임의로 훼손한 후에는 완벽한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재해를 저감하고, 규정을 지켜 산지를 복구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과 기술자 합동으로 사업 시행 지역을 중간 점검하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선진국처럼 완벽한 복구를 위해 산지전용과 채석장 개발에 대해 시작부터 완료까지 공무원이 아닌 외부 전문기술자에게 관리를 위임해 재해 방지에 힘쓰는 것도 방법일 게다.

 

현실상 산지 관리를 담당하는 대다수 공무원들은 수많은 사업지의 인‧허가, 준공 등의 업무로 인해 사후관리를 완벽하게 하기 힘들다.

 

전문 지식도 부족해 공무원들 사이에선 누구나 맡기 싫어하는 업무로 인식될 정도다. 건축분야의 경우처럼 건축사가 허가부터 준공까지를 책임지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산지 개발로 인한 재해 방지업무 등을 기술자에게 위탁 시행토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금은 허가만 받으며 사업자가 마음대로 산지를 훼손하고, 복구 단계에 가서야 기술자가 투입되기 때문에 현재의 복구 설계‧감리 제도로는 무분별한 산지의 훼손과 복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진11-일본 게온 채석장 복구 후
▲일본 게온 채석장 복구 후
일반 농지나 대지에 비해 산지의 땅값이 상대적으로 싸고, 산지 전용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시켜 줄 필요도 있다.

 

사업 시행자는 대상지역의 하류 피해를 예방할 의무가 있고, 주민에게 경관‧문화‧생태적 피해를 주지 않을 책임이 있다.

 

산지는 여러 사람이 공유할 공익적 기능이 있음을 각인시켜줘야 하며, 엄격한 법 규정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쉽게 산지 전용과 채석장의 무분별한 개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제도‧기술적 문제 바로잡아야

사진12-홍콩의 생태적으로 복구된 '섹오' 채석장
▲생태적으로 복구된 홍콩의 '섹오(Skek O)' 채석장
산지관리 제도와 사후관리 기술의 문제도 바로 잡아야 한다. 산지의 훼손 책임을 산지관리법을 주관하는 산림청이 모두 진다면 불합리한 면이 있다.

 

현재 대단위 전용지와 채석장의 개발은 환경부의 환경영향성평가, 소방방재청의 사전재해영향성평가가 이뤄진 상태에서 산지 전용허가가 이뤄진다.

 

산지 관리의 주체는 산림청이므로, 산지전용 허가 시 환경부‧소방방재청에 앞서 산림청이 주체적으로 산지의 특성 및 산지관리법에서 제시한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가칭 사전허가제도나 산지개발 기본계획 도입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사진13-홍콩 '섹오' 채석장의 먼지 및 낙석 대비 연못
▲홍콩 섹오 채석장의 먼지 및 낙석 대비 연못
사전허가 시에는 숲의 생태, 산촌 경관, 산지 특성, 복구 가능 여부, 복구 공법‧식생도입 여부, 개발자의 복구 의지, 주민들의 의견수렴, 상‧하류의 수계, 임분 분석, 임업 생산지로서의 가치, 시공기술 검정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산지 전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자.

 

그리고 환경·재해보고서를 포함해 산지관리위원회에 상정하도록 하고, 산지관리위원의 자격 또한 상위 항목을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지관리위원은 산지 훼손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전문 분야임을 명심해야 한다. 사전허가 또는 산지개발 기본계획 작성자의 자격도 엄격히 제한해 개발자의 사전비용과 시간‧절차를 줄이고, 실질적인 허가‧시행‧복구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남아 보다 못한 한국 채석장

사진14-홍콩 '섹오' 채석장의 산토끼 서식지 제공
▲홍콩 섹오 채석장의 산토끼 서식지 제공
국민들의 양심과 도덕성에 호소할 필요도 있다. 필자는 어느 나라를 여행을 하게 될 때 공항 도착 안내 방송이 나오면 창문을 통해 아래를 보는 습관이 있다. 채석장의 실태를 보기 위해서다.

 

특이한 점은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는 무분별한 채석과 복구가 이뤄진 곳을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심지어 인도네시아 산골 밀림의 노천 채석장에서도 계단식 채석을 하고 있었다.

 

반면 한반도의 기후 조건이 식생을 도입하기 최악의 조건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 채석장은 절벽암, 쌓여진 폐석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홍콩, 중국, 일본 어디를 가도 계단식으로 채석하고 있었고, 복구도 비교적 잘 하고 있다. 물론 간혹 생계를 위해 나무를 남벌해 훼손하는 나라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사진16-홍콩 '섹오' 채석장의 조류 서식지 제공
▲홍콩 섹오 채석장의 조류 서식지 제공

어느 나라에서도 우리나라 산지관리법만큼 복잡하고 분량이 많은 법령을 보지 못했다. 그만큼 산지 불법 훼손과 법 규정을 교묘히 피해가는 사례가 많음을 방증하는 꼴이다.

 

이리 저리 막다보니 세부적인 것까지 규정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법령의 복잡 방대함을 불러왔을 것으로 보인다.

 

산지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는 것은 산림청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공신력을 쌓은 민간 기술시장에 넘겨 줄 것은 과감히 넘겨 책임을 지도록 하고, 산지개발 수요에 대응하는 국가 차원의 산지관리컨설팅 업무를 수행토록 해 수요자와 기술자간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한 산지관리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민 모두가 스스로 산지의 중요성을 알고 법 규정을 준수해 ‘개발에 따른 제2의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 산지를 바르게 관리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유일한 길임을 말하고 싶다.

박순주  parksoonju@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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