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태계 변화 예측용 인프라 확충 강조

체계적인 바다환경 관리 기반 다져나가야

 

 

해양환경관리공단 곽인섭 이사장



[환경일보] 안상석 기자 = 몇 해 전 일어난 태안 앞바다 유류오염사고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이 있다. 바로 해양환경관리공단이다.

 

아직 일반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해양환경관리공단은 우리나라 해양 환경 보전을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지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당시 여수신항의 폐기물을 제거해 박람회의 성공적인 마무리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다를 깨끗하게 하는 모든 일을 하는 국민기업이다.” 지난 15일 만난 해양환경관리공단 곽인섭 이사장은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역할을 이 한마디로 깔끔하게 정의했다.

 

해양환경관리공단은 지난 2008년 1월 출범해 올해로 7년차에 접어들었다. 그간의 해양환경 정화, 해양 오염 방제 등의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소임을 담당해야 한다는 안팎의 지적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공단, 갯벌총서 발간‧보완 실시

 

해양환경관리공단은 기존의 해양환경 정화와 유류방제 등 사후 처리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예방 관리적 해양생태계 조사·복원, 기후변화 대응, 연근해 수질측정, 해양보호구역 관리, 해양쓰레기 관리 등 해양환경보전을 위한 신규 사업을 대거 육성해 왔다.

 

특히 해양 선진국 수준의 해양환경 관리를 위해서는 과학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한 자료 축적이 뒷받침 돼야하기에 관련 조사‧연구 기반 확충에 주력했다.

 

곽인섭 이사장은 “우선 해양생태계의 변동성과 서식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연안습지(갯벌) 기초조사, 해양생태계 기본조사, 해양보호구역 조사·관찰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고 최근 해양환경관리공단의 활동을 설명했다.

 

연안습지(갯벌) 기초조사를 통해 공단은 갯벌 생태계 현황 및 오염현황, 습지주변영향지역의 토지 이용 실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5년 주기로 전국의 갯벌을 조사하는 사업으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전남서남부, 전남동부, 충남·전북, 경기·인천, 경상·제주 권역별 조사를 완료한 바 있다.

 

또한 곽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공단이 갯벌총서 발간 및 보완조사를 실시했다고 소개했다. 올해부터는 새롭게 5개년 연안습지 기초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해양환경조사선 운영

 

해양보호구역을 조사하고 있는 측면도 주목할 만하다. 경관적 가치와 생태계가 우수한 21개 해양보호구역을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조사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항공영상을 활용해 신두리 사구의 변화 양상을 조사하고 해양생태계 보호구역 관리 기본계획을 보완했다”며 “올해는 가거도, 문섬 등의 산호와 암반 생태계 등 저서환경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에는, 국내 최초 해양환경조사선인 ‘아라미 1호’를 건조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해 국가 해양환경 조사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아라미 1호’는 복잡한 해안선을 지닌 우리나라 연안에 최적화된 선박으로 총톤수 90t급, 최대속력은 18노트에 달한다. 선박 내 청정시스템과 수질 자동분석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현장에서 신속한 전처리 및 분석 작업이 가능하며 양질의 국가 해양환경 조사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

 

향후 아라미 2호와 3호를 추가 건조해, 동‧남‧서해에 각 1대씩 배치하고 해양생태계 기본조사, 연안습지 기초조사, 해양환경 오염사고 시 해양오염영향조사, 민간 연구소와 대학의 연구 활동 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국제협력활동 전개로 사업 확대

 

공단은 지난해 ‘푸른 해양의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국민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수립했다. 곽인섭 이사장은 올해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도약의 성과를 거두고 해양환경 3.0시대를 열어 가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 이사장은 “우선 해양환경 및 생태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양보호구역을 확대 지정하고, 지역 자율형 보호구역 관리체계를 구축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갈 계획”이라며 “재난대응 기관으로서 해양오염과 재난사고 대비태세를 철저히 하는 동시에 ‘고의·부주의’에 의한 오염사고 감소를 위해 현장 중심의 예방교육과 홍보 활동을 펼쳐 사전 예방적 해양환경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다양한 국제협력활동도 전개할 것”이라며 “기존의 와덴해 3국, 람사르‧IUCN 등의 국제기구 및 한미 해양과학기술 협력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호주와 캄보디아 해양보호구역 관리기관과의 MOU 체결,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개도국의 해양환경관리를 지원하는 ODA사업을 개발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해양생태계 이상 현상 연구 힘 써

 

공단은 창조경제를 ‘해양관리를 통해 생산되는 다양한 정보와 노하우,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해양이용 가치를 창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로 재해석해 정의하고, 신규 융합사업 발굴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아직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계획을 검토 중인 단계지만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쳐갈 예정이다.

 

곽인섭 이사장은 “우선 해양폐기물 재활용(RE-CYCLE) 신사업으로, 해양개선 사업을 통해 수거된 해양폐기물(폐유, 플라스틱, 적조피해 폐사 물고기 등)을 상압촉매 열분해 처리하고 경유와 같은 에너지 자원으로 생산해 활용하는 사업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이상 현상으로 환경파괴는 물론 경제적 손실이 급증하면서, 미래 환경변화 예측 및 대응방안 수립이 가능한 융복합 생태환경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곽 이사장은 “기후변화나 적조, 유류오염 등과 같은 해양오염 및 해양생태계 이상 현상에 대한 복합연구가 가능한 해양인공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계획을 공개했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 가속화에 따른 국민재산과 인명 보호를 위한 예측정보의 제공을 위해 해양기후, 해수온, 용존산소 예보는 물론 해양쓰레기 발생 조기 경보체계와 고해상도 관측시스템을 구축해 관련 분야의 산업 부흥에 기여하고, 보다 체계적인 해양환경 관리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양 오염원 유입 원천 차단할 것

 

해양산업의 친환경 그린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해양 정책은 깨끗한 해양환경 보전이 해양산업의 기반이라는 선진 해양의식을 바탕으로 펼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리나라 연안은 사회경제 활동의 중심지로, 연안유역에 2300만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고, 전국 국가산업단지의 약 84%가 위치해 환경오염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한 해 발생되는 해양쓰레기는 16만 톤에 달하며, 갯벌 면적도 1987년 대비 약 22%나 감소했다. 또한 적조와 갯녹음 피해도 날로 증가하고 있고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의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후 처리식의 해양환경 개선 노력은 한계가 있다. 곽인섭 이사장은 “사전 예방적 환경보전 중심으로 해양 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며 “육상 오염원의 바다 유입을 막기 위한 ‘연안오염총량관리제’와 ‘폐기물 해양배출제도‘를 통해 육상기인 해양 오염원의 유입을 원천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오염의 근본적 원인이 되고 있는 해양 기후변화 대응도 중요한 분야다. 이에 곽 이사장은 “해수면 변동과 해수온도 상승 등 해양의 중장기 기후변화를 연구하고 과학적인 예측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O2 해양퇴적층 저장기술 개발과 해조류 조성을 통한 바다숲 만들기, 친환경 선박기술 및 저탄소 녹색항만 개발 등 분야별로 다양한 연구는 물론, 국내 해상물동량 중 위험유해물질(HNS : Harzdous and Noxious Substance)이 연간 전체물동량의 약 20%”라고 설명하며 “2000년 국제협약인 ‘OPRC-HNS의정서’를 채택한 국가로서 시급히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HNS 사고에 철저히 대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곽인섭 이사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해양 조사와 연구 기반을 튼튼히 하는 일”이라며 “전국 연안 수질측정시스템을 확대 운영하고, 해수수질과 해저 퇴적물 및 생물조사를 통해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ssh101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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