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8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DMZ 내에 세계평화공원의 조성을 제안하고 그곳이 평화와 신뢰가 자라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핵 실험,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폐쇄 위협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긴장 조성 속에서 천명된 이 구상은 새로운 남북관계의 형성을 위한 박근혜 정부의 의지 표명이자 결단이다. 국가성장과 통일준비·촉진을 위해 연구된 국가전략 ‘DMZ 평화적 이용’은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지난 호에 제시된 4대 ‘중점전략’에 이어 이번에는‘3개 중요사업’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Ⅰ. 2013년 7월 27일, DMZ Today

 

2013년 7월27일 오전10시는 ‘정전협정’이 서명된 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이 날을 한반도 분단의 현장을 우리는 물론, 전 세계시민들이 체감하고, 분단의 비극과 그 극복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상,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전환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신정부는 당일 새로운 남북관계 형성과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의 구현을 희망하는 강력한 의지를 갈등과 대립의 상징지역인 DMZ를 통해 북한과 전 세계에 보여준다.

 

DMZ현장 전 세계 생중계

‘정전협정’ 서명 60주년을 맞아 서해에서 동해까지 DMZ 남방한계선에 위치한 군의 주요 전망대에 방송카메라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북쪽으로 비치는 DMZ의 현장을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 6·25전쟁, 그로 인해 초토화되었던 당시의 DMZ, DMZ에서 일어났던 주요 사건, 현 군사적 대치상황의 DMZ현장, 한국의 토종을 포함해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DMZ의 생태성, 향후 DMZ 평화적 이용과 생태적 보전이 가져다 줄 미래비전을 종합적으로 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 보여준다.

 

영상 중계와 더불어 한반도문제 및 생태계 전문가와의 대담을 통해 ‘정전협정’, DMZ와 그 평화적 이용의 필요성에 대한 소개를 통해 우리의 통일·대북정책, DMZ 평화적 이용의 의미 등을 홍보하여 이에 대한 공감대와 지지여론을 형성한다. 미국 등 주요국가의 경우, DMZ 생방송 시 그곳의 현지 전문가, 석학, 정치지도자들이 한반도 평화, 나아가 DMZ 평화적 이용의 의미에 관해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는 내용으로 생방송 대담을 진행하도록 한다.

 

영상 생중계 시 신정부의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지역적, 세계적 평화를 염원하는,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과 그것을 위한 DMZ 평화적 이용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국민적, 세계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주요 도시에 설치된 대형화면을 통해 이날의 생방송이 방영되도록 한다. 또한 소셜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관심과 홍보효과를 최대화 한다.

 

Ⅱ. 유해 발굴

 

‘정전협정’60주년을 맞아 국가는 조국을 위해 산화한 장병들의 유해를 발굴해 그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충성을 다한 그들을 국가적으로 위로하고 예우하여 국가의 책무를 완수하도록 한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에 대해서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은 국가의 본분과 도리를 다하는 사안으로서 이를 통해 신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한다. 6·25전쟁이 발발한지 60여 년이 지났지만 당시 희생된 군인들의 유해 중 13만 여 기는 아직도 한반도 산야에 묻혀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국가를 위해 전사한 장병들의 유해를 국가가 끝까지 발굴해 유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이다. 국가가 본분을 다할 때 국가를 믿고 기꺼이 희생하려는 정신이 제고된다. 또한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가족의 한을 풀어줄 수 있다. 유해 발굴 사업은 지난 시기 북한이 동 사안에 대해 보여준 적극적인 태도를 감안할 때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촉매제로 활용될 수 있다.

 

DMZ 내 유해 공동발굴 시행

DMZ 내 남북 유해 공동 발굴 시행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의 구성 및 실천합의서를 북한과 타결한다. 이 경우 2007년 11월의 ‘남북국방장관합의서’에 따라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산하에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DMZ내 유해발굴대상지역의 공동조사, 정보자료 수집 및 교환, 시범 발굴, 발굴단 구성, 시행시기 등이 포함되는 (가칭) ‘DMZ내 6·25 전사자 유해 남북 공동발굴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한다.

 

다음으로 DMZ 내 시범발굴지역을 선정하고 유해 매장과 관련된 정보자료를 상호 교환한다. 현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DMZ 전 지역에서 동시에 유해발굴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바, 우선 DMZ내 발굴이 비교적 용이하거나 시급한 지역을 선정해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점차 단계적으로 확산시켜 나간다.

