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우승준 기자 = 최근 ‘미세’라는 단어 때문에 시끄럽다. 연일 맞이하는 칙칙한 아침은 미세먼지에 의한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서울시는 지난 4월23일 시간당 초미세먼지농도가 85㎍/㎥ 이상 2시간째 계속돼 당시 밤 10시를 기준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렸다. 그 후 10시간 동안 주의보가 지속됐으며 이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커졌다.

이에 대한 환경부의 움직임은 더디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중국 황사로 인해’, ‘산업계로 인해’ 등 남 탓하기 바쁘다고 지적했다.

‘미세한 역습’은 바다에서도 이어진다. ‘미세 플라스틱’이 전 세계 바다에 퍼져있기 때문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다.

유해화학물질인 미세 플라스틱은 플랑크톤의 먹이다. 플랑크톤은 물고기의 주식이며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 들어온다. 플라스틱이 몸속으로 들어와 축적될 경우,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특히 미세조각들은 혈관을 통해 뇌까지 침투할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하다.


환경학계에 의하면 남해에만 플라스틱 입자가 약 20만개에 달하며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숫자다. 국내 해양 오염이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미세 플라스틱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방법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유럽은 수산물 관련 미세 플라스틱 안전성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비해 한국은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다.

미루고 미루다 다음 ‘미세’가 찾아왔을 땐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남 탓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또 미룬다고 해서 사라질 문제도 아니다.

‘미세’한 역습에 아무런 대책 없이 시달리는 현 시점에서 환경부와 정부 당국, 전문가들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미래에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지 못하고 되레 훼손시켜 후손에게 넘기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떳떳하지 못한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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