 

시범발굴지역은 1953년 6월 정전협상이 마무리되는 시기에 금성, 김화지구를 비롯해 중·동부전선에서 치열한 전투가 전개 됐다. 이러한 지역 중에서 시범발굴지역을 선정한다. 발굴지역이 선정된 후에는 관련 정보·자료를 수집·교환하고, 시범 발굴 이후에는 DMZ내 여타지역으로 확대해 북한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 발굴된 유해의 송환은 ‘정전협정’ 절차에 따라 판문점에서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추진한다. 다만 발굴현장에서 북한군 또는 중국군임이 명백히 확인될 경우에는 북측으로 인도하고 나머지의 경우는 절차에 따라 우리 측으로 송환한다.

 

Ⅲ. 대성동 유엔평화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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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평화병원 조감도
군사적 대결의 상징지역을 화해와 협력의 장으로 전환하고자 DMZ 내 남북한 마을(남측 대성동, 북측 기정동)이 접하고 있는 지역에 유엔평화병원을 건립한다. 유엔평화병원 건립은 정치, 이념, 체제 간 차이와 갈등을 넘어 인류 보편적 가치의 실현이자, 남북한 화해협력의 실질적 진전을 통해 평화체제를 형성하는 촉매제로 기능할 수 있다.

 

DMZ 내에 유엔평화병원 건립을 통해 남북한 주민들, 필요 시 국군과 인민군에 대한 공동 진료는 물론, 남북한 의료협력과 북한 의료인력 교육 및 의료기반을 확대함으로써 북한의 보건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하도록 한다. 유엔평화병원이 설립될 경우, 유엔기구가 유치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가지게 되고, 유엔의 깃발 아래 국제의료팀이 상주하게 됨으로써 그 지역의 평화보장이 제고될 수 있다.


병원 건립, 인류보편가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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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동 유엔평화병원
DMZ 내 남북측 마을인 대성동과 기정동 사이에 유엔평화병원을 설립한다. 대성동 마을과 기정동 마을은 서로 360m의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 공간은 지금 대부분 농지이고 그 가운데 자리에 유엔평화병원을 세워 병원 본연의 업무와 함께 남북한의 창구역할로 기능하도록 한다. 유엔평화병원의 부지는 약 10만평으로 예상하며 양방과 한방은 물론 우리의 전통의학도 함께 포함하는 형태로 구성한다. 유엔평화병원은 남북한이 합의해 남북한이 공동으로 관리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정전협정’의 서명자인 유엔사령부와 중국의 양해를 구하고 남북 공동 관리를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한다.

 

(가칭)‘DMZ 내 유엔평화병원건립안’을 정부차원의 유엔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여 유엔의 결의(Resolution)를 받을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한다. ‘정전협정’ 서명자인 유엔군사령부, 북한, 중국에 본 사업의 의미를 소개해 호응을 요청하고 국제적십자사, 남북적십자사를 통해 본 사업의 의미를 소개하고 지지를 구한다.

 

유엔평화병원 건립에 대한 ‘정전협정’ 서명자들의 동의를 취득하고 유엔평화병원 건립에 관한 남북 당국간 합의서를 채택한다. (가칭)유엔평화병원추진위원회를 구성하되 우리의 입장이 적극 반영되도록 한다. 또한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국내외에서 모금 운동을 전개한다.

 

유엔평화병원 기공식을 거행하고 신정부 임기 내에 완공하여 진료를 시작한다. 유엔의 깃발 아래 국내외 의료진이 활동해 남북한 군사대결의 지역을 평화와 협력, 생명존중을 위한 국제적 협력의 장으로 변모시킨다.

 

* 이 글은 손기웅 한국DMZ학회 회장이 연구책임자로 통일연구원의 2012년 과제로 발간한 내용이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김경술(에너지경제연구원), 김미자(경북대학교), 문성묵(한국전략문제연구소), 이경림(유한대학교), 이상호(대전대학교), 이성우(제주평화연구원), 전성우(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전영재(춘천 DMZ콘텐츠연구소), 최수영(통일연구원), 최용환(경기개발연구원), 최은석(경남대학교)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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